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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NO.2는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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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NO.2는 '국민연금'?

5%이상 지분 계열사 13곳…물산 12.9%로 최고

[글로벌이코노믹=곽호성 기자]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주춤거리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삼성그룹 내 상당한 세력을 갖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그룹 상장사 중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는 13곳에 이른다. 삼성물산의 국민연금 지분율이 12.92%로 최고이고 삼성전자에는 7.71%의 지분을 갖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상장사 가운데 국민연금이 올해 지분을 추가 매입한 곳은 6곳이다. 국민연금이 삼성그룹 계열사 중 올해 가장 지분을 많이 사들인 곳은 삼성테크윈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7.1%였던 삼성테크윈 지분을 8.28%로 약 1.2%p 늘렸다. 호텔신라와 삼성물산도 지분을 약간 늘렸다. 국민연금이 호텔신라의 지분을 9.57%에서 10.03%로 0.5%p 늘렸는데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해 말 6만6500원에서 현재는 11만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서초동삼성전자본사
▲서초동삼성전자본사


삼성물산도 보유 지분율은 12.92%에서 13.3%로 0.38%p 늘었지만 주가가 지난해 말 6만600원에서 7만원대로 상승했다. 삼성SDI는 제일모직과 합병했기 때문에 제일모직 지분 중 국민연금 보유지분이 합산되어 삼성SDI는 총 국민연금 지분이 9.99%에서 10.44%로 상승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제일기획과 삼성중공업 지분은 줄였다. 삼성중공업 주식 199만4923주와 제일기획 주식 59만747주를 매각했다. 그렇지만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정밀화학 등 6개사는 기존 지분을 그대로 보유했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외국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을 견제하는 삼성그룹의 백기사 역할을 해왔다. 또 배당 확대 요구를 거부하는 일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현 정부는 기업의 배당을 확대해 경기 부양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정부가 내놓은 세 가지 방안 중 하나가 연기금을 통한 배당 확대 유도다.
본래 연기금이 배당 요구를 할 경우 경영참여목적 행위로 보고 단기매매차익 반환 의무를 지게 했던 규제가 있었다. 이 규제가 사라지면 떨어지는 수익률과 기금 고갈을 걱정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이 삼성그룹 지분을 지속적으로 사들이며 세력을 강화해 나가면 삼성그룹은 상당한 위협을 느끼게 된다. 국민연금이 삼성그룹의 입장을 반대하는 주주권 행사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는 2006년 3.7%, 2007년 4.9%, 2008년 5.4%, 2009년 6.6%, 2010년 8.1%, 2011년 7.0%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2년에는 반대율이 17%였는데 상법 개정과 관련 정관 변경 반대 안건이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의결권을 행사한 2813건 중 226건(8.0%)에 반대의사를 내놓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삼성의 배당확대 요구보다는 전문경영인을 사외이사로 추천해 2대주주로서의 역할을 해주기를 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