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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 '시대정신'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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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 '시대정신' 회복해야

최근들어 정치, 사회적으로는 물론이고 문화예술계도 뜨거운 이슈들이 많이 등장했다. 지난 대선 이후 정치권은 연일 대선불복이니, 불법선거니 논란이 끊이지 않고 불이 붙어 있다. 사실 당시는 선거열기가 뜨거워 유권자들도 불법선거나 공공기관의 불법선거개입 등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이제 대선이 끝난 지 많은 시간이 지났다. 그렇지만 우리 시민들의 순수한 생각과는 전혀 다른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이 상상 이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야권 후보에 허위 사실을 덧씌워 비방하는 사례들이 속속들이 파헤쳐지고 있다. 더구나, 유신시절이나 있을 법한 종북몰이나 빨갱이 신드롬을 유포하여 국민들을 상대로 한 공안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과거로의 퇴행을 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이용 여권 후보를 지지하는 글들을 올리는가 하면, 상대 후보에게는 근거없는 사실들을 꾸며 비난성 글을 유포하는 행위는 순수한 유권자들에게는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 순간에도 많은 시민들은 시청광장이나 광화문 거리, 서울역 광장, 또는 전국의 거리에서 선거 부정에 대한 항의 집회와 촛불행진을 한 기억들을 갖고 있다. 얼마전엔 대학생들을 시작으로 고교생들까지 대자보 운동을 펼치며, 자신들의 억눌린 감정들을 서슴없이 표출해 내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왜일까. 그들은 거의 순정한 학생이고, 시민들이다. 지난 대선에 기성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대국민을 향한 새로운 국정 철학과 비젼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정권을 갖고 있는 여당과 현 정부는 일 년 내내 불거진 부정선거 개입에 대한 국민의 저항을 뼈아프게 직시하고, 책임을 지는 입장에서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고개를 숙여야 한다. 국정원, 사이버사령부, 국방부 등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국가정보 활동을 펴쳐야 할 국가기관이 대선개입이라는 불명예를 저지르고 있는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이 정말 분노스럽고, 국민의 명예에 해를 끼치는 일이 일어났다고 하는 사실에 부끄럽다. 그런 점에서 촛불행진이 꺼지지 않기를 작가의 입장에서 희망한다.

이와 함께 문학계에서도 뜨거운 이슈들이 적잖이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여권 대선 후보의 명예를 손상했다 해서 재판정에 섰던 안도현 시인의 절필선언, 보수성향의 교과서에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한 도종환 의원 등의 활동이 대표적이었다. 이에 반해 최근에 일어났던 현대문학의 유신정권을 비판한 글이라 해서 원로작가인 이제하 소설가의 작품 수록을 거부한 일은 작가들에게 매우 씁쓸한 사건이었다. 편집주간과 편집위원들의 사과와 전면 사퇴를 하면서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일부 젊은 작가들은 작품수록 거부와 해당 문예지 출신들의 등단 반납 등 일련의 저항운동이 완전히 잦아들지는 않은 느낌이다.

이러한 몇가지 사건들을 들춰보면서 작가로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우리는 너무 간과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한다. 융합과 통섭의 예술을 창작하는 시대에 아직도 검열과 표현의 자유를 봉쇄하는 최근의 사례들은 우리 문학의 다양성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독자들에게 풍성한 문학작품을 읽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져버리는 아주 나쁜 행위들이다. 진정한 문학의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

문창길(시인)


문창길 약력:


전북 김제 출생.


1984<두레시>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철길이 희망하는 것은>


한국작가회의 회원.


<창작21> 편집인. 창작21작가회 상임대표.


도서출판 들꽃 대표.

다문화외국인창작네트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