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에 북한의 S/W는 다르다. 국제적인 H/W분야의 반입 제재로 북한은 S/W인력양성에 중점을 둔 교육이 이루어졌다. 1968년 김책공대 컴퓨터학과, 김일성 종합대학에 프로그램 학과를 개설하였다. 또한 1985년부터는 각 대학과 중학교 6학년(고3)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교육이 실시되었으며, 평양정보센터(PCI)가 설립되었다. 1990년에는 조선컴퓨터센터(KCC)가 설립이 되었고, 매년마다 전국 프로그램 경연대회 및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다. 1998년에는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컴퓨터 교육 의무화를 추진하였으며, 김일성 종합대학교와 김책공업대학교에 컴퓨터 과학대학을 설치하였으며, 주요 대학에도 프로그램학과를 신설하였다. 이러한 S/W를 중시하는 정책 결과 매년 1,000여명 이상의 프로그램관련 인력양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 S/W인력이 8만 여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에서 2-3만 명은 즉시 사업에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인도 S/W경연대회’에서 김책공업대학교 학생들이 참가하여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S/W강국임을 보여주고 있다.
예전에도 이러한 사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S/W공동개발 차원에서 S/W 공동개발단지 조성과 S/W 및 디지털콘텐츠 공동개발을 위해서 남북경제협력 경험이 있다.
첫째, 남북이 합영회사를 건설하여 공동으로 S/W를 개발한 사례이다. (주)하나비즈닷컴이 2001년 6월 중국 단동에서 하나프로그램센터를 설립하고 평양정보센터(PIC)와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업을 진행한 사례이다. 또한 엔트렉, IKD도 평양에서 광명성총회사와 고려정보기술센터를 건립하여 S/W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하였다.
둘째, 2000년대 남북한의 민간교류 협력 현황을 보면, 삼성전자는 중국 북경에서 삼천리총회사와 남북 S/W공동으로 개발하였으며, (주)하나로 텔레콤은 평양에서 삼천리 총회사와 3D 단편 애니메이션을 공동제작 하여 성공한 사례이다. 훈넷(합영)은 평양에서 조선장생무역총회사와 인터넷 게임 S/W 공동개발 및 서비스를 하였다. 또한 (주)KT는 평양과 서울에서 삼천리총회사와 음성인식분야 등 남북공동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주)에스피메디텍은 서울에서 삼천리총회사와 북한 특허기술 이용 의료기기를 개발하였다. (주)VT는 중국 상하이에서 삼천리총회사와 휴대폰 분야 S/W공동개발을 하였으며, (주)스튜디오 투모로우는 평양에서 광명성총회사와 판출력인쇄장치(CTP)개발 및 생산을 하였다. (주)아사달은 평양에서 삼천리총회사와 디자인콘텐츠 개발 용역을 하였으며, (재)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은 평양에서 삼천리총회사와 디지털 창작애니메이션 공동제작을 하였다.
북한이 현재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자연어 처리시스템, 영상처리, 기계번역, 각종 제어분야, 문자 및 숫자 인식분야, CAD, 한의학 의료정보시스템이다. 특히 음성인식, 지문인식 등의 각종 인식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게임, 멀티미디어, 시뮬레이션,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국제적인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S/W와 남한의 H/W가 4차 산업혁명을 위해 융합된다면 상호 Win-Win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다.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해빙되어 진전된다면 가장 먼저 시작할 수 있는 사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곽인옥 서울연구원 평양특별위원(동북아공동체 ICT 포럼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