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들어간 생활용품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헤어 에센스, 미스트 등 화장품류뿐 아니라 아기들이 쓰는 물티슈에서까지 독성물질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 성분이 검출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일파만파 커져 이번 주 그 정점을 찍었다. 그나마 믿어왔던 기업의 대중적인 치약에도 유독물질이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이 소비자들의 뒷통수를 강타한 것.
지난 26일 터진 아모레퍼시픽 메디안 치약 사건은 소비자들에게 배신감을 안겼다. 입 안에 직접 머금는 치약 11개 제품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CMIT/MIT가 검출됐으며 해당 원료공급사가 타 기업에도 원료를 공급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얼마나 더 많은 치약에 독성물질이 들어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소비자들은 해당 기업에 대한 고소조치에 들어갔으며 마트 등 각 유통채널을 통해 치약을 무더기로 환불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안티프라그, 시린메드 등 부광약품의 치약에서도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반응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부광약품은 자진회수를 진행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번 치약 사태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도대체 뭘 쓰면서 살아야할 지 모르겠다' '이제 와서 검수하면 뭐하나, 처음부터 철저하게 확인 했었어야지' 등의 반응을 보이며 국내 생활용품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치약 논란 가중과 더불어 미원상사에서 원료를 공급받은 업체뿐 아니라 모든 의약외품 및 화장품 등의 제조사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한지은 기자 jb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