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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아프면 의심도 많아지고 성격도 폭발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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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아프면 의심도 많아지고 성격도 폭발적이지"

[정경대의 의학소설-생명의 열쇠(113)]

생명의 열쇠(113)


14. 병도 아닌 병을 수술하나?


"간이 아프면 의심도 많아지고 성격도 폭발적이지"


[글로벌이코노믹=정경대 한국의명학회장] 시커먼데다가 성질로 솟은 붉은 색까지 더한 그 남성의 얼굴이 절집의 신장처럼 분노가 탱천하게 물들었다. 그리고 욕설을 할 때는 잡아먹을 듯 험악했다. 그러나 주영덕이 즉시 대들 자세를 취하자 다행히 내뱉은 욕설 한 마디로 제 성질을 다 부렸는지 휙 돌아서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할! ×나게 빌어봐라! 하여간 뭐 믿는 쟁이들은 할 수 없어.”

주영덕이 성을 못 이겨 씩씩댔다. 그리고 그에게 미안하다며 몸 둘 바를 몰라 쩔쩔맸다. 그 남성은 신부전증을 앓는 친척이라 하였다. 하도 불쌍해서 민수월을 완치시킨 그의 의술을 이야기하고 데리고 왔는데 큰 실수를 했다며 극구 사죄하였다.

“자네 말이 좀 심하다. 가면 그만이지 그렇게 저주스럽게 말하면 되나.”

소산이 점잖게 나무랬다.

“형은 화가 안 나요?”

“화는? 검은 얼굴을 보아하니 신장의 음기가 간에 침범한 것 같은데 경화도 있는 것 같아. 간이 그러면 의심도 많아지고 성격도 폭발적이지. 의지와 상관없이 그리되는 것이니까 마음 쓸 것 없다.”

“맞아요. 형! 그 형님 간경화도 있다고 했어요.”

주영덕이 무엇에 놀란 양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그런데 그때였다. 누가 뭐랄 새라 소파에 앉은 채 잠자코 있던 여인이 다급히 벌떡 일어섰다.

“못 믿어서 간 사람은 간 사람이고 저라도 진단해주세요.”

하고는 종이쪽지를 내밀었다. 그러자 곁에 앉았던 남성도 덩달아 저도 요! 하였다.

소산은 마지못해 그들의 종이쪽지를 받아들었다.

여인이 태어난 해는 쥐띠 해이고 생월은 음력 12월이었다. 그리고 태어난 날은 열이 많은데 생시는 습한 辰時(오전 7시부터 9시)였다. 한 눈에 보아도 水氣가 많고 체질은 냉습했다. 그렇다면 허리와 무릎이 아플 테고 무엇보다도 음력 12월의 냉기로 보아 자궁이 냉하고 습해서 난소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았다. 거기다가 위장이 습해서 염증도 있었다.

그리고 남성은 속 전체가 냉했다. 그럼 피부는 검어지고 숱이 많던 머리카락이 빠지기 마련이어서 쳐다보니 과연 머리 가운데가 비었다. 또 이마가 넓은 것으로 보아 심장이 극히 약한 체질이라 판단했다. 그렇다면 병은 신장과 대장에 있는데 대장 용정이나 염증이 있을 것 같았다. 아니면 시기적으로 봐서 대장암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확신한 그의 판단은 정확했다. 다만 여인은 난소암이 아니라 자궁 혹이 심하다 하였다. 남성은 대장과 소장에 염증이 생겼는데, 크롬이라는 생소한 병명이어서 의아했으나 체질진단이 정확한 만큼 그들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그가 처방한 치료법은 뜸과 음식 그리고 약초인데 그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약 2개월이면 완치가 가능하다 하였다.

/정경대 한국의명학회 회장(hs성북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