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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사업망'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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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사업망'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무풍지대'

[포춘500] 중국(4) 중국건설은행(CCB)

[글로벌이코노믹=정영옥 기자] 중국건설은행은 1954년 10월1일 국가의 건설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국인민건설은행(中國人民建設銀行)’이란 명칭으로 설립됐다. 1984년 개혁개방정책에 의해 개인 저축, 주택 및 기업 대출, 국제 금융업무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했고, 1996년 3월26일 ‘중국건설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20049월 총자산 37000억 위안(6056900억원) 규모의 주식회사로 전환되었고, 20051027일 그 해 최대 규모인 80억 달러(81472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중국건설은행은 중앙정부가 최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과 더불어 중국 4대 국영 상업은행 가운데 하나다. 기업은행 및 개인은행 서비스를 주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지점은 약 21000, ATM9000대를 운영한다. 다음 표 1은 중국 최대 우량 은행인 건설은행의 개요다.

1. 중국건설은행의 개요




글로벌 명칭

CCB(건설은행)

중국어

设银行股有限公司

한국어

중국공상은행고빈유한공사

영 어

China Construction Bank

약 칭

중국건설은행(设银), 건설은행

설 립 일

195410

산업분야

금융, 보험

주요

인물

설립자



주요제품

및 서비스

상업은행의 포괄적인

제품과 서비스 제공

CEO

왕홍쟝

(王洪章)

본 사

베이징

직 원

41만 명



중국의 금융기관은 다음과 같은 11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즉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중심으로 국책은행, 상업은행, 우정사업부은행, 금융공기업, 합작은행, 홍콩자본계은행, 대만자본계은행, 외국계은행, 도시상업은행, 농촌상업은행 등이다.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은 국가소유 은행으로 재경부와 중앙투자공사가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다. 건설은행의 경영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업 부문의 특징, 매출과 영업이익, 경쟁력 등을 분석했다.

첫째, 건설은행은 1954년 설립된 이후 기업은행 및 개인은행 서비스를 주 사업으로 성장했으며, 중국은행 등 3개의 국유 상업은행보다 잠재적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20033분기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불량채권 비율이 11.92%로 함께 출발한 4대 국유 상업은행 중 제일 낮았으며, 자본 충족률은 8% 이상이었다. 중국은행의 구조개혁이 완성되던 시점인 20044대 상업은행 중 최초로 증시상장을 함으로서 국유 상업은행의 구조개혁이 드디어 실제적인 실천단계에 착수했음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자본금만을 확충하는 것으로 국유 상업은행의 개혁에 따른 어려움을 완전히 해결했다고 볼 수는 없다. 이 때부터 중국건설은행은 경영시스템을 바꾸고 이익 창출능력을 높이며 가치창조능력(EVA)을 높여 효과적인 법인 관리구조를 확립하는 데 주력했다. 중국건설은행은 2006년 이러한 경영 혁신을 통해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03‘The Banker’지에서 선정하는 세계 100대 상업은행 가운데 37위에 올랐던 건설은행은 200525, 200611위 등 꾸준히 성장했다. 2006년 총 자산은 54485억위안(8942078억원)으로 아시아 300대 은행 가운데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본점은 베이징에 있으며 홍콩, 도쿄, 시드니, 싱가포르, 프랑크푸르트, 요하네스버그 등지에 해외지점이 있으며, 2004년 서울에도 지점을 열었다.

2. 중국건설은행의 주요지표


구분

2013

2012

2011

매출

50860800만위안

(834727억원)

46074600만위안

(756176억원)

39709000만위안

(651704억원)

증감율

10.4%

16.0%

-

영업

이익

27980600만위안

(459218억원)

25143900만위안

(412662억원)

2191700만위안

(359598억원)

증감율

11.3%

14.8%

-

순이익

21512200만위안

(353058억원)

1936200만위안

(317740억원)

16943900만위안

(278083억원)

증감율

11.1%

14.3%

-





둘째, 최근 3년간 중국건설은행의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으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2011년 매출액은 39709000만 위안(651704억원)으로 2010년 동기대비 21%나 증가했으며, 2012년에는 매출이 46074600만 위안(756176억원)으로 16.1% 상승했다. 순이익 또한 1936200만 위안(317740억원)으로 14.3%나 증가했다. 2013년에는 2012년에 비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의 증가폭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유은행들은 시장상황 변화와 관계없이 성장폭이 유사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2012년 중국공상은행은 12.6~14.5% 포인트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2013년에는 2012년 대비 3~4% 포인트 정도 둔화된 10% 포인트에 머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의 통계결과를 살펴보면 건설은행의 지표와 공상은행의 실적은 너무 닮아 있다. 이는 두 기업만이 아니라 나머지 두 개의 상업은행도 마찬가지다. 통계결과 만으로도 중국 국유은행은 정부의 정책적 산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매출 구성을 보면 이자수익이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한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1980년대와 1990년대 대부분의 기간, 특히 2001년 세계무역기구 가입에 즈음하여 중국과 외국의 분석가들은 중국의 국영기업, 그 중에서도 상업은행들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예를 들어 1998년 국영 상업은행의 부실대출 규모가 총 자본의 40%를 차지했으니 이러한 냉소적 견해가 나올 법도 했다. 그러나 2008년 이들 부실 대출 규모가 2~3%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국영기업의 도매 총이익 역시 1998년에 2%에서 20087%3배 증가했다.

