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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LG이노텍-LG전자-(주)LG의 급여 공시를 보니… ‘퍼즐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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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LG이노텍-LG전자-(주)LG의 급여 공시를 보니… ‘퍼즐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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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증권전문기자] LG이노텍의 LG상표 사용료 적정성 여부를 계기로 살펴본 LG이노텍-LG전자-(주)LG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실태는 이들 회사의 급여 공시 내역으로도 엿볼 수 있다.

지주회사 LG의 손자회사인 LG이노텍이 제출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 1분기 임원들의 평균보수는 4억4400만원으로 나타났다.
LG이노텍의 등기이사들의 보수는 전년동기에 비해 크게 늘었는데 이는 이웅범 대표의 올해 1분기 수령액이 9억9600만원에 달하고 사내이사 2명의 보수와 합해져 3명의 평균을 낸 금액이어서 사내이사의 평균 보수가 훨씬 높아진 셈이다.

LG이노텍의 대주주인 LG전자의 올 1분기 보수지급 금액은 등기이사 2명에 대해 11억6100만원을 지급해 개인당 5억8100만원을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LG전자의 등기이사는 구본준 부회장, 강유식 부회장, 정도현 사장 등 3명의 이름이 올려져 있는데 강유식 부회장은 비상근으로 나타나 있다.

지주회사인 LG는 올 1분기 등기이사 3명에 대한 총 보수가 34억5665만원으로 집계돼 개인당 11억 5221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본무 회장의 올 1분기 보수는 24억 7700만원으로 지주회사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액을 끌어올리는 주역이라 할 수 있다.

지배구조에서 최정점에 서있는 지주회사 LG의 등기임원 보수가 가장 많고 자회사인 LG전자의 등기임원 보수가 다음을 차지하며 손자회사인 LG이노텍의 등기임원 보수가 가장 낮은 순위를 보이고 있다.

LG이노텍의 이웅범 대표의 올 1분기 수령액 가운데 지난해 실적 호전에 따른 특별 상여금이 7억4600만원으로 나타나 상여금을 제외할 경우 LG이노텍 등기임원의 보수는 훨씬 낮아지게 된다.

지주회사 LG의 사외이사는 올 1분기 1950만원을 받았고, LG전자의 사외이사는 2000만원, LG이노텍의 사외이사는 1600만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이노텍의 직원들은 올 1분기 2700만원을 받았는데 지난해 호실적으로 인해 상여금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 직원들의 지난해 1분기 급여는 1500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지주회사 LG의 직원들은 올 1분기 평균 2323만원을 받았고, LG전자 직원들은 평균 20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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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공개 등기이사 급여 파악하는 것은 ‘퍼즐 맞추기’… 관련 공시제도 개선 시급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등기이사의 급여가 밝혀지지 않는 기업들이 상당수이다.

이들 기업들은 등기이사 급여가 5억원 이상 수령자에 한해 공개하도록 되어 있어 5억원을 넘지 않으면 등기이사의 급여를 파악하기란 ‘퍼즐 맞추기’와 비슷하다.

등기이사 전체 가운데 5억원 이상 받는 사람들의 보수액을 제외하고 나머지 등기이사들의 몫으로 나누는 방법이 이들 등기이사의 보수액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으로 등기이사들의 급여와 상여금을 파악하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때문에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는 상장기업들의 등기임원에 대해서는 정확한 보수액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일부 기업 가운데에는 비상근으로 되어 있으면서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이 있는가 하면 2개 기업 이상에 적을 두면서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나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주주들의 몫으로 돌아와야 할 회사의 수익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한 사례를 보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권일근 등기임원은 비상근으로 올라와 있으면서 지주회사인 LG의 미등기임원으로 시너지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LG이노텍의 등기이사 평균 보수액에는 비상근이 포함되어 있어 권 이사가 LG이노텍에서 보수를 받고 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권 이사는 또 지주회사인 LG의 전무(미등기임원)로 시너지팀장을 맡으면서 상근하고 있다. 상근 임원에 대해서는 통상 보수가 지급되기 때문에 권 이사는 LG로부터 보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는 권 이사의 보수액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퍼즐 맞추기로 찾아내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LG이노텍의 모회사인 LG전자가 등기이사이며 비상근인 강유식 부회장에 대해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데 대해 LG이노텍의 권이사는 비상근이면서도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 전무는 LG 주식 1024만 9715주를 갖고 있는 3대 주주이지만 미등기임원으로 되어 있어 보수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룹 오너의 가족들은 통상 2~3곳의 회사에서 등기임원이나 미등기임원으로 등재해 놓고 상근할 수 없는 근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보수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투자자의 시각에서 본다면 이 경비는 불요불급한 지출이 될 수 있으나, 정작 이사회는 오너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어 보수지급에 반대할 수도 없는 처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기업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다면 이는 오너家의 전횡을 막을 수 없게 되고 결국 투자자의 손실로 귀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기업들의 투명한 경영과 함께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등기임원들의 보수내역을 공개하고, 오너와 친인척 관계에 놓여 있는 등기 또는 미등기임원에 대해서도 보수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대성 기자(애널리스트겸 펀드매니저) kimds@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