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분당예스병원 이정훈 원장은 "요즘 엄마들은 본인의 자녀가 행여나 뒤처질까 봐 조급한 마음에서 일찍 걸음마 연습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근육이나 뼈대가 온전히 발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나치게 이른 걸음마 연습을 시키는 것은 골격뿐 아니라 심하면 척추에도 이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통 9~10개월에 일어서기 시작해 늦어도 16개월 사이에 걸음마를 시작한다. 간혹 기는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걷는 아기들이 있는데 이는 성장이 빠를 뿐, 다른 아기와 비교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아기는 개인차가 있지만 단계별 발달 과정을 거쳐 평생 사용할 척추의 모양을 만들고 허리 근육도 발달시킨다.
하지만 이런 성장과정을 무시하고 엄마의 욕심으로 무리하게 걸음마를 시키게 되면 척추가 아기 체중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해 척추 형태가 변형되기도 하고 키 성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한 척추가 약해져 성인이 돼서 작은 충격에도 허리병을 앓기 쉽다.
한편, 보행기를 태우면 걷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엄마들도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아기는 기어 다니면서 척추 근육을 키우게 되는데 근육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행기를 탈 경우 척추가 올바른 발달과정을 거치지 못하기 때문에 척추측만증을 야기할 수도 있다.
보행기를 타는 유아들이 보행기를 타지 않는 아기들에 비해 걷기 시작하는 시기가 2개월 정도 늦고, 운동 발달도 늦는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보행기는 아기가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똑바로 앉을 수 있을 때 태우는 것이 좋고, 다리를 펼 수 있는 높이로 하루 2시간을 넘지 않게 태워야 한다.
이 밖에도 아기의 허리 건강을 위해서는 아기를 안아 주거나 들어 올릴 때 허리 부분을 꼭 받쳐주고, 혼자 앉게 되는 시기에는 바른 자세를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유은영 기자 yesor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