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정식 아카데미' 출신 디에고와 '독학' 프리다의 작품 한자리서 본다

공유
0

'정식 아카데미' 출신 디에고와 '독학' 프리다의 작품 한자리서 본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멕시코 민중벽화의 거장 디에고 리베라(1886∼1957). 그리고 그와 결혼해 유명해졌으나 교통사고로 인한 육체적 고통과 남편의 문란한 사생활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그림으로 승화한 멕시코의 여류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연인이며 예술 라이벌이었던 이 두 화가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전시가 28일부터 오는 8월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1, 2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멕시코 돌로레스 올메도 미술관에 소장된 두 사람의 회화와 사진, 드로잉, 의상 등 150여 점이 선보인다.
디에고 리베라는 멕시코의 신화·역사·서민생활 등을 민중에게 직접 이야기할 수 있도록 공공건축물에 벽화를 그린 민중벽화의 거장이다.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공산주의자의 이상을 간직한 채 유럽회화의 전통을 멕시코의 전통에 결화시키려 노력했다. 특히 멕시코 인디오 예술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을 한 탓에 그의 작품에는 희망과 두려움, 기쁨이 뒤섞여 있다.

그의 아내 프리다 칼로는 교통사고로 인한 육체적 고통과 남편의 문란한 사생활 탓에 정식적 고통을 겪었다. 게다가 아들 셋을 잃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 같은 최악의 환경을 극복하고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생전 그녀는 "그림은 나의 인생을 채워 주었다"고 말했다.

프리다 칼로 '부러진 척추'(39.8×30.5㎝, 1944)이미지 확대보기
프리다 칼로 '부러진 척추'(39.8×30.5㎝, 1944)
디에고 리베라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자화상'(85×62.2㎝, 1907)이미지 확대보기
디에고 리베라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자화상'(85×62.2㎝, 1907)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 전시가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건 아니다. 지난해 소마미술관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렸는데, 이번에 나온 작품들은 처음 소개되는 것들이다.

주목할만한 작품으로는 프리다 칼로가 교통사고를 회상하며 그린 ‘버스’(1929년), 유산 후 우울증을 겪으며 그린 ‘헨리 포드 병원’(1932년), 척추 수술 이후 쇠로 만든 코르셋에 갇힌 자신의 모습을 담은 ‘부러진 척추’(1944년)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디에고 리베라가 21세에 그린 자화상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자화상’(1909), 자신의 여러 부인 중 첫 번째 부인을 묘사한 ‘안젤리나 벨로프의 초상화’(1918), 쿠에르나바카의 코르테스 궁전에 그린 벽화에서 가져온 ‘농민 지도자 사파타’(932) 등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아카데미에서 정식으로 미술을 공부한 리베라와 독학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완성시킨 칼로의 작품 세계를 한 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방한한 카를로스 필립 올메도 미술관장은 “프리다 칼로의 작품에서는 그녀가 사고로 겪은 아픔과 아이를 갖고 싶어 했던 마음 등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