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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확신, 성급한 결론 '무능한' 사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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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확신, 성급한 결론 '무능한' 사람 만든다

'확신의 덫'(장 프랑수아 만초니 외 지음/위즈덤하우스)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 기자] 회사에서 아무리 일을 잘하는 '유능한' 직원이라도 상사로부터 일을 잘 못한다는 '무능한' 직원으로 의심을 받는 순간 실제로 무능해져버린다. 왜 그런 것일까. 장 프랑수아 만초니와 장 루이 바르수는 현장 리더 3000명을 대상으로 15년 간 연구한 결과 섣부른 확신이나 성급한 결론, 그리고 일방적인 간섭은 유능한 사람을 무능한 사람이 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번 붙은 '무능 꼬리표'는 진위 여부와는 상관없이 실제 유능한 사람조차 무조건 무능한 사람으로 만드는 바람에 결국에는 개인도 조직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필패 신드롬’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들이 공동으로 저술한 '확신의 덫'(위즈덤하우스)은 전 세계 리더들이 극찬한 리더십 분야의 최고의 역작으로 손꼽힌다.
저자들은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무능하다는 '꼬리표'를 붙이는 순간, 상사는 자신의 주관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인식하게 된다고 한다. 이른바 확증편향(confirmatory bias)이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성과가 낮은 직원으로 낙인찍힌 직원들은 상사의 낮은 기대치에 맞는 성과를 내게끔 유도되고, 결국에는 개인도 조직도 실패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책은 개인이, 또 조직 전체가 어떻게 '확신의 덫'에 빠져드는지 그 원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확신의 덫을 해체할 수 있는 처방전까지 제시해준다.

저자들은 "확신의 덫에 걸린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 찾기에만 집중한다. 심지어는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근거를 발견해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불거지게 된다"고 꼬집는다.

특히 저자들은 확신의 덫에 걸려 필패 신드롬의 악순환에 빠지는 까닭이 '꼬리표'를 붙이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관리자 입장에서 보면 꼬리표 붙이기는 불확실한 정보가 넘치는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빠른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꼬리표를 신뢰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속도 때문이다.

실제로 리더들에게 사람을 평가하는 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지에 대한 질문을 한 결과, 10분에서 6개월까지 대답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꼬리표를 붙이는 속도가 빠를수록 유능한 직원이 무능한 직원으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따라서 조직에 문제가 있는 관리자, 팀장, 리더라면 무엇보다 '확신의 덫'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확신의 덫은 당사자들의 문제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직원을 해고해버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의 섣부른 확신에서 시작된 이 파장은 조직 전체를 무기력에 빠뜨리는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확신의 덫이 빚어낸 필패 신드롬이라는 병은 반드시 고칠 수 있다. 처음부터 부하직원의 의욕을 꺾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상사든 부하직원이든 스스로 자신이 추측하고 확신하는 생각이 맞는지 의문을 던지는 데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혹시 당신이 확신의 덫에 걸려 있다면 먼저 용기를 내 부하 직원들에게 손을 내밀어 보자. 어쩌면 당신 부하 직원은 대단히 유능한 사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