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부금 중 4분의 3은 디트로이트시의 재건을 위해 쓰고, 나머지는 미술관이 일본 작품의 전시를 정비하는 데 쓴다고 기부를 요청한 디트로이트 미술관이 지난 6일 발표했다.
디트로이트 시는 지난 1950년대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주력 산업인 자동차 공장이 경쟁력을 잃고 인구마저 급감해 세수(稅收)가 크게 줄었다. 디트로이트시의 인구는 전성기 대비 절반이상 급감하여 현재 인구는 70만 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트로이트시는 재정난 타결을 위해 세율을 높이고 공공서비스를 중단하자, 다수의 기업이 디트로이트를 떠났고, 그 결과 디트로이트시의 실업률은 미국 평균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상황이 되었다. 이처럼 주력 산업이 기울며 빈곤층이 늘어나는 등 도시가 쇠락함에도 방만한 시 운영 등이 오랜 기간 지속되다가 결국 디트로이트시는 2013년 7월 188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파산했다.
디트로이트시는 20세기 중반 호황기 때 마련된 복지 혜택을 누리는 은퇴자와 고령자들이 해마다 늘어나 연금 재정이 고갈 상태에 이르렀다. 연금 문제는 디트로이트시를 파산에 이르게 한 핵심 원인이 되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도 디트로이트에는 연금으로 생활하는 은퇴자가 현역 근로자의 두 배를 웃돈다.
디트로이트시는 파산 후 IT 분야 등 신규 산업을 적극 유치하고, 영화산업을 키우는 등 회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세계 2위 규모의 전자제품수탁제조(EMS) 업체 플렉스트로닉스를 유치했다. 마이크 맥나마라 플렉트로닉스 최고경영자(CEO)는 디트로이트를 수시로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트로이트시에서는 영화산업도 키우고 있다. 트랜스포머4, 로보캅 등의 제작에 세제혜택을 주며, 디트로이트 도심 촬영을 유치했다. 도시의 전통 산업인 자동차 산업도 최근 다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크라이슬러는 차량 증산을 위해 올해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조업 중이다. 향후 5년간 고용도 대거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디트로이트의 회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의견이 많다. 디트로이트는 파산 1년이 훨씬 지났지만, 도시 내 수도 이용자 중 절반 가까이가 수도요금을 내지 못해 물이 끊길 상황이다. 또 치안도 좋지 않아 대낮에도 심심치 않게 강도행위가 일어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디트로이트시에 일본 기업들이 기부금을 모아 재정재건을 도와주는 일은 일본기업들의 미국 진출과 일본제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호감을 얻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특히 디트로이트 미술관에 일부를 기부하여 디트로이트 시민들에게 일본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은 무엇보다 가치있고 좋은 홍보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