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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내재 가치 발굴 장기투자로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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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내재 가치 발굴 장기투자로 '빛'

[포춘500] 미국(4)–버크셔 해서웨이 (Berkshire Hathaway)

[글로벌이코노믹=김태훈 기자] 세상에서 가장 비싼 점심은 어느 나라 어느 레스토랑의 메뉴일까? 아마 전 세계 어떤 호화찬란한 7성급 호텔 요리나 미슐랭 3스타 셰프의 특급 메뉴들이 경합을 벌인다 해도 워렌 버핏(Warren Buffett)과의 한끼 점심 식사 가격보다 비싼 메뉴는 없을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투자의 귀재 버핏과의 점심 식사가 경매에 붙여졌는데 작년보다 2배나 높은 220만 달러(약 22억원)에 낙찰됐다. 수많은 투자자들과 부자가 되기를 열망하는 일반인들까지 모두가 버핏의 눈과 입에 주목하며 그의 투자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이 버핏이 경영하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2014년 미국 포춘500 4위에 오른 기업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본사를 둔 다국적 지주회사다. 즉 다른 회사의 주식에 투자해 해당기업의 경영을 지배하고 관리하는 회사다. 그러나 버크셔 해서웨이의 뿌리는 1939년 올리버 체이스(Oliver Chace)가 세운 섬유회사로 알려져 있다. 1차 대전 종료 후 섬유산업이 침체되어 경영난을 겪던 중 1962년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경영권을 갖게 되었다. 1965년 버핏이 여러 회사의 지주회사로 다시 설립한 이래 자산 장부가격이 거의 연평균 20%씩 증가했다.

▲'오마하의현인'워렌버핏
▲'오마하의현인'워렌버핏
1967년 내셔널 인뎀니티(National Indemnity Company)를 인수하면서 현재의 주력사업이 된 보험업을 시작했다. 이후 일반보험, 재보험 회사 등 여러 종류의 종합보험을 취급함은 물론 기타 다른 산업 분야로까지 계열사 영역을 넓혀왔다.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석, 구두, 특수화학, 철도운송, 에너지 등 다양한 자회사를 갖고 있다. 그밖에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우량기업들의 지분을 상당부분 소유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설립 후 49년이 된 현재 2014년까지 주주들에게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며 버핏의 투자안목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1. 버크셔 해서웨이의 개요




글로벌 명칭

Berkshire Hathaway

영어

Berkshire Hathaway, Inc.

한국어

버크셔 해서웨이

(또는 버크셔 해더웨이)

약어

뉴욕증권거래소(NYSE): BRKA, BRKB

설립일

1839

산업분야

투자회사

주요인물

설립자

올리버 체이스(Oliver Chace)

주요제품

또는 서비스

투자, 보험(재산보험, 상해보험 등)

CEO

워렌 버핏(Warren Buffett)

1970년 취임

본사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Omaha, Nebraska(NE),USA

직원

302000(2013)



시장 불안이나 주가등락에 동요하지 않고 장기 투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의 투자전략은 항상 모든 시장 참여자의 관심사가 되어왔다. 버핏의 성공적인 실적은 또한 장기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버핏의 자산구성(portfolio)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 탁월한 투자 감각으로 그를 추종하는 투자자들도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은 물론, 버핏이 이끄는 기업 버크셔 해서웨이도 포춘500 미국 2013~142년 연속 4, 2014년 포브스 선정 글로벌 리딩 기업2000 5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업부문의 특징, 매출과 영업이익, 경쟁력 등을 분석했다.

첫째,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력 사업 운영은 크게 계열사, 투자회사 지분 소유 두 부분으로 나뉜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로는 보험사 내셔널 인뎀니티(National Indemnity Company), 가이코(GEICO Corp.), 재보험 회사인 제너럴 콜론 리(General Cologne Re) 등 여러 종류의 보험사업이 주력이다. 그 밖에 보석회사 헬츠버그 다이아몬즈(Helzberg Diamonds), 캔디/초콜릿회사 씨즈 캔디(See's Candies, Inc.), 비행사 훈련회사 플라이트 세이프티 인터내셔널(Flight Safety International, Inc.), 구두회사 H.H.브라운 로웰 앤 덱스터(H.H. Brown, Lowell and Dexter) 등도 자회사로 편입되어 있다.

또한 버크셔 해서웨이는 다양한 우량 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행, 금융 서비스 회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14.2%), 글로벌 식음료기업 코카콜라’(9.1%), 미국 4위 은행 웰스파고’(9.2%), 신용평가회사 무디스’(11.5%) 등에도 상당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 5월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45개 투자종목 중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6개사이며, 웰스파고와 코카콜라는 지분은 10% 미만이나 투자액은 각각 4억 달러(4090억원)가 넘는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세계적인 금속 그룹인 IMC 그룹의 계열사인 대구텍(TaeguTec)’200740억 달러(지분 80%)에 인수한 데 이어 최근 20135월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면서 버크셔의 완전한 자회사로 만들었다. 그 밖에도 포스코의 지분 5%를 소유해 버크셔는 2대 주주가 되었다.

