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심층분석] 중국 전인대 티베트대표단이 캐나다·미국 방문한 까닭은?

공유
0

[심층분석] 중국 전인대 티베트대표단이 캐나다·미국 방문한 까닭은?

티베트 망명정부 분신 사주 등 알리기 위한 국제 홍보전 전개

중국 전인대(全人大, 전국인민대표대회, 국회) 대표단이 최근 캐나다에 이어 미국을 방문, 티베트자치구(면적 120여만 ㎢, 인구 300여만 명)의 발전, 생태 보호 및 종교의 자유 등의 상황을 소개하는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 티베트 관리·학자 중심 대표단의 서구 순방 정례화


전인대 대표이자 티베트자치구 정부 주석(성장에 해당)인 뤄상장춘(洛桑江村·1957년생)을 단장으로 하는 전인대 티베트 대표단이 지난 12월 4일 워싱턴에서 미 상원 미·중 실무 소위원회(US-China Working Group)의 공동 의장인 찰스 보스타니(Charles Boustany) 공화당 의원과 릭 라슨(Rick Larsen) 민주당 의원, 브루킹스연구소 학자, 국무원 관리 등과 만나 좌담회를 열었다.

뤄상장춘 주석은 이 자리에서 티베트의 경제·사회·교육·문화 발전 상황을 소개했고, 티베트의 생태 보호, 종교의 자유 등에 대해 미국 측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 전인대는 2004년부터 미 상원과 정기 교류를 실시해오고 있다. 대표단은 워싱턴 방문 후 뉴욕으로 떠났다.

이에 앞서 티베트 대표단은 4일간 일정으로 캐나다를 방문했다. 밴쿠버에서는 현지 화교·언론사와 좌담회를 개최했고, 오타와에서는 캐나다 연방 의회 중·캐나다 협회 의원들과 접촉했으며, 토론토에서는 티베트 교포 대표들과 좌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 시진핑 시기 들어 티베트문제 관련 직접 홍보활동 추진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와 함께 중국 내 ‘민족분쟁의 화약고’로 불리는, 티베트인 집단 거주지역인 티베트자치구에서는 2009년 이후 중국 당국의 강압 통치에 항의하거나 망명 지도자 ‘달라이 라마’ 귀국 허용을 촉구하며 분신한 티베트인 숫자가 지난 9월말 현재 134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시진핑 지도부는 낙후된 티베트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지만 티베트인의 분신을 부추기거나 폭력을 조장하는 소위 체제위해 사범에 대해서는 엄벌로 다스리고 있다.

▲워싱턴을방문한뤄상장춘티베트자치구정부주석(성장에해당,왼쪽두번째)이지난12월4일찰스보스타니(CharlesBoustany)공화당의원(우측)등과만나좌담회를열었다.
▲워싱턴을방문한뤄상장춘티베트자치구정부주석(성장에해당,왼쪽두번째)이지난12월4일찰스보스타니(CharlesBoustany)공화당의원(우측)등과만나좌담회를열었다.
그리고 시진핑 체제 들어 대 티베트 정책에서 특징으로 꼽을 만한 것은 ‘티베트문제의 현실을 알리기 위한’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한 것이다.
먼저 2013년 10월에 1951년부터 2012년까지 티베트의 1인당 GRDP(지역내 총생산)가 연평균 8.5% 증가했다는 내용 등이 담긴 ‘티베트의 발전과 진보’ 제하 백서를 발표했다. 2011년 발표한 ‘티베트 평화해방 60년’ 백서 이래 두 번째다. 중국 통치로 티베트가 번영을 구가하고 있으니 끼어들지 말라는 얘기다.

그리고 적극적인 해외홍보전에 나섰다. 2014년 1월 ‘중국 티베트 문화교류단’이 미 LA·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 등지를 순회하며, 언론 인터뷰, 현지 대학 중국전문가 면담, 현지 티베트 동포 접견 등의 일정을 가졌다. 교류단 멤버는 티베트인인 잔두이(占堆) 라싸시 부시장, 중국티베트학연구센터의 롄샹민(廉湘民) 박사 등이었다.

이들은 해외순방 목적으로 “달라이 라마를 우두머리로 하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구미(歐美)에서 티베트의 이미지를 제멋대로 훼손시키고 있어, 국제적으로 티베트의 올바른 이미지를 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티베트인 분신에 대한 상세한 분석 결과도 내놓았다. “발생 지점은 티베트가 아닌 쓰촨·간쑤·칭하이성의 티베트인 집거지역이고, 20세 전후 젊은이가 많은데 대부분 승려다. 분신에는 매우 강력한 정치목적이 내재되어 있어, 그들이 외치는 구호는 망명정부의 목표와 흡사하다”는 것이었다.

“달라이 라마 집단은 이들을 영웅이요, 모범이라고 한껏 부추기면서 인터넷을 통해 ‘분신 지침서’를 배포하는데, 분신을 어떻게 조직하고 기획, 행동할 것인지가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잔두이 부시장은 2013년 독일 방문 시는 자신이 티베트인임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 독일 사람도 만났고, 호주에서는 티베트어도 할 줄 모르는 2세대 티베트 젊은이가 티베트 정책을 비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부언했다.

중국이 티베트 망명정부 측의 대화 요구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티베트 망명정부의 분신 사주 등을 알리기 위한 국제 홍보전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시진핑 지도부가 쉽게 유화정책으로 전환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 진단이다.

/글로벌이코노믹 윤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