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진단] 사회 불평등 심화시키는 서울 주요 대학과 그런 괴물 만드는 데 일조하는 학생부종합전형과 교육진보세력(?)

기사입력 : 2017-02-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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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회 중부대 교수
서울의 주요 대학이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 단지 대학이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반영하거나 재생산하는 수준이 아니라 이미 대학이 교육 선발을 통해 사회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핵심기제가 되었다. 국민일보의 2월 9일자 보도 “SKY엔 ‘금수저’들이 산다… 재학생 10명 중 7명 부유층”에 따르면 “국가장학금 미신청자와 9, 10분위 인원을 합친 ‘상류층 추정’ 비율은 서울대 74.73%, 고려대 72.27%, 연세대 72.56% 순으로 대동소이했다.” 금수저 대학이 되었다.

학생이 한국장학재단에 국가장학금을 신청하면 학생 가정의 재산과 소득 수준이 확인된다. “한국장학재단은 보건복지부 사회보장 정보 시스템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자부터 10분위까지 학생 가정을 모두 12개 계층으로 구분해 국가장학금을 차등 지급한다. 월 소득과 재산, 부채 자료로 ‘월 소득 인정액’을 산출한다. 9, 10분위는 고소득층으로 간주해 국가장학금을 주지 않는다. 9분위는 월소득이 982만8236∼1295만5402원, 10분위는 1295만5402원(올해 1학기 기준)을 초과하는 가정이다.”(국민일보, 2017. 2. 9)

결국 한국장학재단 자료를 활용한 ‘상류층 추정’ 비율은 서울대 74.73%, 고려대 72.27%, 연세대 72.56%라는 것이다. 이러한 보도는 필자가 분석한 2015년도 통계자료보다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이다. 한국장학재단이 송기석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인 ‘2015년 국가장학금 신청현황’을 필자가 분석한 결과 서울의 주요 사립대학 중 E대학교는 2015년의 기초생활수급자부터 8분위까지의 국가장학금 신청자가 전체 재학생(대학알리미에 공개된 2016년 재학생 총수)의 31.1%, Y대학교는 33.8%, S대학교는 34.5%, H대학교는 37.9%, 또 다른 H대학교는 45.0%에 불과하였다.

전체 재학생 중 기초생활수급자부터 8분위까지의 국가장학금 신청자가 이 정도밖에 안 된다면,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서울 주요 사립대학의 경우 재적학생의 절반 이상이 9, 10분위 학생들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한국장학재단의 2015년 자료를 보면 일부 대학은 3분의 2를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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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특정대학의 수치가 1년 전과 비교해도 더 악화되었다는 것이다. Y대학교의 2015년 9, 10분위는 고소득층 추정 수치가 66.2%였는데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연세대학교의 2016년 9, 10분위 고소득층 추정 수치는 72.56%로 나타났다. 단순 수치로만 본다면 불과 1년 사이에 상류층 비율이 6.36%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연도별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그 변화 추이를 정확히 분석하기는 어렵지만 한 대학의 사례를 보더라도 9, 10분위 고소득층 추정 수치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육 선발의 불평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주요 대학의 계층구조는 ‘와인잔’ 형태라기보다는 거의 ‘T자형’ 계층구조에 가까워졌다. 사회 불평등을 단순 반영하는 수준이 결코 아니다.

필자는 여러 차례 칼럼과 논문 등을 통해 대입제도의 문제, 특히 입학사정관제와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제점을 제기해 왔다. 필자의 일관된 주장과 연구 결과는 대입전형을 통한 사회 불평등 재생산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 실기위주전형, 대학별논술전형 등에서 고소득계층의 자녀가 유리하기에 대입전형, 선발을 통해 계층적 불평등이 재생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단지 대학이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반영하거나 재생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학이 교육선발을 통해 사회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핵심기제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결과를 우파정권인 이명박-박근혜 정권만 만들어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학생부 내신의 교과와 비교과 반영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집단, 입학사정관제와 학생부종합전형을 사실상 확대하자고 주장한 집단은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 등 우파집단만이 아니다. 소위 교육진보세력이라는 교원단체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일부 시민단체의 합작품이라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입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주도한 서남수 전 교육부장관과 강태중 중앙대 교수도 학생부종합전형의 전면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주요 인사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끊임없이 학생부내신 확대, 입학사정관제 확대,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를 외쳐온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 문제가 발생하고 여론이 악화되면 정부를 비판하며 약간 변화한 주장을 개선대책으로 내놓는 방식으로 대입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대입제도의 본질적 문제점은 외면한 채 선행학습 금지, 선행교육 금지라는 현상적인 접근과 주장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하지만 선행교육금지법으로 방과후 학교 수요만 줄고 사교육을 오히려 증가시켜 법률이 다시 개정되었다. 또한 그동안 자신들의 여론조사에서도 입학사정관제와 학생부종합전형이 가장 복잡하고 사교육을 많이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교육 경감을 주장하며 오히려 의도와는 달리 한국사회의 사교육비와 불평등을 더 확대시키는 데 영향을 끼쳐온 이들을 대체 어찌할 것인가?

더욱이 최근에는 진보교육감들조차 교육부와 합작하며 학생부종합전형의 유지와 확대를 추진해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고교입학전형에서조차 대입의 학생부종합전형, 입학사정관전형에 해당되는 학생부 중심 자기 주도 학습전형을 확대하고 있다. 그로 인해, 고교입학-대학입학-로스쿨 등 대학원 입학까지 ‘생애 단계별 불평등 교육선발체제’가 완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본다면, 입학사정관전형과 현재의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는 좌우정권, 그리고 교육 분야의 보수-진보세력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더 우려하는 것이 있다. 괴물로 변한 서울의 주요 대학, 그리고 이러한 대학을 만들어 가는 현재 불평등 교육체제를 해소할 가능성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처구니없게도 교육진보세력이 보수우파와 합작하여 진보를 파괴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사교육비를 증가시켜 온 이런 상황에서는 대선에서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문제가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교육진보세력이 불평등교육체제를 강화하는 입학사정관전형과 현재의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고 있는 이면에는 교원 또는 교원단체 중심의 교육진보세력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그들은 학생과 학부모, 국민의 관점에서 교육을 보지 못하고 있다. 주로 교원 중심, 교원단체 중심, 교육기관 중심으로 교육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학생·학부모의 고통과 요구에 둔감하다.

최근 대선주자들이 교육공약을 발표하면서 학제개편 등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지금 교육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학제가 아니다. 문제는 대입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주자들은 현행 대입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과연 누가 이 문제에 주목하고 올바른 해법을 내놓을 것인가? 교육진보세력은 과연 상대방 눈 속에 있는 티끌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를 보고, 빼낼 수 있을까?
안선회 중부대 교수 안선회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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