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진단]사교육 폐지가 아닌,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사교육 대책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 2017-02-06 10:07 (최종수정 2017-02-0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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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회 중부대 교수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남경필 지사의 사교육 폐지 주장을 비판했다. 남경필 지사의 사교육 폐지 주장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공교육의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학생·학부모를 위한 맞춤형 교육과 학습 기회를 제한하기에 학생·학부모를 위한 주장도 아님을 밝혔다. 또한 사교육 폐지를 위한 ‘교육 김영란법’은 헌법이 정한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기에 가능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대선공약으로 사교육 폐지론만이 아니라, 서울대 폐지론, 대학입학보장제도, 수능자격고사제 등이 난무하면서 학부모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런 주장들은 지난 대선 때 나왔던 선행교육금지 주장과 같은 포퓰리즘 대책이다. 일시적으로 국민의 관심은 모으겠지만, 실현 가능성이나 사교육비 경감의 실효성은 거의 없는 대책이다.

수능자격고사는 대입정원보다 대학입학희망자가 적은 상황에서는 사실상 무의미한 대책이다. 아예 수능을 없애자는 주장과 동일한 것이다. 사실상 학생부만 가지고 대입전형을 하자는 주장과 의도가 같다고 할 수 있다. 대학입학보장제도는 헌법에 보장된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고, 서울의 주요 사립대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없기에 사교육비 경감의 실효성이 적다. 또한 대학 전공별로 지원자의 선호도 차이가 발생할 경우 해결이 어렵다. 결국 이들 주장은 현행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비판을 다른 쪽으로 돌리면서, 학생부위주전형을 더욱 강화하려는 편법으로 추정된다.

필자는 이미 사교육비 대책으로 노무현후보 진영에 2002년부터 EBS인터넷수능방송을 제안했고, 2003년부터는 학생부 내신 중심의 대입제도는 오히려 사교육비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며 비판했다. 동시에 내신, 수능, 논술을 모두 반영하는 ‘죽음의 트라이앵글’ 방안이 아니라, 각각의 전형요소를 중심으로 반영하는 ‘희망의 트라이앵글’ 방안을 주장했으나 교원단체의 반대로 적용이 늦어졌다. 겨우 2012년 대선에서나 그런 주장이 교육공약에 반영됐다.

필자는 2009년에는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중심으로 준비한 ‘사교육비 경감 긴급대책’을 작성하여 발표한 바 있다. 언론에 ‘곽승준-정두언안’이라 불렸던 방안이다. 당시 특목고 입학전형 개선, 자사고 추첨입학제도 도입, 입학사정관제 축소 개선, 절대평가제 도입, 학원 교습시간 제한 등 긴급한 대책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특목고 입학전형 개선, 자사고 추첨입학제도 등은 이루어졌지만, 입학사정관제 축소·개선, 절대평가제 도입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절대평가제 성격의 성취평가제의 대입 반영을 유보해 버렸다.

