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서 쇳물을 뽑아내 완성품까지 생산하는 일관 제철소는 포스코가 유일하다.
더욱이 현대제철은 지난달 3고로를 완공하면서 연산 24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를 통해 현대제철은 생산능력이 세계 16위에서 11위로 급상승하며 포스코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을 통합, 일관 공정 채제까지 갖추게 됐다.
세계 5위 조강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자동차 강판 공급 강자로 군림해왔던 포스코로선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포스코는 "현대제철과 하이스코의 주 사업분야는 자동차강판이지만, 포스코는 철강 분야 외에도 해외 자원 개발 등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따라서 두 회사의 합병으로 포스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인 현대·기아차를 현대제철에 넘겨주게 된다는 점에서는 특히 우려하는 모습이다. 포스코의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3% 정도이며, 현대하이스코까지 합하면 총 4%에 이른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분할합병은 현대차그룹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어 포스코에 미치는 영향을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각각 3고로, 2냉연공장 준공 이후 생산능력이 크게 늘었고 일부 영역에서 매출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만만히 볼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대제철의 고 성장은 향후 내수만이 아니라 수출까지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 현대제철이 과연 국내 내수를 목적으로 이같은 합병을 추진했겠느냐"며 "향후 철강수출 전쟁에서도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