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KISTI 슈퍼컴5호기의 ‘불편한 의혹’

기사입력 : 2016-12-07 07:28 (최종수정 2016-12-0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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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밖에 없는 슈퍼컴퓨터는 국가 경쟁력 제고의 원천이다. 대단위 프로젝트, 과학계의 첨단 연구, 기상연구 등 빠른 계산과 분석을 요하는 곳에 빠지지 않는다. 제약·바이오·비행기·자동차·전자분야 기업들은 신상품 설계시 엄청나게 빠른 계산 및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 중요한 슈퍼컴의 국가 총본산은 대전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다. 그런데 KISTI가 오는 9일 입찰자를 최종 결정해 구축할 예정인 슈퍼컴5호기를 둘러싼 ‘불편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불편한 의혹의 핵심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두가지는 ▲사실상 인텔 칩(CPU)으로 만든 슈퍼컴만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한 점 ▲100점 만점인 제품성능평가(BMT) 구성점수에서 인텔CPU 사용 슈퍼컴에 절대유리한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여기에 50점을 배점했다는 점 등이 꼽힌다.

이로 인해 KISTI는 “사실상 인텔의 경쟁사 칩(GPU)으로 만든 슈퍼컴으로 입찰하고 싶은 업체들을 원천 배제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같은 ‘불편한 진실’, 혹은 ‘불편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드러날 피해에 대해 한 컴퓨터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시스템 기종 선정 결과가 최신 트렌드에 뒤졌고 일방적 기준에 의한 것이었다는 게 드러나려면 최소 5년은 기다려야 할 겁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연구자들은 다른 나라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우수한 고성능 슈퍼컴을 경험할 기회를 놓치겠죠.”

KISTI는 이같은 특정 기업 편들기 의혹 제기에 대해 “누구든 들어올 수 있다”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마치 이솝우화에 나오는 두루미와 여우의 점심초대 우화를 생각나게 하는 입찰입니다. 특정업체는 먹기 좋은 접시에 내놓고 먹게 하고, 다른 업체는 먹기 나쁜 호리병에 음식을 내와 먹으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라는 지적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슈퍼컴 관련업계는 대놓고 KISTI에 불만을 토로하지 못한다.

KISTI가 누구인가. 국내 정부와 주요기관의 모든 슈퍼컴 도입 기종 입찰을 책임지는 슈퍼컴에 관한 한 최고의 권력기관이다. 밉보이면 수억짜리 슈퍼컴 입찰에서조차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업계의 불만은 속으로만 쌓여간다.

KISTI는 이 대목을 되새겨 봐야 한다.

KISTI가 갖는 슈퍼컴 5호기를 비롯한 각종 슈퍼컴 도입 책임과 권한은 혈세를 내는 국민으로부터 잠시 위임받은 것일 뿐이다.

600억원이라는 혈세가 나가는 슈퍼컴 입찰이 불공정입찰 논란에 빠져 있다면 당장이라도 중단하고 과감하게 한점 의혹없는 공정한 입찰절차를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 그래야 향후 한국형으로 구축하겠다는 KISTI의 차기 슈퍼컴 6호기 구축사업도 논란없이 진행할 힘을 얻을 것이다. 혹 5년 후 슈퍼컴 기종선정이 잘못이었다고 결론 나올 때 책임질 사람을 미리 정해 놓으면 이런 논란이 사그라들까.
이재구 기자 j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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