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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효성 '선전', SK‧삼성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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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효성 '선전', SK‧삼성 '위기감'

[기획] ‘오너 리스크’ 기업성적표 보니…

[글로벌이코노믹=박종준 기자] SK, CJ, 효성 등의 공통점은 오너가 최근 재판을 받는 등 ‘오너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은 오너인 이건희 회장이 와병으로 장기간 경영공백 상태를 겪고 있다. 그럼 이들 기업의 올해 상반기 성적표는 어땠을까?

재계 3위의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부재가 더욱 아쉬운 요즘이다. 이러한 SK의 현실은 최근 계열사 실적만 봐도 단번에 알 수 있다. SK그룹 계열사 중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기대이하의 실적을 냈다.
이 중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며 SK경영진에 고민거리를 하나 늘렸다. 지난달 25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손실 503억원을 기록, 적자전환 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줄어든 164937억원을 기록했는가 하면, 세전이익은 97.5% 감소한 82억원이었다. 특히 이 기간 5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부분은 어느 대목보다 뼈아파 보인다.

▲최태원SK그룹회장
▲최태원SK그룹회장
또한 1일 영업실적을 발표한 SK브로드밴드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나 감소해 충격을 안겼다. 특히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은 2분기 선방은 했지만 업계 1라는 타이틀이 있는 만큼 아쉬운 입맛을 다시게 했다. 바로 누계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15.9% 부족한 7985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전망치인 5848억원에 못 미친 5461억원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줄어든 수치다. 단말기 원가 상승 등에 따른 영업이익이 크지 않았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SK텔레콤의 성장성이 정체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까지 내보내고 있을 정도다. 정체를 겪고 있는 시점에서 턴어라운드할 수 있는 최태원 회장의 신의 한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SK그룹에게는 그나마 3년 전 인수한 SK하이닉스가 위안이 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4일 올해 2분기 매출액 39230억원, 영업이익 1840억원(영업이익률 28%), 순이익 6740억원(순이익률 1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해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분기 매출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순조로운 미세공정 전환과 모바일 제품 수요 회복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5% 증가한 392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한 1840억원이었다. 순이익은 법인세 비용 등을 반영한 결과 6740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재무안정성도 개선됐다. 2분기 말 기준 차입금은 4151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130억원이 축소됐다. 순차입금은 5560억원이 축소된 1700억원이었고 차입금 비율은 28%. 순차입금 비율은 7%.

하지만 효자’ SK하이닉스에게도 최근 리스크 요소가 하나 생겼다. 공장 내에서의 백혈병 발병률이 높다는 보고 때문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최근 경영진 등의 결단에 따라 피해보상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향후 최 회장 등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결단이 필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결과적으로 SK그룹은 대부분의 계열사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현재 SK그룹이 추진 중인 전문경영인(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의 집단 경영체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시장 일부에서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계열사들이 성장 정체 국면에서 취할 수 있는 M&A 등 굵직한 사안의 결정권을 지닌 최태원 회장의 경영공백이 반영된 것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SK이노베이션이 최근 미국 휴스턴의 석유개발 자회사인 SK E&P 아메리카와 최근 인수한 오클라호마 석유생산광구의 셰일가스 개발 등 굵직한 해외 투자 사업이다.

최 회장이 회장 재임 당시 1년의 3분의 1일을 해외 시찰 등 대외활동으로 사용할 만큼 비중이 높았던 최 회장의 부재 상태에서 SK가 이 사업을 과연 어떻게 성공시킬 수 있을까 라는 우려와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다.

SK그룹과 비슷한 곳이 횡령 및 세금포탈 혐의로 구속 상태인 이재현 회장의 CJ그룹이다. 최근 환율 리스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둘 다 오너 부재오너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지만 CJ그룹의 경우는 그나마 SK그룹보다는 사정이 나은 형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CJ대한통운 등 계열사의 실적에서 찾을 수 있다.

CJ가 지난 2011년 인수한 CJ대한통운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85.4% 증가해 3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이 기간 7.9% 증가한 11185억원을 올렸다. 여기에 영업이익률도 2%에서 3.5%1.5%나 올라갔다. 나무랄 데 없는 성적표다.

▲이재현CJ그룹회장
▲이재현CJ그룹회장
특히 시장에서는 CJ대한통운에 대해 하반기 업황 개선 등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만 놓고 보면 탈세·횡령 혐의로 구속상태인 이재현 회장의 부재가 실감나지 않을 정도다. 다만 CJ오쇼핑이 시장 기대치보다는 다소 못 미친 게 옥에 티일 정도다. 그래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CJ오쇼핑의 2분기 실적을 놓고 부진이니 기대이하라는 표현을 달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세월호 여파에 따른 내수경기 부진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CJ오쇼핑이 악조건 속에서도 선전했다고 이구동성이다.

