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7%때 고도성장…2008년 IMF구제금융 이후 '정체'
이슬람국가로 아프간전쟁 때 美지원 주변국과 갈등 지속
빈부격차 보단 빈곤층 자체가 많은 것이 가장 큰 문제
[글로벌이코노믹=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전 세계에서 2번째로 이슬람교도가 많은 나라, 남아시아에 속해 있으면서 중동국가와 인접해있는 국가인 파키스탄의 정식 국명은 ‘파키스탄 이슬람공화국’이다. 1947년 8월14일 영국으로부터 독립했고 이후 종교적인 이유로 인도, 방글라데시와의 분리됐다. 정치적으로는 정치테러와 쿠데타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 정치적 불안이 상존하고 있다.
농업국가인 만큼 현재도 GDP의 25.0% 이상을 농업부문이 차지하고 있으며 밀과 면화산업이 국가의 기반이자 주력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2005년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차세대 성장국가 ‘Next-11’에 선정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지원으로 금융부문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후원하면서 주변국과 끊임없이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내부의 정정불안은 해소되지 않아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파키스탄은 2003년~2007년 사이에 연평균 경제성장률 7.0%를 유지하며 급성장하던 국가였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았고 2011년대부터 엄격한 재정개혁을 요구하는 IMF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도중에 구제금융이 중단되기도 했다. 파키스탄의 통화인 루피도 경제의 저성장과 동시에 평가절하 되면서 2007년 이후 통화가치가 40% 이상 하락해 수출의존도는 더욱 심화되고 막대한 무역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경제현황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 무역수지, 예산 및 공공부채, 노동력 및 실업률, 주요 제품 및 물가상승률 등을 살펴보자.
첫째, 파키스탄의 2013년 GDP 구매력지수는 2012년 대비 199억 달러(약 20조4400억원)가 증가한 5741억 달러(약 589조6000억원)로 세계 27위다. 실질성장률은 2012년 4.4%에서 2013년에 3.6%로 하락했으며 세계 88위에 위치해 있다. 2012년 IMF는 파키스탄의 재정상태와 정치권의 동향을 평가해 실질성장률이 향후 3.0%~4.0%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으며 2015년에는 3.5% 이하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 기준 1인당 GDP가 3100달러(약 318만3700원)로 세계 177위에 머물고 있는 만큼 국민경제 기반이 취약한 점도 저성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GDP 구성비율은 가계소비(81.0%), 정부소비(10.8%), 고정자본 투자(12.6%), 재고 투자(1.6%)로 이루어져 있다. 튼튼한 내수시장이 파키스탄을 살리고 있으며 농업부문 중에서도 섬유와 의류가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운송부문과 빈곤층 완화 목적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에 수익률이 받쳐 주지 않아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둘째,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2013년 무역적자가 142억 달러(약 14조5800억원)로 2012년 무역적자 153억 달러(약 15조7100억원)에서 11억 달러(약 1조1200억원)가 감소했지만 경제규모에 비해 여전히 많은 편이다. 최근 몇 년 간 정부는 지속된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통화를 평가절하시켜 수출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6월 말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면서 한해 무역수지가 집계됐고, 적자규모만 200억 달러(약 20조5400억원)까지 확대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수지의 적자로 인해 외환보유고의 유출이 예상돼 금융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수출입동향의 경우 2013/14년 회계연도가 6월 말에 끝나는 시점이라 정확한 통계 산출이 제한됐기 때문에 전년도 자료를 제시했다. 수출입 주요 대상국은 G2인 미국과 중국이 포함돼있으며 정치‧사회‧문화적으로 인접해 있는 중동지역의 국가들과 교류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경제대국인 동시에 경제권 확립을 위해 파키스탄 정부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국가들이다. 중동지역의 경우 지리상 중앙아시아로 진출하는 관문이며 산유국과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교역국으로 지정돼있다.
셋째, 공공부채는 2013년 GDP의 54.6%로 2012년에 비해 2.5% 증가한 1291억 달러(약 132조5800억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