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아베 내각은 전날 치러진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오키나와 현 기노완시 소재 후텐마 기지를 애초 계획대로 현 내 헤노코 연안(나고시)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같은 날 참의원 납치문제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후텐마의 위험성 제거는 정부와 오키나와가 공유하고 있다"며 "그 유일한 방법이 헤노코로의 이전이라는 생각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텐마 기지는 민가에 인접해 있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 중 하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시다 외무상은 또 "오키나와의 부담 경감을 위해, 현지의 이해를 얻을 수 있게끔 정성을 들여 일을 진행할 것이다"라고 강조한 뒤 "미국에도 설명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후텐마 기지의 현 내 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걸고 당선된 오나가 다케시 당선자는 정부 정책에 저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오나가 당선자는 17일 자택 등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지 이전을 막기 위해 "지사의 권한을 행사할 것이다"라며 "헤노코 연안부에 대한 매립 승인의 철회를 시야에 넣고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오나가 당선자는 또 자신이 득표율 50%가 넘는 낙승을 거둔 데 대해 "민주주의는 다수결이다"라며 "정부는 이번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일 양국 정부는 주택가 주변에 위치해 주민들의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해온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현 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데 1996년 합의했지만 주민들의 반대 속에 18년간 합의이행을 못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후텐마 기지 이전 대상지인 헤노코 연안을 담당하는 나고시 시장 선거에 이어 16일 오키나와 지사 선거에서 현 내 이전 반대파가 거푸 승리했다. 두 선거 모두 후텐마 기지 이전이 최대 쟁점이었다.
지난 8월 헤노코 연안에 대한 지질조사에 착수한 아베 내각은 이들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기지 이전 공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업 추진의 동력은 일단 타격을 입은 양상이다.
새 오키나와 지사가 자신의 권한으로 각종 공사의 인허가를 지연할 경우 공사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