2017년 현재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포퓰리즘 대책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과 함께 타당하고 실효성이 있는 단기 긴급대책을 나누어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제시할 네 가지의 근본적인 중·장기 대책은 학벌사회가 아닌 ‘정의로운 능력사회’ 구축, 대학서열구조 완화와 대학교육 혁신, 학생 중심의 유·초·중등 공교육 혁신, 생애단계별 평생학습·평생직업교육체제 구축방안이다. 이는 사교육의 근본적인 원인인 학벌 중심 대학서열구조와 대입경쟁체제, 학생 중심의 공교육 미흡, 평생학습·직업교육 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학벌사회가 아닌 정의로운 능력사회 구축 방안이다. 정의로운 능력사회 구축을 위해서는 먼저, 모든 개개인이 자신이 가진 다양한 강점, 잠재력, 능력을 마음껏 키우고 펼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다음에는 학력이나 학벌이 아니라, 공정하게 개개인의 공통시민역량(또는 공통핵심역량)과 다양한 직무능력을 공적으로 파악·인증할 수 있고, 그러한 다양한 능력 중심으로 고용하고 승진하고 대우받는 고용·승진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현재 적용되고 있는 공기업별 직무능력평가가 아니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대학생핵심역량평가를 개선하여 성인 모두에게 적용하고, 그리고 교육부와 대한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한 공적 차원의 직무능력평가를 새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견하고 키우기 어려운 계층·집단을 위한 적극적인 차별정책이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불평등한 능력사회가 아니라, ‘정의롭고 평등한’ 능력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학벌 타파를 위한 특별대책으로는, 공무원 선발과 공기관 직원 선발 시 특정대학이나 특정고교 출신자 상한비율을 정하여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공공의 영역에서만이라도 특정학교 출신자 상한비율을 적용하되, 그 비율을 연차적으로 30% ⇒ 20% ⇒ 10% 순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 방안은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공익이 기본권 침해보다 더 크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판단되지 않는다. (이는 광주교대 박남기교수의 기본아이디어를 참고하였음을 밝힌다. 다만 대상과 비율은 필자의 의견이다.) 공적 영역에서 적용한 후 점차 민간영역에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도록 권장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특정 대학이나 특정 외고를 위한 지나친 입시경쟁과 서열구조도 점차 완화될 것이다.

둘째, 비정상적인 고입경쟁과 대입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반드시 대학서열구조 완화와 대학교육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교육 혁신의 주요 방안은 사회수요와 괴리된 현재 전공체제와 교육과정 그리고 학사운영체제를 사회수요 맞춤형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하지만 대학교육 혁신은 너무나 많은 방안이 요구되기에, 이 글에서는 대학서열구조 완화 방안을 중심으로 살피고자 한다. 필자는 대학서열구조 타파라는 선동적 구호보다는 대학서열체제의 다원화·유연화, 그리고 역전 가능성 확대를 강조하고자 한다. 대학서열체제의 다원화·유연화를 위해서는 서울대를 포함한 국·공립대학의 네트워크화를 거쳐 전면적인 통합운영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특성화와 진로중심의 대학입학전형제도, 양질의 대학교육기회 확대, 대학 교육력 신장노력, 학생에게 나타나는 교육성과 중심의 대학재정지원 추진, 경쟁력 없는 대학의 퇴출 유도 등이 맞물려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대학 학벌이 아니라, 대학의 교육노력과 학생의 학습노력 및 성장의 결과가 제대로 반영되는 핵심역량 또는 직무역량 등 교육성과지표가 필요하다. 이는 전술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대학생핵심역량평가, 그리고 교육부와 대한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한 공적 차원의 직무능력평가 그리고 대학 학부교육실태조사 등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전술한, 특정학교 출신자 공직선발 상한제 역시 대학서열구조를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대학서열구조 완화와 대학교육 혁신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중·장기적인 대입제도 혁신방안도 함께 추진되어야 하나 이는 별도의 상세 서술이 필요한 정책영역이다.

