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라틴어인 'sistinere(지탱하다, 유지하다, 견디다)'에서 유래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지구환경 변화와 인류의 존속이라는 문제에 '지속가능성'이란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실질적인 사회 구현, 인류의 존속과 지구환경의 보존 그리고 경제적 개념에 대한 지속가능한 발전이 UN 등에 의해 세계 공통의 목표로 설정되면서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서울대 미술관 관계자는 "이 전시를 통해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 과거에 대한 반성이나 계몽의식, 그리고 불안하지만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봅니다"고 말했다.
개관 10주년전에는 김춘수, 박진영, 이완, 이인현, 이정민, 정직성, 조혜진, 토마스 스트루트(Thomas Struth) 등 8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는 회화, 사진, 설치 등 총 약 80점이 전시된다.
김춘수 작가는 "구체적인 색상의 이름과 더불어 중의적인 의미를 가진 '울트라-마린'은 회화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어떠한 제안을 제시할지 나를 설레게 한다"면서 "회화의 구조를 통하여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그 '끝'에는 명징한 논리의 모습을 한 회화의 구조보다는 저 푸르디푸른 깊이의 슬픔과 불가해한 그리움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직성 작가는 "그림이 삶의 조건 아래에 놓일 경우, 그림이 삶의 압력에 짓눌려 조건의 강도에 먹혀버린다. 반면 그림이 이러한 조건 위에 놓일 경우, 그림은 삶과 무관한 어떤 매우 특수한 것이 되어버린다"면서 "위나 아래가 아니라 그림을 내 삶의 조건들 속에 나란히 놓고, 다른 삶의 상황들을 해결해나가면서 함께 내 그림의 상황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내가 그림을 지속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서울대 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전에는 다양한 전시연계 행사가 개최된다.
또 20일 오후 1시30분에는 '지식과 예술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강연 릴레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서울대 미학과 피터 W. 밀른 교수의 '정보화시대의 지식의 지속가능성', 마리아 린드 2016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의 '큐라토리얼: 예술을 통한 현상의 극복', 황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환경과 경제의 지속가능성', 강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장의 '문화와 생활세계의 경계를 넘어서: 문화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모색'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어 21일에는 김광현 서울대 건축과 교수가 '미술관이라는 건축공간의 지속가능'을 주제로 특강이 예정돼 있다. 또 28일에는 참여작가가 공동으로 '지속가능을 묻는다'를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한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