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셰일 증산에 발목 잡힌 국제유가…‘트럼프랠리’ 효과 없이 50달러선 무너져

공유
0

셰일 증산에 발목 잡힌 국제유가…‘트럼프랠리’ 효과 없이 50달러선 무너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놀라운 세제개혁’ 예고에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던 에너지주가 셰일 증산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말 OPEC의 감산 합의로 이뤄낸 배럴당 50달러 선이 3개월여 만에 깨지며 WTI 가격은 14일(현지시간) 47.72달러까지 떨어졌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놀라운 세제개혁’ 예고에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던 에너지주가 셰일 증산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말 OPEC의 감산 합의로 이뤄낸 배럴당 50달러 선이 3개월여 만에 깨지며 WTI 가격은 14일(현지시간) 47.72달러까지 떨어졌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로 정유업계가 기대하던 ‘매직넘버 60달러’대 고유가 시대가 다시 멀어지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 11월 30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 만에 감산에 합의하면서 달성해낸 배럴당 50달러 선이 깨졌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일대비 배럴당 68센트(1.4%) 하락한 47.7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55~60달러까지는 무난히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배럴당 60달러는 국제 경제에 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산유국들이 재정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스위트 스폿’(sweet spot)”이라면서 국제유가 매직넘버가 50달러대를 넘어 60달러대까지 오를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대비 1.00달러(2.0%) 하락한 49.28달러로 3개월여 만에 다시 40달러대를 찍었다. 이후 계속해서 하락하며 13일 현재 배럴당 48.40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의 ‘놀라운 세제개혁’을 예고에 금융주와 함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던 에너지주가 제2의 ‘트럼프랠리’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 배경으로는 미국 셰일업체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지적했다. 미국의 원유 시추설비 가동건수가 2015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나고, 해외 유전개발에 매달려 온 미국 석유 메이저들이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셰일 증산이 OPEC의 감산 효과를 떨어뜨리고 가격 상승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한국시간 16일 오전 3시께 금리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월간보고서를 통해 미국 내 7개 주요 생산 지역의 4월 셰일오일 생산량이 3월 대비 일일 11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의 감산 합의로 원유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자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이 늘어나 원유 수급 밸런스가 무너지고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 우려까지 더해지며 유가가 맥을 못 추고 있는 셈이다.

유가 하락에 OPEC의 감산합의 연장 여부가 거론되자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5월 OPEC의 정기총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합의 연장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