셋째, 교육기관·교육자 중심의 교육체제가 아니라, 학생 중심의 유·초·중등 공교육 혁신이 필요하다. 학교가 학생의 학습과 성장을 책임지는 ‘완전책임교육’이 요구된다. 모든 교육정책, 교육실천, 교육복지가 학생을, 학생의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교육단계에서 학생의 인권과 참여, 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영유아단계에서부터 학생 개개인의 지성과 감성, 덕성, 신체적 건강이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되어야 한다. 유아교육의 진정한 국가책임제, 유아학교 체제 도입, 유아교육의 질 향상, 교육력 향상, 유아교사에 대한 지원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울러 학생 개개인의 적성, 잠재력, 강점이 계발되어 다양한 성장이 보장될 수 있도록 ‘모든 학생을 위한 개별 맞춤형 수월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학생 개개인의 강점을 통해 자신의 성장, 자신의 진로 개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교육이 ‘모두를 위한 맞춤형 수월성교육’이다. 이러한 방향으로 학교체제, 교육과정, 교수학습, 평가체제가 전면적으로 혁신되어야 한다. 나아가 학생 상호간의 협력을 통해 창의적으로 문제해결 능력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교육과정은 박근혜정부의 획일적인 ‘통합형 교육과정’을 타파하고,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적성, 잠재력, 강점을 찾아 지원할 수 있는 학생중심형, 강점지원형, 진로맞춤형 유연교육과정으로 개편해야 한다. 학생 중심의 유·초·중등 공교육 혁신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학습부진아를 지원하는 맞춤형 교육이다. 학교에서 학습부진아를 객관적으로 판별하고 원인과 수준에 따른 맞춤형 보상교육을 책임져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학습부진 상태에서 상급학년, 상급학교를 진학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학습부진이 누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수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확대, 내실화도 있어야 한다. 영유아교육과 초등교육 단계에서는 돌봄교육을 보다 내실 있게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특별한 재능을 지닌 아동들을 위한 영재교육도 국가 차원에서 내실 있게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학생 중심의 유·초·중등 공교육 혁신을 지원·촉진하기 위한 교원정책 혁신이 필요하다. 신뢰성이 없는 동료교사나 관리자 중심의 교원평정·승진이 아니라, 학생교육·학생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한 교원이 인정받고 승진하고 보상과 명예를 누리는 교원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모든 유·초·중등학교가 학생의 성장을 책임지는 ‘완전책임교육’을 실현해야 한다.

넷째, 학령기교육이나 대입에서 미래가 결정되는 현행 교육체제가 아니라, 생애단계별 평생학습·평생직업교육체제 구축을 통해 전 생애에 걸쳐 모두가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평생학습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특히 고교 졸업 후 대학 미진학, 미취업 청년들을 위한 직업교육을 대학생국가장학금 지원 수준만큼 대폭 확대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대학 미진학, 미취업 청년들이 사회하층계급으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훌륭한 사회인·직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청년을 위한 취창업지원체제도 내실 있게 전면 확대·개편해야 한다.

중·장년과 노년층을 위한 최소 5년 단위의 단계별 직업교육 바우처(자유수강권)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중·장년과 노년층을 위한 대학평생교육체제도 확대해야 한다. 선취업 후진학보다는 일과 학습, 학습과 일을 병행하며 전문가로 성장하는 성장경로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생애단계별 평생학습·평생직업교육체제 구축을 위해 추가로 1조5000억 원 이상의 재정 투입을 각오해야 한다.

아울러, 부모에게 지원되는 영유아 양육수당 지원, 대학생 국가장학금 지원, 실업수당 지원, 창업수당 지원,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노인수당 등 사회복지 지원을 최대한 부모교육, 대학생 기본교육, 기업가정신 및 창업교육, 직업능력개발교육 등 온오프라인 교육·학습 지원과 연계하여 운영해야 한다. 복지 차원의 수당·장학금 지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학습 지원과 연계하여 운영함으로써 소비적인 복지가 아니라, 생산적인 사회복지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1조5000억 원의 재정이 투입되더라도 고용 확대를 통해 그 이상의 조세 수입이 이루어지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이러한 근본적인 대책과 함께, 타당하면서도 실효성을 함께 지닌 단기 긴급대책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사교육현상은 근본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교육정책 변수에 의해 좌우된다. 따라서, 입시정책과 대체재 공급 관련 교육정책이 요구되는 것이다.

