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눈코노믹] “백화점에 밥 처먹으러 오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께 드리는 조언

기사입력 : 2017-02-24 05:30 (최종수정 2017-03-1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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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기자 산업부 부장대우
[글로벌이코노믹 조규봉 기자] 며칠 전 롯데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식사 중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한참 맛있게 초밥을 먹고 있었지요. 그런데 등 뒤에서 아주 상스러운 말이 들려왔습니다.

“백화점에 밥 처먹으러 오나?!”

이 소리를 듣는 순간 얼굴이 다 화끈거릴 정도였지요. 마침 제 주변에는 모두 중국인 관광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기에 이런 상스러운 소리를 입에 담는가”하고 궁금하여 식사를 중단하고, 백화점에 밥 먹으러 온 봉기자가 팩트 체크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지요.

한 4명 정도의 말끔히 차려 입은 아재(?)들이었습니다. 양복 상의에는 롯데 배지가 선명했습니다. 봉기자가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초밥을 먹은 게 죄라면 죄이겠죠? 식품점에는 태반이 중국인 고객이어서 잘 못 알아듣는 걸 약점 삼아 던진 롯데백화점 직원의 상스러운 말을 들어버렸으니 말이죠.

백화점에 밥 먹으러 오게 한 것은 원래 백화점들의 전략이었습니다.

아웃렛과 오픈마켓, 소셜커머스의 영향으로 백화점들이 장사가 안 되니까, 급기야 맛집들을 섭외해 지하에 입점을 시켰죠. 그래서 한동안 백화점에 동네 맛집 열풍이 불었죠. 이후 백화점 식품코너가 입소문이 났고, 모객의 수단으로 작용했습니다.

백화점에 밥 먹으로 오게 부추겨 밥만 먹게 하는 게 아니라 단 돈 1만원이라도 더 쓰게 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확실히 자극시킨 겁니다.

효과는 적중했고, 역신장하던 백화점들은 식품점 하나로 기사회생했지요. 루이뷔통이나 샤넬 등 콧대 높은 명품 입점에만 신경을 썼던 백화점들이 식품점에 각별히 공을 들인 까닭입니다. 그 공은 최근에 현대백화점이나 신세계백화점 등 백화점들이 신규점을 오픈한 식품관만 봐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게 말입니까? “백화점에 밥 처먹으러 오냐니요?!” 중국인들이라 우리 말을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그랬다면 더 나쁜 거지요. 안 그런가요? 고객을 대하는 롯데백화점의 속내가 어떤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롯데백화점은 우리나라 1위 유통업체입니다. 그 누구도 그 자리를 넘볼 수 없게 만들어놓은 것은 임직원들이지만, 실제 주인은 소비자들입니다. 그런 소비자들을 중국인들이라고 해서 막 대하는 것은 롯데백화점이 그간 주인을 어떻게 모셨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어느 직원이 그랬냐고요? 롯데에서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르겠네요. 롯데 같은 기업이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비자들에게는 굽실거리는 것처럼 보여도 따지기 좋아하는 아주 속 좁은 쪼잖은 기업이 바로 롯데백화점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거듭 강조하지만 롯데 배지를 단 직원이(‘백화점에 밥 처먹으러 오나’라고) 그랬습니다. 봉기자가 직접 당한 사실입니다. 너무 낯부끄러워 파이팅 기질 넘치는 봉기자임에도 불구하고 차마 이름을 물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초밥 먹다가, 난데없이 듣게 된 상스러운 소리에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라고 했다간 이상한 사람 소리 듣겠다 싶어 참았지요. 당사자는 영문도 모른 채 봉기자를 이상한 사람으로 볼 테니까요.

롯데백화점 그때 그분!, 그러는 거 아닙니다. 고객이 있으니, 롯데백화점도 승승장구하는 겁니다. 최근에 중국인들 안 온다고 징징(?) 되는 백화점업계이지 않나요? 사드배치 운운하지만, 실제 매출 하락의 적은 “밥 처먹으러 오냐?!”고 했던 그런 내부자들입니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 BU장제를 도입했습니다. 각 계열사에 대표이사를 견제하고 때론 도울 수 있는 그런 역할 분담제를 실시한 건데, 고(故) 이인원 부회장의 업무가 쪼개졌다고 보면 되는데요. 이번 인사를 통해 신 회장은 “애완견을 데리고 놀러 와서 일하는 업무 분위기를 조성하라”고 지침을 내렸습니다. “밥 처먹으러 오냐”고 반문했던 롯데백화점 내부자는 분명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니 회장이 나서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사업장에 먹칠을 하는 거지요.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는 봉기자와 인터뷰하면서 회사 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사람은 거의 없고, 있을 수도 없다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 말 이제 못 믿겠네요. 해사 행위를 하고 다니는 이들이 종종 보이니 말이죠. 백화점 직원들 교육 다시 시켜야겠어요. 신동빈 회장께 드리는 조언입니다.
조규봉 기자 c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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