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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세무회계㉘] 담배값 인상과 부의 이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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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세무회계㉘] 담배값 인상과 부의 이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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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국가가 국민들에게 세금을 부담 지우는 조세원칙에서 가장 첫 번째 과제는 공평과세다.

공평과세는 모든 국민이 똑같은 금액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과 다른 개념으로 소득규모 또는 계층에 따라 공정하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공평한 과세는 수평적 공평과 수직적 공평으로 구분된다.

수평적 공평이란 소득의 종류가 다른 동일한 소득수준의 국민들 간에 세금부담이 공평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며 수직적 공평이란 서로 다른 소득수준의 국민들 간에 세금부담이 공평하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1월의 담배값 인상은 현 정부의 조세정책과 공평과세의 원칙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는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금연정책을 명분으로 담배가격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2000원 인상했다. 인상률로는 무려 80%의 수준이다.

담배값을 큰 폭 올리면 판매량이 34% 줄어들 것이라던 정부의 주장과 달리 실제 감소량은 12.6%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월별 담배 판매량은 담배값 인상 바로 직전인 2014년 12월 3억9000만갑에서 담뱃값이 인상된 2015년 1월 1억7000만갑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그러나 3월에는 2억4000만갑, 5월 2억7000만갑, 7월에는 3억5000만갑으로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정부가 담배값 인상의 명분으로 삼았던 가격정책이 결국 탁상공론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담배 소비량이 그다지 줄어들지 않으면서 담배세수는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6년 상반기 담배 판매 및 반출량 자료에 따르면 올해 담배 세수는 13조1725억원으로 담배값 인상 전인 2014년 대비 무려 6조182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정부의 금연 정책은 담배값 인상 전과 비교해 특별나거나 흡연자들을 위한 제대로된 지원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금연구역을 강화하면서 벌금을 둘러싸고 흡연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기껏 금연을 독려하는 광고를 내보내는 수준이지 흡연을 고칠 수 있는 금연 전문병원 설립이나 흡연자들이 금연할 때 기존에 낸 담배세를 환급해 주는 등 실질적으로 흡연자를 위한 정책 마련에는 소극적인 분위기다.

흡연자들로부터 걷은 담배세가 흡연자들을 위한 예산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수혜업종이라 할 수 있는 광고산업 등에 지출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셈이다.
담배값 인상으로 인한 담배세의 증가는 다른 세목인 법인세 등과 비교하면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다.

법인세율은 현재 과세표준 2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10%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어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20%의 법인세를 부과하고, 200억원 초과에 대해서는 22%를 물도록 되어 있다.

법인세율은 2009년부터 조금씩 낮춰져 왔고 2012년부터 현재의 법인세율이 계속해서 유지되어 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치권의 법인세 인상 요구에 대해 그동안 법인세 3%포인트 인하액은 연간 2조6000억원 규모에 불과하며 법인세 인상으로는 급증하고 있는 복지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법인세 인상이 복재 재원을 위한 땜질식 징세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논리다.

정부가 담배값 인상으로 올해 추가로 거둬들인 세금 6조1820억원은 법인세를 3%포인트 인상했을 때의 세수에 비해 2.4배 규모에 달한다.

정부가 담배값 인상으로 인한 세수 재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법인세 인상까지도 고려했을 상황을 맞을 수 있지만 풍족한 담배세가 있는 한 구태여 법인세를 올릴 필요가 없게 된 셈이다.

인하대 강병구 교수는 최근 한국재정학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비과세 감면제도를 축소해 과세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며 “최근 소득세 및 소비세를 중심으로 증세가 이뤄졌기 때문에 과세공평성이라는 측면에서 법인세 증세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흡연가들의 세금 부담이 높아지면서 세금으로 인한 부(富)의 이전 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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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