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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엔저...일본내 비판여론 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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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엔저...일본내 비판여론 비등

달러당 120엔 진입 초읽기 속 수입물가 인상 고통 호소

▲뉴욕외환시장에서2일(현지시간)엔화의가치가0.7%하락하며지난2007년8월이후최저치인달러당119.22엔에마감했다.사진=뉴시스
▲뉴욕외환시장에서2일(현지시간)엔화의가치가0.7%하락하며지난2007년8월이후최저치인달러당119.22엔에마감했다.사진=뉴시스
엔화의 내림세가 계속되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달러당 120엔 붕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2일(현지시간) 엔화 가치는 0.7% 하락하며 달러당 119.22엔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7년 8월 이후 최저치이다.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장중 한때 엔화가치가 119.43엔까지 밀리는 등 나흘 연속으로 떨어지며 달러당 119.30엔에 거래됐다.

이는 최근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이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에 의해 'A1'으로 강등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또한 스탠리 피셔 미 중앙은행 부의장은 "계속해서 노동시장이 호전되거나 물가의 상승 징조가 확인되면 자연스럽게 금리는 오를 것이다"라는 발언을 더하며 달러 강세를 부추겼고, 이는 엔화 가치 하락을 더욱 부채질했다.

피셔 부의장은 워싱턴DC의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고경영자(CEO) 연례 회동에 참석해 “상당한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선제 안내 문구를 삭제할 시기가 가까이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성명서에서 ‘상당한 기간’이라는 문구를 제외하겠다는 의미로 판단된다. 이 문구가 제외되면 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선제 안내 문구가 바뀌면 6개월이 지난 후 자연스럽게 기준금리 인상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시장의 컨센서스(목표주가 및 투자의견 등에 대한 시장의 합치된 예상치)이다. 이 떄문에 달러 인덱스(주요 6개국에 대한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것)가 지난 2009년 이후 최고치인 88.61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엔화가치가 120엔대에 진입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의도한 대로 통제되던 엔저가 그 범위를 벗어날 수도 있다고 예측한다. 이로 인해 아베노믹스(유동성 확대로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겠다는 아베 신조의 경기부양책)가 실패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미국의 달러화 강세와 아베노믹스의 실패 가능성이 맞물리며 엔화 가치 하락이 지속된다면 국제 금융시장에 커다란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양적 완화를 통해 기업의 수출 증가와 경기회복을 기대했다. 이로 인해 내수가 살아날 것을 예상했지만 이를 더 이상 바랄 수는 없게 된다는 뜻이다.
일본의 경제 전문가들 역시 계속되는 엔화가치 하락은 일본의 경제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 중 수출 비중이 15% 수준이라 수출을 일으키기보다는 내수에 부정적인 작용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제는 2·3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하며 이러한 지적을 입증하고 있다. 자동차회사 등의 기업실적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소비세 인상·물가 인상 등이 겹치며 자국 내 국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또한 엔저에도 무역수지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일본의 무역수지는 10월 7368억엑의 적자를 기록하며 28개월 동안 연속으로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조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