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촌평] 채권 파킹으로 유흥업소 여종업원 동반해 해외여행 한 펀드매니저

공유
1

[촌평] 채권 파킹으로 유흥업소 여종업원 동반해 해외여행 한 펀드매니저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고객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증권사에 채권 매매를 맡기면서 ‘뒷돈’을 챙겨온 사실이 밝혀져 해당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가 허술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증권사 직원이 펀드매니저의 호화 해외여행 비용을 대납하는 관행을 단속한 결과 148명을 적발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증재 혐의로 옛 ING자산운용(현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전 채권운용본부장 A(44)씨를 구속 기소했다.
증권사 직원들은 펀드매니저로부터 채권 파킹 등의 방법으로 채권 매매를 의뢰 받아 중개하는데, 실적이 좋으면 수억원의 성과급을 받아 이 돈으로 펀드매니저들에게 검은 돈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파킹이란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가 사들인 채권을 장부에 적지 않고 중개업자인 증권사에 잠시 맡기는 방식이다.

증권사들은 금리가 떨어져 채권값이 오르면 큰 돈을 벌게 되고 금리가 올라 채권값이 떨어져도 펀드매니저가 다른 채권을 팔아 손실분을 보전해주기 때문에 별로 손해볼 것이 없는 장사다.

검찰은 채권 파킹 기간에 채권금리가 급등해 증권사에 손실이 발생했고, A씨는 손실을 보전해주려고 보유하던 채권을 시장가격보다 싸게 증권사에 파는 방법 등으로 기관투자자에게 113억원 상당의 손실을 전가했다고 밝혔다.

증권사 직원 10명은 지난 2010년부터 4년 동안 채권 매매 중개를 의뢰받는 대가로 펀드매니저 A씨 등 10명의 해외여행 비용을 대납해 1인당 최대 700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펀드매니저 중에는 가족이나 애인 뿐만 아니라 심지어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동반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펀드매니저의 모럴 해저드가 땅에 떨어져 있고 해당 자산운용사의 내부감시제도 또한 허술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에서도 맥쿼리투자신탁운용은 국민연금과 ING생명, 삼성생명의 일임계좌에 부당하게 손실을 입힌 사실이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맥쿼리운용이 국민연금 일임채권과 ING생명, 삼성생명 변액보험 일임 펀드를 이용해 증권사에 파킹된 채권의 손실을 메운 정황을 적발했다. 그 결과 맥쿼리운용의 계열보험사였던 ING생명이 약 100억원 이상, 국민연금과 삼성생명도 1억~수억원대의 손실을 부당하게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채권 파킹이 오래된 업계 관행이라 하더라도 신의성실의 자세로 고객의 자산을 운용해야 할 펀드매니저들이 앞장서 불법을 행한 데 대해서는 금융감독기관의 감독소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금감원이 파악한 채권 파킹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이외에도 KTB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아이엠투자증권, HMC투자증권, 신영증권, 동부증권, 현대증권 등 7개 증권사가 가담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의 자산을 멋대로 처리하고 있는 맥쿼리투자신탁운용에 대해서는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와 손실을 입은 기관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금융감독기관 제재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맥쿼리투자신탁운용의 홈페이지에는 대표이사 Carl Jacobsohn의 인사말이 쓰여져 있다.

“저희 맥쿼리투자신탁운용은 항상 여러분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좋은 투자파트너가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라고...

김대성 기자 kimds@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