2008년 발생한 전 세계적 금융 위기가 이 같은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야기된 세계 금융 불안 속에서 미국의 BoA나 중국건설은행 같은 안정적인 기반을 갖춘 상업은행은 오히려 기회를 제공받았다. BoA의 경우는 세계 3위의 메릴린치를 인수함으로써 덩치를 키웠으며, 중국건설은행은 지난 20068BoA의 아시아 사업부를 인수했다. 그동안 해외 은행의 중국공략이 주를 이뤄온 현실에서 이제는 중국 은행의 해외 공략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지난 2006년 이후로 적극적인 해외사업부문의 증가와 홍콩 및 상하이 증시의 상장은 중국건설은행을 단순한 대형 국책은행이 아닌, 탄탄한 국내 사업망을 바탕으로 씨티은행이나, HCBC 등과 같은 세계적인 금융그룹으로의 성장을 바라보게 한다.

이렇게 해외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중국건설은행은 해외 영업부문이 꾸준히 증가해, 2008년 상반기 해외 영업부문의 영업이익은 7086000만 위안(115913억원)으로 2007년 상반기에 비해 약 13%나 증가했다. 중국건설은행이 국제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2008년 상반기 높은 실적을 토대로 불안한 해외시장에 투자를 제한했던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중국 경제가 10분기 연속 10% 이상 고성장한 것이다. 1980년대 개혁개방정책 이후 중국경제의 건전하고 빠른 성장과, 지속적인 국민 소득 증가 및 늘어난 예금 대출의 안정적 성장과 국내외 사업부분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인한 것이다.

이는 중국건설은행이 대형 국책 금융기관으로써 세계적인 금융그룹과 비교해 고속 성장하는 중국 국내의 안정적인 예금, 대출로 인한 수익을 위주로 한 금융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2009년 초 불과 10년 전만 해도 미국 은행들이 싹쓸이하다시피 했던 세계 10대 은행 가운데 4곳을 중국의 상업은행이 차지했다. 당시 아시아 은행들의 경쟁력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9년 중국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지방정부의 과다한 은행대출, 어음대출, 부동산대출 등의 신용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해 위험부담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 은행들은 대손충당금, 자기자본비율 평균 순자산 수익률(ROAE) 등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건전한 상태였다.

잠재적인 리스크 극복이 미래 성장의 과제

건설은행을 포함한 상업은행은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부터 부실대출 때문에 시한폭탄으로 불려왔다. 한때 20%를 넘어섰던 부실대출 비율이 2004년 말 13%(2050억 달러) 규모로 떨어졌지만 일반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여전히 문제가 많았다. 중국 금융계를 대표하는 4대 국유 상업은행(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이 15.62%로 평균치보다 높은 데다 부실비율 감소의 원인이 부실채권을 떨어낸 것이 아니라 신규대출이 늘어난 효과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어 금융 부실은 심각한 상황이었다.




더불어 중국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등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대형은행에 자금을 지원하는데 더 신경을 쏟고 있어 단기간 내에 획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중국의 부실대출은 대부분 국유 은행들이 국영기업에게 빌려줬다가 회수가 어려워진 경우다. 돈을 빌려주는 쪽이나 빌리는 쪽 모두 한솥밥을 먹는 국영기관이기 때문이다. 민간기업에게 대출해 줬다가 회수하지 못하는 자본주의 국가와는 그 성격부터가 다르다. 중국의 부실대출 문제는 금융부실보다는 정부의 준()재정투자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부실채권보다는 재정적자의 시각에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국가의 재정적자가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다면 국가 부도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일정 범위 이내의 재정적자는 소비를 촉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당장 쓰러져야 하지만 나름대로 이상 없는 듯 운영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중국 금융구조의 특수성에 기인한다. 물론 경기과열 문제가 오래 지속되고 기업의 실적이 호전되지 않는 상황이 오래간다면 재정투자도 언제까지나 지속할 수만은 없다. 금융업 전면 개방을 앞두고, 은행들도 당장 쓰러지지 않는다는 데 안도하기보다 건전한 은행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유상업은행들의 장기간 금융독점으로 인한 낮은 운영성과 도덕적 해이 등과 같은 미시적 차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율성보다 정치적사회적 안정을 우선해 온 역사적 배경, 국유 재산권 개혁의 한계 등 거시적 차원의 문제도 존재한다. 따라서 중국 국유상업은행의 개혁과정에서 단순한 시장 메커니즘이 아닌, 금융체계, 재산권 개편, 주식제 개혁 등의 여러 요인들을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점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금융 효율성의 제고와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실채권 처리와 주식제 개혁, 상장을 통한 자금부족 문제의 해결, 재무구조의 조정, 철저한 법인관리, 그리고 국유주 주권권리 관리 등 효율적인 정책의 도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