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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엔화 약세로 도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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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엔화 약세로 도산 늘었다

1달러=120엔대를 넘나드는 최근 일본에서는 “엔화 약세가 일본경제에 마이너스는 아닌가?”하는 의문이 경제계에서는 물론 학계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행의 사토(佐藤健裕) 심의위원은 지난 4일 고치시(高知市)에서의 강연에서 “물가는 경제의 체온으로, 중앙은행이 직접 조작 가능한 변수가 아니다”면서 일본은행이 물가 목표의 달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양적‧질적 금융완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그는 또한 “제조업의 해외로의 생산거점 이동 움직임은 둔화되고 있기는 하나, 아직 계속 되고 있다. 엔화 약세가 수출의 회복을 뒷받침하는가의 여부는 불투명한 감이 있다”고 말해 엔화 약세의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지금까지는 엔화 약세로 해외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수출이 증가하여 기업 실적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 이익을 임금 인상에 돌리면 소비와 투자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일본경제가 회복한다는 시나리오에 따라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조치를 취했고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를 용인해 왔다.

다만 해외생산이 늘어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수출이 증가하지 않고 국내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엔화 약세에 의한 수입 원자재 코스트 상승을 비롯하여 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중소기업의 수익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테이코쿠(帝国)데이터 뱅크가 지난 4일 발표한 '엔화 약세 관련 도산'의 동향 조사에 따르면 11월에는 42건에 달해, 조사를 시작한 작년 1월 이래 도산한 기업 수가 3개월 연속 과거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엔화 약세로 인해 해외에서 조달하는 원재료와 수입제품의 가격이 상승하여 중소기업의 수익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내년 초 이후에도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의 영향으로 엔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관련 기업의 도산이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엔화 약세로 기업 실적이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SMBC 닛코증권(日興証券)은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기업 전체의 2014년도의 영업이익은 1엔의 엔화 약세로 0.5%의 이익 증가 효과가 있다”(太田佳代子 애널리스트)고 밝혔다 다만 기업 수익의 개선은 수입대금의 엔 환산 수취액이 늘어난 수출기업 등 일부에 편중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제 전체를 생각할 경우 편중된 이익을 환원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메이지 야스다 생명보험 小玉 祐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