둘째, 최근 3년간 버크셔 해서웨이의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은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역시 버핏의 명성이 견고함을 증명하고 있다. 2013년 매출은 18215000만 달러(1862848억원)로 전년 대비 12.1% 증가해 2년 연속 꾸준히 10%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2879600만 달러(294496억원)를 기록해 29.5% 성장, 순이익은 1947600만 달러(199181억원)31.4% 성장해 각각 약 30%씩 증가했다. 2012년의 40%가 넘는 증가율에 비하면 증가폭은 떨어진 셈이나 버크셔의 순이익은 작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철도, 에너지 부문의 사업 호조와 손실을 보이던 자회사 가이코 보험이 1년 만에 39400만 달러(4025억원)의 이익을 올린 것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미국의 경제침체로 인한 투자 둔화와 다른 포춘 500 Top5 기업들도 비껴가지 못한 마이너스 성장에 비하면 버크셔 해서웨이가 30% 넘는 순이익과 성장률을 보여준 것은 꽤 의미가 크다.

2.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요지표


구분

2013

2012

2011

매출

18215000만 달러

(1862848억 원)

16246300만 달러

(1661509억 원)

14368800만 달러

(1468203억 원)

증감율

12.1%

13.1%

-

영업이익

2879600만 달러

(294496억 원)

2223600만 달러 (227407억 원)

1531400만 달러

(156616억 원)

증감율

29.5%

45.2%

-

순이익

1947600만 달러

(199181억 원)

1482400만 달러

(151605억 원)

1025400만 달러

(104867억 원)

증감율

31.4%

44.6%

-



셋째, 버크셔 해서웨이가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롱런하는 경쟁력은 장기적인 투자철학과 원칙, 복리효과와 비용절감으로 미래수익 증진, 관계 기업과의 공고한 신뢰를 꼽을 수 있다. 버핏이 늘 투자자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단기적 이슈에 집중해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를 보라고 강조한다. 장기간에 걸쳐 축적된 증시 상황을 보고 해당 기업의 내재가치를 볼 줄 알아야 올바른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버핏은 기업의 주당 내재가치가 해당 기업의 현재 주가보다 높으면 주가가 저평가 됐다고 판단하고 주식을 매수한다. 그리고 해당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전략을 취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

또한 버핏은 최근 몇 년간 미 증시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기술주에는 전혀 투자를 하지 않고 불황에도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식품, 소비재, 인프라 등의 종목에만 투자를 한다. 이는 철저히 자신이 잘 아는 종목에만 투자한다는 원칙과 기업의 내재가치를 위주로 투자처를 선별한다는 전략이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핏이 단순히 미래 우량기업의 주식을 싸게 매수해 오래 보유하는 것만이 성공요인은 아니다.

대부분 투자자들이 과소평가하기 쉬운 투자 시 발생되는 증권거래세나 증권거래수수료 등의 비용들도 철저히 배제하기 때문이다. 시장수익률 대비 초과수익을 올리려면 성장률이 높은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계속 교체해야 하는데 이 경우 교체 비용이 들어가 수익률을 낮추게 되는 원인이 된다. 반면 한 기업의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는 것은 거래 시 발생되는 수수료나 거래세 등 부차 비용을 줄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비용을 줄이는 것도 수익이라는 버핏의 기본 원칙이 그를 세계 최고의 투자자, 세계 3대 부호로 만든 원천이다.

더불어 워렌 버핏의 연평균 투자수익률은 약 24% 정도로 알려져 있다. 단리 기준으로 10년을 투자한다면 수익률은 240%이지만 복리로 계산하면 10년 후759.4%가 된다. 버핏의 현재 자산은 약 50조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버핏이 20대 후반에 투자사업을 시작할 때 들인 자본은 1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돈이 돈을 낳는 복리의 위대함을 버핏의 투자역사에서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버핏은 장기투자와 복리효과를 이해한다 해도 그 출발점인 비용절감을 인식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고 늘 강조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마지막 경쟁력은 바로 관계사와의 공고한 신뢰 구축이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2003년 월마트의 맥레인 유통을 인수할 당시 실사비용 하나 들이지 않고 단 한 번의 미팅과 악수로 협상을 맺어 화제가 되었다. 연 매출 230억 달러 규모의 거대 기업을 인수하는데 보통은 자료검토, 회계사 변호사를 고용한 검증, 기타 온갖 종류의 검사와 감독을 받아야 하며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고 계약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그러나 양사는 오직 상호간의 신뢰 하나로 이 모든 과정들을 생략하고 한 달 만에 계약을 성사했다. 복잡한 재무 공식보다도 서로에 대한 굳건한 신뢰가 기업비용은 줄이고 속도는 높이는 경쟁력이 된 케이스다.

