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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롯데 신동빈의 심상찮은 '원 포이트'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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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롯데 신동빈의 심상찮은 '원 포이트' 어록

[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요즘 재계에서 재계 5위 롯데그룹 신동빈(사진)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포스트 신격호'로 낙점된 신 회장은 최근 공격적인 투자 등의 '광폭행보'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그가 한 발언이 심상치 않습니다.

신 회장이 최근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롯데 신격호 회장의 숙원인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 얘기를 해보지요. 신 회장은 제2롯데월드의 숙원사업인 만큼 여기에 누구보다 지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6월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 '안전 논란'이 불거지자, 현장에 곧바로 찾아가 "앞으로도 각 계열사의 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하여 안전관리가 제대로 돼 있는지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틈만 나면 불시로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신 회장은 지난달 9일 현장을 또 다시 찾아 릴레이 발언을 이어갑니다. 이때 그는 "앞으로도 1주 단위로 불시에 점검할 계획이 있으며, 항상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안전을 위주로 체크하고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는 제2롯데월드에 대한 신 회장의 '언행일치'와 그 속에 배인 애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신 회장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롯데월드몰의 모든 시설을 고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조금의 의혹도 생기지 않도록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도 했지요. 이는 신 회장이 지난 1월22일,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센터 회원 등 80여명을 제2롯데월드로 초청해 공사 진행 상황 등을 직접 공개한 것의 연장선인 셈입니다.

또한 신 회장의 최근 공격적인 투자와 관련한 발언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바로 대규모 투자와 M&A 시장에서의 광폭행보이지요. 신 회장은 얼마 전 정책본부 임원회의에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껴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나아가 “트렌드 변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였을까요.

롯데그룹은 지난달 18일 KT렌탈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여기에는 오너 신 회장의 의지에 따른 '특별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관측됩니다. 왜냐하면 1차 유찰 당시 경쟁사였던 SK네트웍스 등보다 적은 금액을 써 냈던 롯데가 2차 본입찰에서는 이들보다 더 많은 금액을 써내 '역전승'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결정은 전문경영인이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재계 안팎의 견해입니다. 또한 롯데그룹도 당시, 국내 렌터카 시장의 성장잠재력과 KT렌탈 사업구조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밝혀, 이것이 곧 신 회장의 '확신'으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신 회장은 이전부터 "좋은 M&A는 반드시 성사시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언급해왔던 터입니다.
이러한 신 회장의 의지는 롯데그룹이 올해 7조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번 롯데그룹의 불황 속 '사상최대' 규모의 투자는 재계가 놀랐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롯데그룹은 최근 '겹경사'가 났습니다.

지난 2일 인천공항 면세점 대전에서 경쟁자였던 정용진 신세계그룹과 이부진 사장의 신라호텔에 판정승을 거뒀던 롯데가 이번에는 제주공항 면세점도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이는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롯데가 옴니채널을 성공시킨다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에도 지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과 연결됩니다.

이 같은 신 회장의 '회장님 방침' 어록은 또 있습니다.

신 회장은 최근 그룹 내 여성 임원 비율을 향후 3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선언했습니다. 이는 CJ그룹,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현재 유통가에서는 경력단절 여성 '채용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신 회장도 관심과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그룹 전체 여성 임원들과 만나 자리에서 "여성 고객이 많은 그룹의 특성상 여성 인재 육성은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신 회장의 발언은 '이슈'에 대한 코멘트 성격이 아닙니다. 그냥 나온 얘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앞서 신 회장은 1월 초 열린 계열사 회의에서 “여성 인력을 상품개발, 마케팅 관련 주요 회의에 반드시 참석시키라”고 지시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번에 공식석상에서 공식화한 것입니다.

이처럼 신 회장은 이슈든 롯데그룹의 현안이든 '원 포인트' 코멘트로 그간의 '은둔의 황태자'를 싹 걷어낸 것은 물론 좋은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그의 말 한마디가 일회성이 아닌 롯데그룹의 현안과 정책과 연결되면서, 그는 추진력 강한 오너 리더십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박종준 기자 newdrea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