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중국 '인민의 분노'와 공산당 청렴화…시진핑, '부패 호랑이' 사냥 제대로 해야 장기집권 가능

기사입력 : 2016-12-14 08:06 (최종수정 2017-02-07 00:51)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퇴역 참전용사 등 대규모 시위
공산당 정권에 불만 점차 확대
교사들까지 민주화 투쟁 나서

부패실상에 인민들 큰 충격
빈부격차 해소 목소리 커져
공산당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지난 10월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 개최 직전 중국 국내 텔레비전에서는 중앙기율감독검사위원회(中紀委)가 제작한 반부패 캠페인 다큐멘터리(8부작) 프로그램 ‘영원의 길 위에서(직역: 반부패 캠페인이 영원히 끝나지 않음을 의미)’가 17일부터 연속 방송됐다. 프로그램에서는 부패로 실각한 거물 관료들이 잇따라 출연해 막대한 금액의 부패에 대해 ‘반성’의 심경을 토로했으며 시진핑 정권의 반부패 정책이 성공적인 성과를 이룬 것에 대한 강조와 함께 당내에 ‘본보기’의 목적으로 프로그램이 제작됐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긍정적인 의도와는 달리 인민의 눈앞에는 여전히 중국 공산당의 횡포가 지속되고 있으며 인민의 목소리를 들어줄 정부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식만 키우는 꼴이 됐다. 정책적 목적에 의해 제작된 다큐멘터리가 인민들의 의식을 뭉치게 만든 것이다. 방송 이후 베이징시에 있는 국무원 산하의 민원 담당 중앙 부서인 국가신방국을 비롯해 지방정부 앞에는 매일 생활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국민의 진정서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정에 비해 처리된 행정은 극히 미미했으며 국민의 권리를 무시하는 중국 공산당 정권에 대한 불만과 분노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 잇따른 대규모 시위, ‘인민의 분노’ 폭발 직전

지난 10월 11일 전국에서 모여든 퇴역 참전용사와 명퇴당한 군인 등 수천 명이 베이징국방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대 대부분이 ‘국가에 헌신을 맹세’했던 상비군 출신으로 중국 정부에는 극도로 민감한 정치적 문제였기 때문에 엄격히 보도를 통제했으나 대중화된 최신 통신망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민해방군 복장을 한 대규모 시위대는 연금과 의료보험, 기타 퇴역 군인에게 정부가 약속한 혜택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시위를 실행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들 모두는 “우리는 명예롭게 군복무와 전쟁을 치렀는데 현재 정부는 우리에게 너무 가혹하다”며 국방부의 직접적인 해명을 호소했다.

중국 공산당은 세계에서 가장 큰 230만 상비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재향군인사무부’ 같은 재향군인업무를 처리하는 중앙정부 기관이 없다. 또한 재향군인에 대한 예우의 책임은 대부분 빠듯한 재정으로 힘겨운 지방정부의 몫이기 때문에 지역별로 그 대우는 천차만별이다. 중국 정부는 참전 용사와 퇴역 군인의 생활보조금이 농촌지역의 평균 수준보다 약간 높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참전용사는 월 400위안(약 6만7000원) 정도의 생활비를 보조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center
전국에서 모여든 퇴역 참전용사와 명퇴당한 군인 등 수천 명이 지난 10월 11일 베이징국방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한 지난해 시진핑 주석은 ‘국방 및 군대 개혁을 가속화하고 강군•흥군의 새 시대를 연다’는 취지하에 30만 병력 감군을 발표했다. 그로 인해 인민해방군에서는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보장하며 병력의 사회 귀환을 촉구했으며 감군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직업 군관들은 끊임없이 부대를 떠났다. 하지만 지속되는 경제 둔화의 영향은 고용시장 축소로 이어졌고, 사회로 돌아온 퇴직군인을 받아줄 민간부문의 여력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인민해방군을 세계 최고의 군대로 정예화한다는 시진핑 주석의 국방정책이 전혀 예상치 못한 그릇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었기 때문에 조속한 행정 처리는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었다. 하지만 당시 공산당 정권은 국민의 사활이 걸린 진정을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국민을 진압의 대상으로 선정했다. 중국 인권문제 정보사이트 ‘6.4톈왕(天網)’에 따르면 국내 각지의 정부 기관은 시위대가 베이징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니터링을 실시해 강제로 연행해 구금했으며 베이징의 정부 진정서 접수기관 앞에는 상시 파견된 공안이 청원자를 검거하고 구금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 ‘중국공산당은 어떠한 정부일까?’ 갈등하는 인민들

10월 16일 베이징 시위대와 마찬가지로 군복을 입은 수백의 재향군인이 광저우 민정청 앞에 모여 ‘비적타도(打倒土匪)’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항쟁 퇴역군인과 제대간부, 지원병, 베트남 참전용사 등 4부류가 대부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최저계층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호소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시위도 어김없이 보도 통제에만 여념이 없었다.

