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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기자의 시식코너] 미국産 흰색 달걀 직접 먹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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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기자의 시식코너] 미국産 흰색 달걀 직접 먹어 보니…

미국에서 수입된 달걀이 오늘(23일)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사진 위쪽은 국내산 달걀로 가격은 1만원이다. 반면 사진 아래의 미국산 달걀은 8950원에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수입된 달걀이 오늘(23일)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사진 위쪽은 국내산 달걀로 가격은 1만원이다. 반면 사진 아래의 미국산 달걀은 8950원에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조규봉 기자] 미국산 달걀 맛은 어떤 맛일까? "달걀 맛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하는 생각이 앞섰지만, 궁금했다. GMO(유전자변형작물) 사료를 먹여 키운 닭이 낳은 닭걀이라고 논란이 있었다. 사실 한국에서 먹는 수입산, 특히 미국산은 육류는 거의 다 GMO사료를 먹고 큰 것들이다. 이미 밥상에서 GMO고기를 매일 먹다시피 하면서 GMO달걀 자체를 혐오하고 절식하는 자체가 넌센스다.

GMO에 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에 이런 말들이 돈다.
"30년 넘어 먹어온 식품이니, 안전성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다. 단지 웰빙바람을 타고 온 식습관이 초래한 잘못된 생각이다"

식량안보학자들도 GMO에 대해서는 아주 긍정적이다. GMO식품이 없었다면, 식량 위기에 처했을 것이란 게 그들이 GMO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 소비자들에게 GMO식품은 혐오식품 중에 하나다. 국산 롯데제과 치토스에는 있고, 코스트코에서 파는 치토스에는 없는 게 있다. 바로 GMO표기다. 혐오식품처럼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제품 포장에 GMO표기를 했다간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기 십상이어서 국산 제품에는 GMO표기가 없는 것이다.

식약처에서도 GMO에 대한 안전성 관리를 아주 철저하게 한다. 식품위생법에는 GMO를 표기하라고 되어 있지만, 관련 고시에서는 안전성 논란 때문에 GMO표기를 하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그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으니, GMO표기를 안해도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대로 절처하게 관리를 하니까, 더 GMO표시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 둘 사이에 의견이 아주 극하게 대립한다.

그런 면에서 GMO 달걀 논란도 나온 것이다.
어쨌든, 무능한 정부 탓에 이례적으로 미국산 달걀이 식탁에 오르게 됐다. 정부는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파동으로 인해 산란계를 살처분, 달걀이 품귀 현상을 빚자 궁여지책으로 미국산 달걀을 수입해 시장에 공급했다. 23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하얀색의 미국산 달걀이 첫 선을 보였다. 지금까지 다양한 식품이 수입이 됐지만, 미국산 달걀이 수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건너 온 수입산 달걀을 직접 먹어본 결과 국내산 혹은 국산 달걀과 큰 차이는 없었다. 평상시 먹었던 달걀 맛과 똑같았다. 단지 색깔 면에서 이질감이 컸다. 기존 갈색 달걀은 익숙했지만, 흰색의 달걀은 간혹 양계장에서 품종이 다른 닭이 낳은 달걀이라는 설명 정도를 들었던 게 전부다.

달걀은 영양의 보고라도 한다. 그런면에서 달걀만큼은 무항생제 달걀을 먹었다. 온전히 그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서다. 그런 습관에 길들여져 있던 터라, 맛이 같아도 느낌은 천차만별이었다. 혹자는 이번 설명절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하기 위해 미국산 달걀을 구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찜찜한 기분은 지워지지 않았다고.

직접 먹어보니, 찜찜한 기분은 봉기자도 비슷했다.
조규봉 기자 c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