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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새로운 제조업 허브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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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새로운 제조업 허브로 각광

[글로벌이코노믹 채지용 기자]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는 중국이지만 최근 인건비가 크게 오르면서 동남아 국가들이 제조업 기지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타 국가들에 비해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네시아가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자바섬은 제조업 수출기지로 한창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990년대 후반 중국의 선전이 그러했듯이 인도네시아의 산업화를 이끌 심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자바섬에는 항만과 수도 자카르타를 잇는 고속도로가 들어서고 있다.
지난 이십년간 선전에서부터 상하이까지 중국에 끊임없는 투자를 해왔던 제조업체들은 치솟는 인건비를 피해 이제 동남아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팀 콘돈 ING그룹 아시아리서치 책임자는 “중국 붐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지만 중국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상황이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0년대 초와 같이 동남아시아의 제조업 부문이 다시 우뚝 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동남아시아 각국은 제조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이 하이테크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필리핀은 영어를 구사하는 젊은 노동인구를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무기는 동남아 지역 최대의 경제규모와 저렴한 인건비다.

인구 3000만명의 센트럴자바 주민들의 소득수준은 대부분 시간당 50센트(약 546원) 정도로 월간소득이 100달러(약 10만9250원)에 못 미친다. 자카르타 인근의 산업화지대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이보다 약 두배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베트남의 최저 월급이 146달러(약 15만9500원), 필리핀 200달러(약 21만8700원), 말레이시아 240달러(약 26만2500원)인 것에 비하면 자바섬이 제조업체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지난해 최저임금이 평균 14% 상승했다. 선전 근로자들의 임금은 월 292달러(약 32만원)에 달한다.

자국 경제의 광물, 팜오일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제조업 유치에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지난 2001년 중국경제 붐이 시작되면서 에너지, 광산업이 활황세를 나타낸 당시 원자재 수출이 인도네시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 제조업은 20%였다. 그로부터 10년 후 원자재 수출은 68%로 늘었고 제조업 비중은 14%로 추락했다.
문제는 중국경제가 하강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났다. 중국의 수요 감소로 원자재 수출이 예전만 못하지만 제조업은 지나친 관료주의, 부정부패, 부실한 사회기반시설 등으로 인해 그 빈자리를 전혀 메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었다. 201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낙폭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사회기반시설이 가장 부족하고 관료주의가 팽배한 국가로 꼽힌다. 올해 세계은행의 사업하기 쉬운 국가 순위를 보면 인도네시아는 189개 국가중 114위에 이름을 올렸다. 말레이시아 보다 100위 가까이, 베트남보다는 30위 이상 아래다.

자바섬을 중국의 선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명분이 여기에 있다. 자바섬을 자체 항만과 발전시설 등을 갖춘 독립적인 특별 경제구역으로 지정하면 인도네시아 다른 지역 상황과 상관 없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바섬을 중국의 선전으로 만들기 위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노력은 실제 성과를 내고 있다. 센트럴 자바의 섬유, 신발, 가구를 비롯한 공산품 수출은 지난 4년간 46% 증가했다.

싱가포르 국영기업 셈브코프디벨롭먼트와 인도네시아 기업 PT카와산인더스트리자바베카는 센트럴자바 지역에 2700헥타르에 달하는 산업단지 개발에 착수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 4번째로 큰 컨테이너 터미널이 세워지고 있으며 수도 자카르타를 잇는 철도와 고속도로 공사도 진행중이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