실제로 CJ오쇼핑의 2분기 실적은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경기 침체 등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다. CJ오쇼핑은 2분기 영업이익이 39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6%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328억원으로 13.5%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91억원으로 13.0% 감소했다. 취급고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787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 부진은 모바일커머스 및 단독상품에 대한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이며 당기순이익 감소는 지난해와 올해 배당수익 반영시점 차이에 따른 것이라는 게 CJ측의 설명이다.

CJ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실적도 봐줄만 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35635억원 매출(대한통운 제외)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18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줄었지만 최근 극심한 내수경기 침체에서 선전했다는 평을 들은 CJ제일제당이기에 나쁘지 않았다.

효성도 조석래 회장 등 오너일가는 물론 일부 경영진이 탈세 등의 혐의로 현재 재판 중이어서 오너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 중 한곳이다. 그러나 효성그룹의 간판인 효성을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효성그룹의 핵심 중 핵심인 효성은 지난해 11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폴리케톤 상용화에 성공해 이슈메이커는 물론 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당시의 우려를 불식시켰는가 하면 최근 성적도 기대이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난해 여세를 몰아 효성은 최근 국세청 추징금 납부, 오너일가 재판 등 일련의 사태에 시위라도 하듯 2의 전성기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는 실적이 그대로 웅변해주고 있다. 효성의 2분기 매출액은 31086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11.3%, 영업이익은 1948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78.2%나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1700억원이나 올리며 재미를 봤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조석래효성그룹회장
▲조석래효성그룹회장
특히 효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7.4%, 영업이익은 9.2%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28.1% 증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순이익 증가는 장사를 잘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섬유, 산업자재, 중공업의 전 부문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크게 증가했고, 스판덱스는 수요 호조에 따라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타이어코드는 수요 개선으로 판매량이 증가했고 원료 가격 하락에 따라 스프레드가 개선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에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의 3분기 영업이익은 1809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효성그룹 내에서 최근 둘째의 반란등 내홍을 겪으면서도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과 삼남 조현상 부사장이 최근 자사주 매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향후 경영승계 등 지배구조가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실적으로도 연결되기에 이들의 행보는 앞으로의 실적과 함께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후 지난 3월 한화건설 등의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사퇴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김승연 회장의 한화그룹의 경우는 최근 의욕을 나타내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런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을 전담하는 계열사들의 올해 성적표는 어땠을까? 한화그룹에서 한화큐셀, 한화L&C 등 태양광 전문업체의 리더인 한화케미칼에 대한 평가는 다소 유보적이다.

이와 관련 한승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화케미칼의 2분기 영업이익은 440억원으로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김승연한화그룹회장
▲김승연한화그룹회장
앞서 한화케미칼은 지난 5,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830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9.98% 늘어난 19573억원, 순이익은 42.61% 증가한 64억원으로 성장했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작년 3분기 말 192%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올해 말 기준 170%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매출 3123억원, 영업이익 183억원, 순이익 135억원을 올리며 깜짝실적을 발표했던 한화L&C의 경우도 한화케미칼과 비슷하다. 현재까지 시장 일부에서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태다. 또한 한화손해보험(한화손보)은 올해 2분기 18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7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특히 한화손보는 지난 상반기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각각 4.2% 포인트, 2.0% 포인트 하락하며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

이들 기업과 양상은 다소 다르지만 삼성그룹은 오너인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으로 경영공백이 정기화되고 있는 상황에 2분기 실적이 나와 주목을 끌었다. 이를 요약해보면 삼성전자 쇼크로 정리된다. 삼성그룹 내에서 매출 등에 있어 비중이 큰 삼성전자가 2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을 올린 것.

삼성전자는 지난달 31,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 523532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4.6% 감소한 7187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부진은 삼성전기에서도 그대로 확인됐다. 삼성전기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5% 212억원에 그쳤고, 삼성SDI97.7%나 감소한 7억원에 머물렀다.

▲이재용삼성전자부회장
▲이재용삼성전자부회장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영업이익 771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해 대조를 보였다.

따라서 이 회장 부재 속에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이 전문 경영인들과 아버지를 대신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등 일부 계열사의 실적 제고를 어떻게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그룹


이건희회장 와병 공백 장기화


이재용 어닝 쇼크탈출 주목


한화그룹


기대주태양광 시장 평가 유보


손보 등 금융계열사는 깜짝실적


효성그룹


조석래회장 재판 중에도 불구


간판효성 2분기 매출 급신장


오히려 제2 전성기 맞은 느낌


하반기에도 견고한 실적 예상


CJ그룹


대한통운 깜짝실적 등 호성적


오너 부재를 실감 못 할 정도


오쇼핑 다소 부진이 옥에 티


내수부진 감안하면 선방한 편


SK그룹


하이닉스 제외 대부분 기대이하


성장 정체 탈피할 대형 M&A


최태원 의 한수필요한 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