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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동부특수강 인수 ‘정중동’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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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동부특수강 인수 ‘정중동’ 행보

포스코-세아 견제에 기존 입장 바꿔 최근 인수 검토로 선회




현대제철이 최근 '포스코-세아그룹 연대'에 자극받아 동부특수강 인수를 위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이와 관련 22일 현대제철 관계자는 기자에게 "현재 동부특수강 인수와 관련 기초적인 내용을 자체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확인해줬다.

현대제철은 현재 동부특수강 인수와 관련 회사 재무부서를 중심으로 향후 인수에 따른 사업성 및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 인수에 참여하게 된 단초는 최근 포스코와 세아그룹의 포스코특수강 매각 계약이 결정적이다.

포스코는 세아그룹과 포스코특수강 M&A를 추진하고, 국내 특수강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협력활동을 전개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특수강 산업 내 중소철강사와 동반성장활동을 강화해 업계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등에서 힘을 모으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와 세아가 최근 업계 내에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는 현대제철을 견제하기 위해 ‘연대’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었다. 이전까지 다소 느긋했던 현대제철을 자극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 특수강 공장을 만들어 오는 2016년 본격적인 특수강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었다.

이 때문에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은 지난달 초 동부특수강 인수설에 대해 "현재로서 검토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좀 더 지켜보겠다는 취지다.

반면 이태성 세아베스틸 상무는 이때 “동부특수강과 업종이 비슷한 세아특수강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타당성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해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이미 특수강 시장에서 1위인 세아제강은 봉강과 선재를 만드는 1차 공정과 이를 가공해 제품을 만드는 2차 공정 부문에 있어 각각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을 쌍끌이 인수를 통해 점유율을 확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현대제철이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터. 현대제철은 지난 2010년 연산 400만t 고로 2기에 이어 지난해 제3기 고로 완공으로 자동차용 강판과 조선용 후판 공급체제를 동시에 만들었다. 이에 따라 철강과 자동차로 이어지는 일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현대제철이다.

특히 현대제철은 지난해 말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강판 사업부문을 합병하면서 매출액 규모 20조원대의 글로벌 일관제철소로 연매출 35조원 규모의 포스코와 경쟁할 수 있는 덩치를 갖췄다.

이런 현대제철에게도 부족한 ‘2%’가 있었다. 바로 특수강 사업부문이 없다는 것.

이에 현대제철은 올해 10월 당진제철소에 8400억원을 들여 특수강 100t를 생산할 수 있는 특수강 전용 생산공장 건설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특수강 업계 2위' 동부특수강이 자동차 부품용 선재의 열처리, 표면 처리 등 선재의 2차 가공을 주요 사업이 터라 구미가 당기는 현대제철이다. 이에 철강업계에서는 현재 현대제철의 동부특수강 인수전 참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정작 당사자인 현대제철은 이전까지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최근 기존 입장을 바꿔 ‘인수 검토’로 선회했다.

22일 현대제철 관계자는 “사실 인수와 관련 기본적인 내용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이렇게 입장이 좀 바뀐 것은 포스코특수강 매각 때부터다”라고 말해 현대제철의 입장 변화가 포스코와 세아그룹의 MOU가 직접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인수를 할지 안 할지’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서 검토하는 단계일 뿐 ‘인수 추진 검토’와는 다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따라서 현대제철이 사실상 동부특수강 인수 의지를 내비친 만큼 앞으로 세아베스틸 등을 보유한 세아그룹 등과의 인수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동부특수강은 지난 4월28일 산업은행이 사모펀드를 조성해 11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다시 내년 1월 안으로 매각하기로 하면서 M&A 매물로 나오게 됐다.

/박종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