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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백수오 외치던 증권사들 자포자기…투자자, 사후 분석 더 절실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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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백수오 외치던 증권사들 자포자기…투자자, 사후 분석 더 절실한데

내츄럴엔도텍이 보관 중인 백수오 원료에서 가짜 원료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지방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관계자가 백수오 유전자 추출 전처리과정 작업을 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내츄럴엔도텍이 보관 중인 백수오 원료에서 가짜 원료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지방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관계자가 백수오 유전자 추출 전처리과정 작업을 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최경환 기자] '가짜 백수오' 사용이 들통나 주가가 급락한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 놓았던 증권사들이 할말을 잃게 됐다. 피해를 본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사태 이후 주가 분석이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이 발표한 내츄럴엔도텍의 분석 보고서(리포트)는 모두 44건에 달했다.
대다수 보고서들은 긍정적인 내용이었고 일부는 '세계를 향한 위대한 걸음'이라는 식의 장밋빛 투자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키움증권이 지난달 6일 낸 보고서는 "내츄럴엔도텍이 작년 말까지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으나 올해 국내 유통채널 다각화 등의 성장성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종전 6만6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불과 보름 뒤 '가짜 백수오' 파동이 터지면서 주가는 2만9000원으로 떨어졌다.

교보증권도 지난 3월30일 "해외 영토 확장으로 고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6만1000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하나대투증권도 같은 날 "내수 백수오 시장의 성장성과 해외 진출까지 고려할 때 성장성 확보가 분명해 주가도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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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증권사의 보고서 제목은 분석가적인 냉철함을 갖추지 못한 채 과장과 흥분으로 도배됐다.
유진증권은 "세계를 향한 위대한 한걸음", 이베스트증권은 "꿈의 현실화 국면", 키우증권은 "백수오는 여성 갱년기 장애 개선시장서 패션 아닌 대세!", 교보증권은 "미개척 영토가 많다"는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결과 가짜 백수오임이 드러났고 검찰 수사도 시작됐지만 증권사의 추가 분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이 2건의 보고서를 내 투자의견을 '적극 매수'에서 '매수'로 한단계 낮췄을 뿐이다.

한 개인 투자자는 "가짜 백수오 사건처럼 돌발적인 변수가 생기면 주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은 이해 하지만 과장된 투자 권유는 문제가 있다"며 "사건 터진 뒤에 오히려 증권사의 분석이 더 절실한데 입을 닫은 건 비겁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경환 기자 khchoi@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