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눈코노믹] 후환(後患)을 생각하지 않은 머슴

중국이 사드로 롯데에 보복? 사드보복 운운 기가 찬 이유

기사입력 : 2017-02-09 05:30 (최종수정 2017-04-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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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기자의 눈코노믹] 조규봉 생활경제부 부장대우

[글로벌이코노믹 조규봉 기자]
“정말 사드보복 때문일까?”

중국이 최근 롯데에 취한 조치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의문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삼성이나 LG전자 등에 대한 중국의 보호무역주의는 10년 전부터 시작됐는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보복만으로 중국이 우리나라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는 일방적인 보도들 때문이다.

사드는 사실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

새경(私耕) 받아 일하는 머슴이 집주인보다 더 인심이 좋고 평판도 좋아 모두가 존경한다면 또 시키는 일마다 척척해낸다면, 당장 집주인은 좋겠지만 나중에 후환(後患)을 생각해서 쓰고 버리기 일쑤다. 사극이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얘기다. 소처럼 일 해주는 머슴이 좋지, 소처럼 일하면서 잔대가리 굴려 주인 머리꼭대기에 앉는 머슴은 주인에게 사랑받지 못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굴뚝산업을 기반으로 그간 소처럼 일만해왔다. 그래서 오늘날의 글로벌한 한국을 만들었다. 60대 기업가들이 목에 힘주고 다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IT강국이 됐다. 일만 했던 소가 이제는 머리까지 써서 웬만한 주인역할은 다한다.

머슴으로 봤던 한국을 중국이 견제하는 이유다. 우리나라를 머슴으로 비유한 건 비하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제는 좀 눈을 크게 뜨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거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은 자국내 보호무역주의를 그 어느 때보다도 강화하고 있다. 더 이상 해외의 나라들이 자국내서 잘 먹고 잘사는 꼴을 보기 싫은 거다.

가령 우리나라에서 술을 파는 디아지오나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글렌피딕) 같은 외국계 주류회사들이 술은 한국서 팔고 이익을 모두 본사에 상납하면 국내 소비자들은 술을 마시고도 뒤 끝은 더 안 좋다. 그런데 현실은 우리나라에서 술 판 돈을 자국으로 가져가고 있다. 안 마시면 그만이지만, 마니아층까지 생긴 마당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강제로 막을 순 없다.

중국 뿐 아니라 해외의 나라들이 자국 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드는 중국이 글로벌기업을 대하는 자세에 더더욱 기름을 끼얹다. 이제 활활 타오를 일만 남았다. 중국 의존도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긴장하고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시쳇말로 죽을 맛이다.

대놓고 갑(甲)질하는 중국을 어떻게 이길까? 못 이긴다.

사실 중국이 삼성이나 LG를 땅 줘가며, 자국내에서 왜 키워줬겠는가.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노린 것이다. 이제는 굳이 우리 기업의 기술이 필요없게 됐다. 화훼이와 전기자동차 산업만 봐도 중국에서는 이미 문제가 끝났고, 우리 기업들에게는 문제가 시작됐다.

롯데는 1994년 중국 진출 이후 10조원 이상을 중국 투자했다. 현재 롯데제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120여개 사업장, 2만60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더 이상 중국은 이런 투자가 필요가 없는 나라다.

기업들에게 이제 중국은 블루오션이 아니다. 레드오션이 된 지 이미 10년 전이다. 노다지를 캔다는 언론들의 부추김도 이제는 좀 멈춰야 한다. 조금씩 중국과의 무역을 줄이는 게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이 살길이다.

봉기자가 그간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 맡아본 결과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 어떻게 하면 생존할지 매일 머리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이미 중국서 실패한 기업들을 반면교사 삼아도 좋겠다.
조규봉 기자 ckb@ 조규봉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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