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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 프로젝트-난지도' 작가 나현, 독일 쾰른 최&라거 갤러리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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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 프로젝트-난지도' 작가 나현, 독일 쾰른 최&라거 갤러리서 전시

인류와 자연이 폭력에 노출된 곳으로부터 작업 시작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바벨탑 프로젝트-난지도'로 2015년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수상후보에 올랐던 작가 나현이 오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독일 쾰른의 최&라거 갤러리(CHOI&LAGER Gallery)에서 개인전 '프로-젝트(Pro-Ject)'를 연다.

최&라거 갤러리는 '런던 미술수업'의 저자이자 아트컨설턴트인 독립 큐레이터 최선희 대표와 런던의 갤러리스트 야리라거와 독일에서 활동하는 최진희 매니징 다이렉트가 함께 손잡고 한국인 예술가들을 유럽 시장에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갤러리다. 오는 5월 노르웨이에 위치한 베스트포센 미술관에서 백현진, 이세현, 이이남, 최수앙 등 22명의 작가가 참여한 대규모 한국 현대미술 그룹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나현 작가는 영상 작업을 포함해 총 35점의 작품을 독일 미술계에 선 보인다.

NA HYUN, Drawing for Missing project 03_ mixed media on paper _80x120cm_ 2008이미지 확대보기
NA HYUN, Drawing for Missing project 03_ mixed media on paper _80x120cm_ 2008
NA HYUN_Meeting after landing II _ C-print _ 36.5x 49cm_2008이미지 확대보기
NA HYUN_Meeting after landing II _ C-print _ 36.5x 49cm_2008
나현은 다양한 문화권과 국가들의 역사적인 사건들을 그의 작업속으로 가져온다. 그는 현대의 사회적 분쟁이나 자연 환경에 대한 갈등을 드러내기 위한 방법으로 회화, 영상, 인터뷰 매체나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를 이용한다.

그의 프로젝트 중 'Missing'(2006~2009)은 한국 전쟁 중 행방불명 된 프랑스 병사들에 대한 오랜 연구다. 프랑스나 한국에서도 이 사건을 공식적으로 기록한 자료는 대부분 불충분하거나 상반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또 'A Song of Lorelei'(2010~2013)에서는 뒤셀도르프를 관통하는 라인 강 유역의 역사적 과정과 한국정부가 추진하였던 거대한 규모의 4대강 사업을 연결하여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나현은 2012년 이후 '바벨탑'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그는 베를린 악마의 산(Teufelsberg)과 서울의 난지도를 현대의 바벨탑으로 간주하고 탐구하며 시각화 하였다. 악마의 산은 그뤼네 발트지역의 녹지대 일부이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폐기물을 쌓아 만들어 놓은 곳이다. 산 정상에는 미국의 관제탑과 도·감청 시설로 최근까지 사용했던 건물의 하얀 돔이 그 봉우리를 장식하고 있다.

반면에 서울의 난지도는 1978년부터 1993년까지 쓰레기 매립지로 사용되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쓰레기 매립지 중 하나로 불어난 한강의 섬이다. 현재는 그 위에 각종 공원이 조성되고 다시 생기를 얻어 자연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지만, 여전히 이 섬은 주변 수역을 오염시킬 수 있는 위험요소이다. 작가 나현은 드로잉들과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들을 담은 목재 서랍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두 개의 산을 전설 속의 탑으로 유추한다.
최근에는 악마의 산에서 자라고 있는 외래 식물들을 채집하고, 독일 크로이츠베르그와 서울 난지도에서 거주하는 외국인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의 유추를 보충해 오고 있다.

인류와 자연이 폭력에 노출된 곳으로부터 시작하는 나현의 작품들은 각양각색의 존재나 관점에 대한 다양성을 호소한다. 부분적으로는 과학적이면서 부분적으로 창의적이기도 한 그의 연구와 표현의 과정들은 역사는 불변의 절대 진리가 아니며 이해에 따라 설정될 수 있다는 그의 역사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