첫째, 긴급대책은 대입제도의 부분 개선이다. 전면적인 혁신은 중장기 대책에 해당되는 것이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의 부분 축소·개선, 특히 학생부 비교과 반영 비율 점진적인 축소와 반영 방법 개선, 지나치게 확대된 면접 반영 비율의 점진적인 축소와 반영 방법 개선, 학생부 기록 방법 개선이 시급하다. 아울러, 모든 전형에서 수학과 영어 반영 비중 축소(일부 전공 제외), 대학별 논술 공동출제 유도 등이 단기대책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수학과 영어 사교육비와 대학별 논술 사교육비를 부분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지나치게 축소된 정시수능전형을 부분적으로 확대하며 진로맞춤형 수능전형으로 바꾸어가는 정책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사교육비 경감과 함께 전형의 객관성과 공정성 그리고 타당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2단계 고교평준화체제의 전면 구축이 필요하다. 특목고(외고·국제고), 자사고는 폐지하는 것보다 존속시키면서, 교육과정 운영 혁신, ‘선 지원 후 추첨’ 방안을 도입하되 점진적으로 일반고로의 전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여타 모든 고등학교의 전면적인 고교평준화체제, 즉 ‘선 지원 후 추첨’ 제도 도입이 추진되어야 한다. 학교가 학생의 학습과 성장을 책임지는 ‘완전책임교육’ 추진을 통해 고교의 교육력 신장, ‘모든 학생을 위한 개별 맞춤형 수월성교육’을 병행함으로써, 하향평준화가 아닌 상향평준화가 되도록 해야 한다. 다만, 교육감이 인정하는 일부 직업교육고등학교(마이스터고, 일부 직업교육특성화교)에 한해 일부 학교별 선발을 허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침을 통해 현행 특목고·자사고 입시 사교육비, 비평준화 지역의 고입사교육비, 중학교 내신 중심의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 대비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유아·초등학생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방과후 한글과 수학 교육 지원, 창의적 사고력과 논술 교육 지원, 영어 학습 지원, 돌봄교육 확대와 내실화가 시급하게 필요하다. 특히, 유아·초등학생을 위한 기존 돌봄교육정책에 대한 평가를 통해 내실 있고 실효성 있는 돌봄교육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적어도 1조 이상을 추가 투입할 각오를 해야 한다.

넷째, 중·고등학교의 학교교육 다양화·특성화와 함께 방과후학교 체제의 전면 혁신과 내실화가 요구된다. 모든 학교의 학교별 교육과정 다양화·특성화를 지원·촉진하고, 이를 위해 단위학교 자율 권한을 확대하며, 특히, 일반계고교에서의 예·체능과정 개설 확대와 내실화를 모색해야 한다. 방과후학교 체제의 전면 혁신과 내실화를 위해서는 방과후학교 운영책임자와 운영지원체제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 방과후학교 운영책임자를 추가 임용하고, 학생 수준별, 선택형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며, 교육성과를 중심으로 한 평가 환류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방과후학교 체제의 전면 혁신과 내실화를 위해서만 적어도 연간 2조 이상 재정 투자를 확충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다양한 국·공립 대안학교 설립을 통해 학습자의 다양한 학습욕구를 수용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초·중·고등학교의 교육혁신 지원과 사교육비 경감, 그리고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학교의 교육지원전문인력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방과후학교 관리자와 교강사 인력 확충, 전문상담인력 확충, 교무행정보조인력 확충, 진로진학지원전문가 확충, 과학실험보조인력, 교육정보화 지원인력, 학교 방범인력 확충 등을 충원하고 관련 교육서비스를 대폭 향상시켜야 한다. 특히 최근 증가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컨설팅, 진로진학컨설팅 사교육을 축소하기 위해 진로진학지원전문가 확충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방과후학교 관리자와 교·강사 인력을 제외하고서라도, 학교규모에 따라 학교별로 평균 10명씩의 전문보조인력을 확충하면, 약 1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연간 3조 정도의 교육재정이 추가 소요될 것이다.

