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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정부-오키나와, 미군 기지이전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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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정부-오키나와, 미군 기지이전 '대립'

▲16일치러진일본오키나와현지사선거에서아베신조일본정부의미군기지현내이전계획에반대하는오나가다케시(가운데)후보가당선됐다./사진=뉴시스
▲16일치러진일본오키나와현지사선거에서아베신조일본정부의미군기지현내이전계획에반대하는오나가다케시(가운데)후보가당선됐다./사진=뉴시스
일본 오키나와 현 지사 선거가 후텐마 미군기지(비행장)의 현 내 이전에 반대하는 후보의 승리로 끝나자마자 중앙 정부와 지사 당선자가 선명한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17일 아베 내각은 전날 치러진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오키나와 현 기노완시 소재 후텐마 기지를 애초 계획대로 현 내 헤노코 연안(나고시)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오키나와의 부담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함과 동시에 하루라도 빨리 후텐마 기지 반환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라며 "정부의 견해를 전혀 바꾸지 않고 조용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같은 날 참의원 납치문제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후텐마의 위험성 제거는 정부와 오키나와가 공유하고 있다"며 "그 유일한 방법이 헤노코로의 이전이라는 생각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텐마 기지는 민가에 인접해 있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 중 하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시다 외무상은 또 "오키나와의 부담 경감을 위해, 현지의 이해를 얻을 수 있게끔 정성을 들여 일을 진행할 것이다"라고 강조한 뒤 "미국에도 설명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후텐마 기지의 현 내 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걸고 당선된 오나가 다케시 당선자는 정부 정책에 저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오나가 당선자는 17일 자택 등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지 이전을 막기 위해 "지사의 권한을 행사할 것이다"라며 "헤노코 연안부에 대한 매립 승인의 철회를 시야에 넣고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매립 승인 결정을 검증하는 전문가 위원회를 가까운 시일 내에 설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오나가 당선자는 또 자신이 득표율 50%가 넘는 낙승을 거둔 데 대해 "민주주의는 다수결이다"라며 "정부는 이번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일 양국 정부는 주택가 주변에 위치해 주민들의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해온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현 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데 1996년 합의했지만 주민들의 반대 속에 18년간 합의이행을 못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후텐마 기지 이전 대상지인 헤노코 연안을 담당하는 나고시 시장 선거에 이어 16일 오키나와 지사 선거에서 현 내 이전 반대파가 거푸 승리했다. 두 선거 모두 후텐마 기지 이전이 최대 쟁점이었다.

지난 8월 헤노코 연안에 대한 지질조사에 착수한 아베 내각은 이들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기지 이전 공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업 추진의 동력은 일단 타격을 입은 양상이다.

새 오키나와 지사가 자신의 권한으로 각종 공사의 인허가를 지연할 경우 공사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글로벌이코노믹 조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