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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이전 하는 한전, 삼성동 부지 놓고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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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이전 하는 한전, 삼성동 부지 놓고 ‘속앓이’

현대차로 소유권 넘어가는 내년 9월까지 ‘놀려야 할 판’

한국전력이 지난 7일부터 새롭게 입주할 전남 나주 사옥으로 이전을 시작하면서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내년 9월 현대차 그룹에게 소유권이 넘어가기 전까지 9~10개월간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 땅을 비워둬야 하기 때문이다.

본사가 나주 혁신도시로 이전하기로 한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지만, 현대차그룹에 소유권이 넘어가기까지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 땅을 그냥 놀려야 할 판이라 한전은 속앓이를 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다음 달 1일부터는 나주 신사옥에서 본사 직원 1500여명 전원이 근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신사옥 개청식이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지만 업무는 그 전에 개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전은 이달 7일부터 이사를 시작했다.

당장 나주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은 신사옥 관리 담당 부서를 시작으로 매주 300∼400명씩 내려가고 있으며 집기 등도 순차적으로 옮기는 중이다. 이날 현재 700여명이 나주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이사를 완료해도 해외 사업파트 일부 인력은 당분간 삼성동 사옥에 남을 것으로 알려졌다. 잔류 인원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사옥을 다 비우는 것이나 다름없다.

새 주인이 될 현대차그룹으로 소유권이 넘어오는 시기는 부지대금 완납 시점인 내년 9월25일이다. 여기에서 한전의 고민이 생긴다.

매각가가 10조5500억원에 달하는 노른자 땅을 9∼10개월간 '놀려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상당한 기회비용을 날리지 않으려면 임차인을 구해야 하지만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만 건물을 빌려 쓸 곳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한전은 현대차그룹에 내년 9월까지 한전에 임대료를 내고 건물을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를 타진했다. 현대차 측은 한전 측의 요청에 따라 계열사 1∼2곳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계열사를 이전하려면 기존에 임대한 건물과의 계약기간 등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한전과 단기 임대계약을 다시 체결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내년 9월 한전부지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오면 계열사를 입주시키는 방안 등도 함께 검토 중이다. 서울시로부터 한전부지 개발 인·허가가 나기까지 건물을 허물 수 없는 데다, 인·허가까지 3∼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돼 그대로 비워둘 수 없기 때문이다.

한전은 소유권이 이전되기 전까지 건물을 임대할 의향이 있는 다른 업체도 함께 물색 중이지만 현대차그룹의 임대 방안 외에 대안을 찾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글로벌이코노믹 박찬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