여섯째, 실효성 있는 사교육 대체재인 EBS교육방송에 대한 혁신이 요구된다. EBS 유·초·중학생 학습지원체제 확충이 절실하다. 유아와 엄마가 함께 하는 한글과 수학 교육, 영어학습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중·고교생 공동논술지원이 전면적으로 보완되어야 하고, 기존의 EBS 수능방송도 확대 내실화해야 한다. 개선되는 수능출제경향에 맞춘 창의형 수능대비 강좌가 추가 개설되어야 하고, 학생부위주전형에 대한 맞춤형 지원프로그램도 확충되어야 한다. 동시에 EBS교육방송 내부의 운영혁신, 교육혁신, 교육내실화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일곱째, 학생·학습자의 완전학습을 지원하는 차세대 온라인 교육학습지원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학생을 위한 진단, 교육, 학습, 진로, 진학, 취업 지원을 맞춤형으로 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교육학습지원체제가 필요하다. 다중지능이론에 근거한 학습자 특성 진단, 성격심리와 학습태도 진단과 학업성취 진단이 모두 가능하게 진단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나아가 학습자진단 기반 맞춤형교육콘텐츠 링크 시스템, 학생맞춤형 학습지원체제, 학생맞춤형 진로·진학지원체제, 학생맞춤형 취업지원체제가 구축되어 활용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차세대 온라인 교육학습지원체제는 학생 개인만이 아니라, 학교현장에서 교사도, 가정에서 학부모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이러한 차세대 온라인 교육학습지원체제가 구축되면, 사교육비 경감만이 아니라, 교육·학습·진로·진학·취업에 대한 정보제공체계와 학생·학부모·교사 간의 소통·의사수렴체계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사교육을 폐지할 수는 없다. 사교육비를 단기간에 절반으로 줄이는 방법도 없다. 이명박정부의 사교육비 절반공약은 실현이 불가능했고, 오히려 사교육비는 증가했다. 그러한 주장은 국민을 현혹하는 공약(公約)이다. 학생·학부모를 진정으로 위한 정책도 아니다. 필자는 근본적인 대책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면서도 단기대책을 통해 적어도 5년 동안 30%의 사교육비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입시제도 혁신과 공교육 혁신을 통해 줄이는 사교육 수요, 그리고 EBS를 포함한 공교육체제를 통해 대체되는 사교육 수요를 고려하면 5년 동안 30%의 사교육비 경감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필자가 제시하는 이러한 대책은 단순히 사교육비 경감으로 끝나는 대책이 아니다. 그리고 사교육비를 공교육비로 대체하는 정책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사교육비를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공교육을 내실화하고 전체 학생, 전 국민(학습자)의 맞춤형 교육학습 지원을 통해, 개개인 모두의 성장과 경제 발전, 전반적인 사회 혁신의 동력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또한 공교육과 사교육 모두 학습자에게 의미 있는 학습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필자가 제시하는 이러한 대책은 우리 경제 전반이 어려운 이 시기에 단순히 교육계를 위한 교육재정 확대 필요성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강조하는 학생 중심의 교육혁신은 교육기관·교육자 중심의 교육체제가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교육기관·교육자의 뼈를 깎는 성찰과 희생, 그리고 변화를 위한 노력을 요구한다. 이번 대통령선거가 사교육유발형, 불평등강화형 교육체제를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학생의 학습과 성장을 가장 우선시하는 학생·학부모·국민 중심의 교육혁신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학부모·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은 것은 일부 집단의 타당성·실효성 없는 사교육 폐지론이나, 선행학습·선행교육 금지나 대학입학보장제 같은 주장에 현혹되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대학에 안 가도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에 너무 귀를 기울일 필요도 없다. 특목고나 자사고, 혁신학교 등 일부 학교의 성공이 아니라, 모든 학교교육을 제대로 혁신하고, 학생의 학습과 성장을 제대로 지원하며, 학교가 학생의 교육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하자. 특성화고에서도 대학진학과 취업을 함께 지원하도록 요구하자.

공정한 투명한 대입전형을 요구하자. 국·영·수가 아니라 강점기반 진로맞춤형 교육과 대입전형을 요구하자. 사회적 약자를 위한 더 많은 교육지원을 요구하자. 모든 성인학습자를 위한 대학의 완전한 개방, 단계적인 직업능력개발을 지원하는 교육정책을 요구하고 또 요구하자. 그것은 우리의 권리다. 대한민국 헌법은 이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우리는 대한민국 교육주권자다.
안선회 중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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