지난 2005년 국무원은 ‘23호 문건’을 통해 모든 기관이나 사조직 등은 재향군인에 대해 고용 우선순위를 부여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보장했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부분의 지방에서 재향군인에 대한 예우는 형편없다. 빠듯한 재정으로 힘겨운 지방정부로서는 도저히 재향군인들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 관원의 자격으로 중앙 정부에 청원을 올리게 되면 상부로부터 나쁜 인상으로 낙인찍혀 불이익을 초래하는 사례가 빈번해 요구 사항은 항상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소멸됐고 재향군인의 불만과 갈등은 더욱 커져갔다. “백성이 저항하면, 독재의 종말이 올 것이다. 권익수호의 투쟁에 희망이 보일 때 독재는 반드시 멸망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점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center
헤이룽장, 지린, 랴오닝, 허베이, 허난, 후난, 안후이 등 29개 성 및 지역에서 모여든 1만여 명의 교사들이 지난 10월 19일 베이징 인민정부 민원사무국 앞에서 청원시위를 벌였다.
이와 함께 교사들의 민주화 투쟁도 시작됐다. 10월 19일 헤이룽장, 지린, 랴오닝, 허베이, 허난, 후난, 안후이 등 29개 성 및 지역에서 모여든 1만여 명의 교사들이 베이징 인민정부 민원사무국 앞에서 청원시위를 벌였다. 퇴직 이후 노년 사회보장과 의료서비스 등 기본적인 생존권 보장과 교사로서의 권익수호를 외쳤다. 하지만 결국 이들의 목소리도 시위 장소를 벗어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교사 시위에 참가한 헤이룽장성의 왕선생은 “이전 중앙 정부에서 헤이룽장 교사 7000명에게 정규 교원의 자격을 인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500명밖에 인정을 받지 못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관리와 교육국장 등이 공모해 300명의 정규 교원자격 인정서를 경매에 부쳐 3만~5만 위안의 가격에 거래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왕선생은 “나는 2003년에 해고된 후 청소원과 식당 주방 등의 직업을 전전하면서 13년 동안 진정을 계속해 왔는데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교사 시위에 참가자 대부분은 공산당 정권이 근본적으로 자신의 권력 강화 이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 증가하는 부패 관원들의 실태에 ‘인민들 충격’

고급 호텔의 초호화 스위트룸에서 회의를 하고 68채의 대저택을 소유한 공무원, 막대한 양의 고급 옥팔찌를 보유한 관원, 집 침대 밑에 다량의 현금을 숨기고 있는 관원 등…. 중기위가 제작한 반부패 캠페인 다큐멘터리는 중국 인민들에게 관원들의 부패 실태에 대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당국이 공표한 뇌물수수 금액 최고의 타이틀이 높은 지위의 정부 관원이 아니라 헤이룽장성에 있는 국영 석탄기업의 자회사 부사장이 받은 3억 위안이라는 내용이었다.

방송을 접한 이들은 일제히 “자회사의 부사장이 3억 위안의 뇌물을 받았는데 모회사의 사장이나 회장 등 경영진은 얼마나 많은 뇌물을 받고 있는 것일까?” “다른 철강이나 석유 관련 국영 기업 간부는 또 얼마나 뇌물을 받고 있는 것일까?” 등의 수많은 의문을 가지며 분노를 키웠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거나 당국의 명령으로 출연한 부패 고관들이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며 반성하는 장면에서는 “연기가 능숙하다”고 비꼬는 댓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당국에 체포되어 수감된 이후 갑자기 생긴 ‘조국’과 ‘국민’에 대한 애정과 병약한 목소리로 “깊이 반성한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인민의 분노를 식히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오히려 이전의 오만한 태도와 대조적인 지금의 모습에 재미있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충동을 받았다는 사람이 많았다.

▶ 시진핑 정부, 과연 중국 공산당 청렴화 실현할 수 있을까?

중국 공산당 상층부에서 하층부까지의 관원이 그 직무 권력을 통해 사리사욕을 만족시키고 인민에게 있어야 할 자산과 권리를 자신의 품에 넣어 탐내는 실태에 대해 중국 인민은 화가 나 있다. 점점 더 많은 인민들이 중국 공산당의 독재 통치와 장쩌민 정권이 ‘부패로 나라를 다스리는 정책’을 통해 권력과 금력을 쌓아왔다는 사실을 간파함에 따라 중국 사회가 어떻게 공전의 위기에 빠졌으며 경제와 법제, 사회 도덕 등의 무수한 문제가 어떻게 초래됐는지를 인식하게 되었다.

“모든 부패 관원들이 챙긴 막대한 뇌물을 중국 빈곤층의 생활개선과 인민의 사회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하면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까?” “지나친 사회 빈부격차 또한 얼마나 줄어들 수 있을까?”. 대다수의 인민이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중국공산당에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고 알고도 묵살 당했던 일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시진핑 주석의 또 다른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시 주석의 부패 의지가 인민들에게 전달되는 데는 성공했지만 뿌리까지 썩었던 부패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중국 공산당의 청렴화가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하는 화두가 던져졌기 때문이다. 이를 원만하게 평정한다면 시진핑 주석은 만민의 칭송을 받으며 장기집권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패한다면 중국 공산당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길수 기자 gskim@ 김길수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오늘의 핫 뉴스

주요뉴스

중국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공유 된 기사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