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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는 '방패 이사'? 40%가 권력기관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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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는 '방패 이사'? 40%가 권력기관 출신

30대 그룹 사외이사 10명 중 4명은 권력기관 출신인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그룹 규모가 작고, 내수 비중이 높을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 두드러졌다.

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 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185개 상장계열사의 사외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609명의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은 240명으로 전체의 39.4%에 달했다.
학계(196명 32.2%), 재계(128명 21.0%), 법무법인 등 민간 법조(17명 2.8%), 언론(17명 2.8%), 회계(6명, 1.0%) 등 다른 분야를 압도했다.

관료 출신 중에서도 검찰·법원 등 법조계, 국세청·관세청 등 세무, 공정거래위원회·감사원 등 소위 4대 권력기관 출신이 총 153명으로 64%에 달해 주류를 이뤘다.

특히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는 87명으로 전체 관료 출신의 36.3%를 차지했다. 이어 세무 출신이 38명(15.8%)으로 뒤를 이었고 공정위 출신은 20명(8.3%)이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11~30대 하위 그룹으로 갈수록 더 높아진다.

10대 그룹 332명의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은 107명으로 32.2%에 불과했으나, 11~30대 그룹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277명 중 133명으로 40.1%에 달했다.

또 포스코, LS 등 중화학 수출 주력 기업보다 롯데, CJ, 신세계 등 내수업종에서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를 더 선호했다. 신세계, 롯데, CJ는 30대 그룹 중 전체 사외이사 대비 관료 출신 비중이 높은 1, 5, 6위에 각각 올랐다.
그룹 규모가 작을수록, 규제가 많은 내수산업일수록 힘 있는 '방패' 사외이사를 선호하는 셈이다.

그룹별로는 신세계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가장 높았다.

신세계 그룹 7개 상장계열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17명의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은 총 15명으로 무려 88.2%를 차지했다. 나머지 2명은 재계 출신이었다.

관료 출신 15명 중에서도 세무(5명), 감사원(4명), 법조(2명), 공정위(1명) 등 소위 4대 권력기관 출신이 총 12명(80%)을 차지해 가장 두터운 '방패'를 자랑했다.

2위는 영풍그룹으로 13명중 11명(84.6%)이 관료 출신이었고, 동부그룹이 19명 중 12명(63.2%) 동국제강그룹이 16명 중 10명(62.5%)으로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5위와 6위는 내수 산업이 주력인 롯데와 CJ가 이름을 올렸다.

10대 그룹 내 유일하게 관료 출신 비중이 60%를 넘는 롯데의 경우 총 29명의 사외이사 중 무려 18명(62.1%)이 관료 출신이었다. 역시 법조 출신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세무 5명, 공정위 3명 등의 순이었다. 김태현 전 법무연수원장, 조근호 전 법무연수원장, 정병춘 전 국세청 차장, 강대형 전 공정위 부위원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30대 그룹에서 활동하는 공정위 출신 사외이사는 20명에 불과한데, 이중 현대자동차가 7명을, 롯데가 3명을 무더기로 영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재현 그룹 회장이 구속된 CJ는 총 26명의 사외이사 중 16명이 관료 출신으로 61.5%를 기록했다. 검찰·법원 등 법조 출신이 6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해 '법난'을 반영했다. 김성호 전 법무부장관, 김종빈 전 검찰총장, 김갑순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어 두산(53.6%), 현대자동차(51.2%), 효성(50.0%) 등도 관료 출신 비중이 50%를 넘었다.

총 59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삼성그룹은 관료 출신이 15명으로 25.4%에 불과했다. 이중 법조 8명, 세무 1명에 불과했고, 공정위는 아예 없었다. 삼성 사외이사 중 가장 많은 비중은 학계 출신 35명으로 59.3%를 차지했다.

30대 그룹 중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재계 3위 SK로 무려 62명에 달했다. 삼성보다 3명, 현대차보다는 무려 19명이나 많았다.

반대로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에쓰오일 등 단일 기업을 제외하고 사외이사가 가장 적은 그룹은 대림으로 7명에 불과했다. 이어 현대중공업 10명, 현대 12명, 영풍 13명, 효성 14명 등이었다.

사외이사 중 2개 기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겸직자는 총 38명이었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삼성전자와 두산 사외이사로 겹치기 출연하고, 윤세리 전 부산지검 검사는 SK하이닉스반도체와 두산인프라코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진호 전 법무부차관도 한화와 호텔신라, 노영보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현대중공업과 LG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상희 전 법무부 차관은 LG전자와 효성, 주종남 서울대교수는 LG전자와 두산엔진, 한민구 서울대 교수는 삼성전기와 효성에 적을 두고 있다.

이들은 사외이사 활동만으로 연간 1억2000만~1억8000 원의 수입을 챙기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