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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국내외 미술품 경매서 최고가 1-3위 싹쓸이…'무제' 홍콩 경매서 45억6000만원 낙찰로 역대 3위 기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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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국내외 미술품 경매서 최고가 1-3위 싹쓸이…'무제' 홍콩 경매서 45억6000만원 낙찰로 역대 3위 기염

파리 아뜰리에의 작품 앞에 선 수화 김환기 화백.이미지 확대보기
파리 아뜰리에의 작품 앞에 선 수화 김환기 화백.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한국 추상미술의 1세대인 수화 김환기(1913-1974)가 국내외 미술품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작가로 등극한 후 순위 1~3위를 휩쓸었다.

그의 1970년 작품 '무제'는 지난달 홍콩 경매에서 48억6750만원(3300만 홍콩 달러)에 낙찰되며 '국민화가'로 칭송받는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45억2000만원)를 처음 제쳤다.
이어 김환기의 1971년 작품 '19-Ⅶ-71 #209'가 47억2100만원(3100만 홍콩달러)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동안 3위는 45억2000만원의 기록을 가진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였으나 서울옥션이 29일 오후 6시(현지시간)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진행한 제19회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의 '무제 3-V-71 #203'이 45억6000만원(3000만 홍콩달러)에 팔려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김환기는 국내 작가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1~3위를 모두 차지하며 최고의 블루칩 작가로 떠올랐다.

45억6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무제 3-V-71 #203'. 국내외 미술품 경매사상 역대 3위의 기록이다.
45억6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무제 3-V-71 #203'. 국내외 미술품 경매사상 역대 3위의 기록이다.
박수근의 '빨래터'를 끌어내린 김환기의 1971년 작 '무제 3-V-71 #203'은 가로 152.2㎝, 세로 215㎝ 크기의 대형 캔버스에 서로 다른 4가지 색깔과 기법을 담아냈다.

김환기는 서울시대(1958~1963)에서 한국의 자연을 노래했다. 산·달·구름은 그의 주요 소재이며 한국의 자연은 김환기의 손을 거치면서 푸른빛을 근간으로 한 간결한 추상화로 재탄생했다.

특히 김환기는 세련되고 승화된 조형언어로 한국적 서정주의를 바탕으로 한 고유의 예술세계를 정립, 한국은 물론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파리와 뉴욕으로까지 그 이름을 알렸다.
그의 인생 전환점은 19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석한 것이 계기였다. 김환기는 이때 미국행을 결심하고, 과슈 스케치북 몇 권을 챙겨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1964년부터 1970년 첫 점화의 형태가 나오기까지 엄청난 양의 추상화 실험을 진행했으며, 점·선 면으로의 귀착을 위한 다양한 조형 연습들은 색면 추상, 십자구도, 산월 추상 등의 모습으로 종이죽 및 신문지에 유채와 같은 다양한 재료로 남아 있다.

그의 대표 장르인 '점화'는 캔버스에 유화물감이라는 일반적인 서양화의 재료를 사용하면서 표현에 있어 자연스러운 번짐 효과를 더하여 세계적인 코드로의 한국 미술을 표현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경매에서 김환기의 다른 작품 3점도 모두 팔려나갔다.

김환기의 작품 중 가장 먼저 나온 '작품 8-Ⅱ-68-Ⅱ'는 낮은 추정가(6000만원)의 2배를 웃도는 1억5208만원에 낙찰됐다.

김환기의 작품은 서울옥션 경매보다 3시간 먼저 같은 장소에서 열린 K옥션의 홍콩경매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K옥션 경매에선 김환기가 미국 뉴욕에 머물 때 그린 '무제'가 10억1893만원(670만 홍콩달러)에 낙찰된 것을 비롯해 1964년작 'Ⅰ-1964'와 1966년 작 'Ⅶ-66'이 각각 5억4750만원(360만 홍콩달러)과 1억6730만원(110만 홍콩달러)에 판매됐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