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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타] 해충으로 죽어가는 카카오나무,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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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타] 해충으로 죽어가는 카카오나무, 원인은?

[글로벌이코노믹=정영옥 기자] 초콜릿은 카카오나무의 씨앗을 발효시켜 구워 만든 것이다. 카카오는 본래 아마존 우림지대에서 자생했지만, 현재 70%에 달하는 카카오는 서아프리카의 작고 가난한 농장에서 생산된다. 근대에 들어 초콜릿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농부들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카카오나무의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농부들이 정리하던 주변 나무들은 카카오나무에겐 열대우림의 동료이며 보호막을 제공하던 공생관계였다. 그들이 사라지고 카카오나무가 단일작물로 자라게 됨에 따라 병과 싸울 수 있는 힘을 점점 잃게 되었다. 특히 ‘새싹팽창 바이러스(cacao swolleh shoot virus. CSSV)’에 쉽게 감염되며, 감염된 카카오나무는 부위가 점점 부어올라 팽창하게 되고 결국 죽는다.
이러한 ‘새싹팽창 바이러스(cacao swolleh shoot virus. CSSV)’를 옮기는 것이 ‘쥐똥나무벌레(mealybugs)’다. 쥐똥나무벌레는 식물체의 수액을 빨아 식물체의 생장발육을 저해시킨다. 쥐똥나무벌레의 습격을 받은 카카오나무의 잎은 시들고 낙엽현상을 일으켜 결국 죽게 된다. 이러한 쥐똥나무벌레는 개미가 기르고 있는 해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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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단물을 수확하려고 쥐똥나무벌레를 기른다. 쥐똥나무벌레의 분비물에서 단물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개미의 보호를 받으며 자란 쥐똥나무벌레는 코코아나무를 죽이는 해충이 된다. 쥐똥나무벌레는 일반적으로 나무에 거의 해를 입힐 수 없지만, 카카오나무는 쥐똥나무벌레의 바이러스로 인해 죽을 수 있다. 그 바이러스가 바로 ‘새싹팽창 바이러스’다.

농약과 같은 화학물질들도 쥐똥나무벌레의 왁스질 표면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해충은 끈질기며 쉽게 박멸되지 않는다. 결국 쥐똥나무벌레의 습격을 받은 나무는 베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최근 카카오 생산지인 ‘아이보리’ 해안에서 ‘CSSV’로 인해 수많은 카카오나무가 잘려나가고 있다. 머지않아 카카오를 대체할 수 있는 원료를 찾아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피해는 카카오나무에 국한되지 않는다. 작년 12월 세계 최대 바나나 수출국인 ‘코스타리카’에서는 쥐똥나무벌레의 습격으로 바나나 농장이 초토화됐다.

한편 이러한 전염병과 해충이 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 등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해당 연구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연구기관들은 바이러스의 저항성과 DNA의 서열로 씨름하고 있다. 언젠가는 해답을 얻을 수 있겠지만, 현실은 멀기만 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고리로 이어져 있다는 데 착안할 필요가 있다. 고리를 파괴함으로써 발생한 피해는, 그 고리를 다시 연결하면 해소될 수 있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선택받은 고리를 가장 많이 끊고 있는 것은 우리 인간이며, 결국 그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어느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다. 환경전문가들은 인간이 자연생태계를 보존하는 노력을 할 때 자연으로부터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