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문재인 후보님 카드수수료는 악이 아닙니다

기사입력 : 2017-03-02 14:48 (최종수정 2017-03-2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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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은성 기자]
예상대로다. 대선 후보로 나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시작으로 여야가 모처럼 '한목소리' 로 카드 수수료 인하를 약속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수수료를 낮춘 지 불과 일 년여 만이다. 카드 수수수료 인하는 각종 선거 때마다 '0순위'로 나오는 단골 공약이다. 카드 업계에서는 "총알받이" 라는 '자조'마저 나온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1월 여신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연 매출 2억원 미만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1.5%에서 0.8%로 내렸다. 연 매출 2억~3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2.0%에서 1.3%로 낮췄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은 연간 6700억원가량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이후 수수료 인하로 가맹점들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은 없었다. 다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소상공인이 얻는 수수료 혜택이 "월 3만~5만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추론이 나오는 정도다. 반면 카드업권과 소비자들의 피해는 만만치 않다. 카드사들은 본업인 가맹점수수료(신용판매)와 카드론 등 대출사업을 통해 수익을 낸다. 지난해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부진을 카드론과 인력 감축 등으로 만회하려 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은 2015년 말(21조443억원)보다 1조6129억원(7.54%) 늘어난 23조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론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저신용자나 저소득층이 생계형 급전이 필요할 때 주로 이용한다. 카드론 증가만으로도 부채부실의 우려를 높이는데 연체율마저 증가세다. 같은 기간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자산 중 연체되거나 손상된 카드론 자산은 1199억원(9.3%) 늘어난 1조4139억원을 기록했다. 영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카드사들이 대출 마케팅에 적극 나선 결과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희망퇴직 등으로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인력이 떠난 업종은 카드업계였다.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이 제공되던 '알짜카드' 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것도 수수료 인하와 무관치 않다. 앞서 카드사들은 지난 2012년 카드 수수료 인하 때에도 각종 부가혜택 축소로 대응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2년 이후 3년 간 카드사가 축소·폐지한 부가서비스는 79건에 달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보면 업황이 더 악화돼 영세 가맹점이 져야 할 부담이 결국 카드 대출자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카드수수료 인하 후 다른 업종에서도 봇물터지듯 수수료를 낮춰달라고 요구하며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한 의원실에 따르면 "보호 대상이 아닌 가맹점들까지 찾아와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유기적으로 얽힌 수수료 문제를 카드사에 일방적으로 부담을 전가하는 땜질처방 대신 합리적인 해법을 점검할 때다. 언제까지 선거 때마다 이 같은 '논란'을 반복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김은성 기자 kes04@ 김은성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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