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M&A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인트라링크스에 따르면 2016 회계연도의 전세계 M&A 딜 건수는 전년 대비 3% 증가해 역대 최고치인 2007년의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조사됐다.
인트라링크스는 올 1분기 한국에서의 M&A가 전년동기 대비 14%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M&A 열기는 예상외로 뜨겁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電裝)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80억 달러(한화 9조3384억원8800만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혀 M&A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지난해 9월 MBK파트너스가 영국 테스코의 홈플러스 지분 100%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한 국내 M&A 역사상 최대금액을 훨씬 뛰어 넘는 규모다.
한국에서 M&A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고 활성화되고 있는 징표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M&A 업계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절 가장 호황을 누렸다.
올해 들어 기업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M&A 업계가 다소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A는 매도자와 매수자라는 거래 상대방이 서로 상반된 입장에서 거래를 할 수 밖에 없지만 ‘한 배’를 타야 하는 숙명적인 관계라 할 수 있다.
M&A 업계에 오래 종사하다보면 ‘뭐 좋은 물건(회사) 있으면 연락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당장이라도 M&A에 나서겠다는 기세이지만 실상 M&A에 들어가면 99.99%가 성사되기 힘들다.
M&A가 이뤄지려면 가장 먼저 인수자가 인수목적을 분명히 설정하고 인수자금 조달 등 인수전략을 갖춰놓고 있어야 한다.
인수목적도 불분명하고 인수전략도 없는 상태에서 매도기업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면 번번이 퇴짜를 맞는 경우가 다반사다.
매도자로서는 자칫 정보가 자칫 새어나가면 영업활동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어 M&A 업계 종사자들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회사내에서 M&A 실무를 맡은 사람은 무엇보다 오너의 M&A 동기와 목적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평소 만나기조차 어려운 오너로부터 M&A 지시를 받게 되면 감히 오너에게 자세히 물어보지도 못하고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자연 오너의 의중에 맞는 M&A를 찾아내기란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
가장 먼저 M&A의 목적과 동기를 분명히 해야 한다. 사업다각화를 위한 수평적 M&A를 할 것인지 아니면 확고한 계열화를 완성하기 위한 수직적 M&A를 할 것인지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인수자는 매도하려는 기업에 대해 최대한의 예의를 다해야 한다.
회사를 매각하려는 오너보다 회사에 더 잘 알고 있는 인수자는 없다. 오너는 회사를 보유할 때의 가치보다 인수가격이 낮을 경우 매각하려 하지 않는다.
가업승계가 되지 않고 오너 건강상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회사를 매각할 때도 있다. 이 경우에는 인수가격보다 회사와 종업원에 예의를 지키는 매수자에게 호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적대적 M&A가 인수 후 회사 경영에서 종종 실패를 경험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M&A는 결국 회사를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사고 이들의 협력으로 회사를 키워나가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피인수 회사의 CEO 동의 없이는 절대로 피인수 회사의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다는 美 시스코社의 ‘마리오 룰’(Mario Rule)도 M&A 업계의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정유년 새해에는 M&A 첫걸음부터 M&A의 목적을 보다 명쾌하게 수립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한·중 M&A거래사)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