경기 불황일수록 현자의 통찰력과 직관력 필요


버크셔 해서웨이의 2013년 주당 장부가치는 18.2% 상승했다. S&P500 지수(미국 Standard & Poor’s가 작성하는 주가지수로 기업규모, 유동성, 산업대표성을 참작해 보통주 500종목 대상으로 작성한다) 수익률 보다는 하회했지만 작년 버크셔 해서웨이는 역대 최대의 순익을 올리며 불황에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배당금은 32%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 미국 가공식품 브랜드 하인즈(Heinz)를 소유주인 3G캐피탈로부터 233억 달러(248448억원)에 인수하는 등 대규모 M&A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버핏과 시장 전문가들은 하인즈 인수 이후 올해도 버크셔 해서웨이의 실적 향상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기 부침에도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을 이뤄온 버크셔 해서웨이의 미래 전망은 어떨까? 이는 워렌 버핏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날들을 회사를 위해 일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과거에도 그래왔고 현재도 마찬가지로 버크셔 해서웨이란 곧 워렌 버핏이요, 워렌 버핏이 바로 버크셔의 전체나 다름없다. 중요 투자처를 선별하고, 회사를 직접 경영하며 몸집을 불리고, 세밀하고 장기적인 전략으로 향후 사업 방향을 결정하고 미래의 가치를 알아보는 데에는 늘 버핏이 있다.

그런데 워렌 버핏은 올해 이미 84세로 고령에 접어들었다. 2009년에 이미 버핏은 약 5년 후(2014년 현재)를 은퇴시점으로 생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만일 버핏이 건강 등의 이유로 회사를 경영할 수 없게 된다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미래는 불확실해질 수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로 근 50년이 된 나름 역사가 축적된 기업이며 사업구조도 안정화된 회사다. 그러나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는 그 어떤 사업분야보다도 미래 안전성이 떨어지는 업종이기 때문에 버핏과 같이 주식시장과 미래의 흐름을 정확히 꿰뚫어보는 안목을 가진 리더가 필요하다.

아무리 과거부터 쌓아온 데이터들이 방대하고 정교하다 해도 그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직관력과 통찰을 가지고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사업과 미래를 읽어내는 안목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워렌 버핏은 11살 때부터 장사와 주식투자를 시작해 26세 때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청년 시절부터 성공적인 투자활동을 계속 해왔다. 안목이란 이처럼 환경적으로도 해당분야에 오래도록 내던져져야 함은 물론 본인의 의지로도 부단히 연구해야만이 길러질 수 있는 덕목이다. 기능적인 교육과 단기간의 연구로 얻어질 수 있는 탤런트가 아니기에 시장 전문가들은 제2의 버핏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버크셔 해서웨이도 시스템이 리더를 키워나가는 구조가 아니라 지금껏 한 명의 천재적인 리더가 회사의 핵심 사업 운영과 시스템 구성을 완성해나간 형태이기 때문에 버핏 사후의 기업전망은 불확실하다.

더불어 미국을 비롯한 서양 대부분의 기업들도 신뢰를 굉장히 중요시한다. 한국의 경우, 재벌 2세들이 경영권을 승계해 선대가 맺어온 네트워크를 발판 삼아 회사 운영을 이어가는 케이스가 아직도 많다. 그러나 오히려 미국과 같은 나라들은 제아무리 유명인사의 2세라고 해도 해당 핵심인물과 그의 자녀들을 철저히 분리해 생각하며, 특히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더욱 통하지 않는다. 즉 선대가 이룩한 네트워크나 신뢰관계는 온전히 선대의 몫으로 2세대에 까지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다. 워렌 버핏의 장남 하워드 그래햄 버핏도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회에 속해 있다. 그러나 예전부터 워렌 버핏도 본인의 사후에는 장남이 회장직을 물려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경영 일선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번 밝혔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미래전망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고수익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도 워렌 버핏이 투자하는 종목들을 보면 불황이 와도 절대 망하지 않는 분야인 식음료, 국가 인프라, 필수소비재나 미래 내재 가치가 높은 대체에너지 쪽으로 신중하게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가 공개되면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모방해 투자를 진행하므로 버크셔의 자산 목록이 튼튼해지는데도 일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미래를 전망해본다면, 더 정확히 말해 워렌 버핏의 사후를 전망한다면 불확실성은 높아진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회사 시스템이 아닌 경영진 한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미래는 점점 불안해지고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는 점점 가속화되고 그 주기마저 빨라지고 있다. 당장 한치 앞의 3~4년 후도 제대로 예상하고 준비하기 어려운 격변하는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민첩하고 계산이 빠른 젊은 애널리스트들 보다 버핏을 찾는 이유는 뭘까? 미래가 불안정하고 빠르게 진화할수록 역설적이게도 더욱 빠르게 움직이고 예측하는 시스템보다 오래된 눈으로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방대한 정보가 넘치지만 틈새시장을 찾아내고 숨겨진 알짜기업을 가려내는 노련한 눈썰미도 갖춰야 한다. 불황으로 경기가 어려워 졌지만 올해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 가격은 작년보다 무려 2배나 더 뛰었다. 사람들은 현인의 지혜가 담긴 한마디를 듣고자 올해도 15년째 거액의 베팅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