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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략 석유 비축량, 진짜 1억5000만 배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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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략 석유 비축량, 진짜 1억5000만 배럴(?)

에너지 산업 전문매체인 '피트롤리엄 아거스'(Petroleum Argus)는 최근 중국이 7개 국가석유비축기지에 총 1억5000만 배럴을 비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전략 석유 비축량에 대한 외국 업체의 최초의 추계다.

한편 런던의 컨설팅업체인 '에너지 어스펙스'(Energy Aspects)는 중국의 현 전략 석유 비축량은 8700만 배럴인데, 2014년 말까지는 2000만 배럴이 추가된 1억7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 통계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11월 15~16일) 석상에서 원유시장 안정 확보를 위해 세계 2위 석유소비국인 중국에 비축량 공개를 요구하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동의하면서 중국이 밝힌 수치와 상당한 차이가 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20일 사상 처음으로 1단계 전략 비축유가 저장성의 저우산(舟山)시 아오산(岙山)·닝보(寧波)시의 전하이(鎭海), 랴오닝성 다롄(大連)시의 신깡(新港), 산둥성 칭다오시의 황다오(黃島) 등 모두 4곳에 저장돼 있으며 그 규모는 9일간 사용할 수 있는 9100만 배럴(1243만 톤)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저장 용량과 원유 비축량은 각각 아오산 기지가 500만㎥·398만t, 전하이 기지가 520만㎥·378만t, 신깡 기지가 300만㎥·217만 t, 황다오 기지가 320만㎥·250만t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톈진(天津),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있는 산산(鄯善), 저우산 2기 기지 등에 저장된 2단계 전략 비축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전략 비축유 사업을 총 3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최종 3단계 비축 목표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유가 안정을 위해 정책적으로 비축하라고 권고한 90일분 8500만 톤(6억2223만 배럴)이다.

그동안 중국이 석유 비축량을 잘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던 이유는 안보를 위해 석유뿐 아니라 식량·금속자원 등 자원 비축량을 고의로 불투명하게 해왔다는 분석이 있다.
▲중국이1기공사가끝났다고밝힌동부연안의4대전략석유비축기지.이중520만㎥의저장용량을가진,지도최하단의전하이(鎭海)기지에대해서는2009년6월외신기자50여명을초청해공개한바있다.
▲중국이1기공사가끝났다고밝힌동부연안의4대전략석유비축기지.이중520만㎥의저장용량을가진,지도최하단의전하이(鎭海)기지에대해서는2009년6월외신기자50여명을초청해공개한바있다.
중국 정부는 전략 비축 석유량과 기업의 상업 비축 석유량을 매달 발표해오다가, 2009년 말부터 관련 데이터 발표를 중단했다. 그리고 2010년 초 부터는 상업 비축량만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중국의 조치는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가격 결정권을 장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데이터 발표가 가격 조정자들을 자극해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흔들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국제에너지기구(IEA)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멤버가 아니기 때문에 발표 의무가 없어, IEA나 미국의 데이터 투명도 제고 요청도 강제성이 없는 상황이었다.

또 중국은 '전략 비축량'과 다른 '상업 비축량'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중국 석유기업으로 하여금 상업 비축량을 늘리도록 지시했지만, 사실은 이를 전략 비축량으로 사용함으로써 데이터의 투명도를 더욱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외국 컨설팅 기관과 중국 국가통계국의 통계 중 어느 것이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제 중국의 전략 석유 비축 규모의 윤곽은 밝혀진 셈이다.

/글로벌이코노믹 윤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