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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승의 직접] 삼성전자 채용, 서류지원 해보니… “삼성맨 되는 길은 시작부터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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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승의 직접] 삼성전자 채용, 서류지원 해보니… “삼성맨 되는 길은 시작부터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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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 채용 홈페이지 캡처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삼성그룹이 15일 마지막 그룹 공채를 시작했다. 이번 채용을 끝으로 삼성은 그룹 차원이 아닌 계열사별 공채를 시작한다.

삼성전자 지원서를 직접 작성해보니 입력할 내용이 상당히 많다. 현대차와 LG화학의 서류작성에 비해 3배 가량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이수 교과목 세부입력에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삼성맨이 되는 길은 시작부터 난관이다.
이 항목은 전문학사 이상의 학위과정에서 이수한 모든 과목을 등록해야 한다. 대학생들은 졸업까지 일반적으로 40~50개의 강의를 듣는다. 이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니 많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 3급 신입채용 서류작성은 ▲기본인적사항 ▲학력사항 ▲이수교과목 ▲경력사항 ▲외국어/기타 ▲에세이 ▲제출 등 7단계로 구성돼 있다. 지원부문을 선택한 후 7단계 과정을 모두 완료해야 지원서 작성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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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 채용 홈페이지 캡처
전공계열에 따라 지원가능 부문이 나뉘어 진다. 소프트웨어직은 전기전자(SW), 전산/컴퓨터, 물리, 수학 전공자만 지원이 가능하다. 단 영업마케팅직(한국총괄-국내영업)은 전공과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학력입력란에서 눈에 띄는 점은 ‘학번’을 입력해야 한다는 것. 학번을 잊은 지원자는 서류작성 전에 미리 알아놓는 것이 좋다. 성적증명서도 첨부해야 한다.

또한 ‘학업과정 중 특기사항’도 적어야 한다. 학업과정 중 본인의 역량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된 활동이나 경험에 대해 100자 이내로 작성하면 된다. 경력/인턴 경험도 기재해야 하는데, 각 경력마다 수행업무내용, 본인역할 및 기여도 등을 100자 이내로 적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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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 채용 홈페이지 캡처
삼성 서류접수는 영어회화 자격을 보유해야 지원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CE/IM부문 및 전사직속 영업마케팅직(국내영업) 지원자에게 오픽 IM 혹은 토익스피킹 6급 이상을 요구한다. 단 디자인직(GUI) 등 일부 직군은 영어회화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다.
에세이 질문은 지난해 상반기 채용과 같다. ▲삼성 취업을 선택한 이유와 입사 후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기술하시오(700자) ▲본인의 성장과정을 간략히 기술하되 현재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 인물 등을 포함해 기술하시오(작품속 가상인물도 가능·1500자) ▲최근 사회이슈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한가지를 선택하고 이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기술하시오(1000자) 등이다.

에세이는 면접전형에서 질문 소재로 활용된다. 에세이를 작성할 때 면접관에게 ‘질문거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유호승의 작성 후기]


평균연봉이 1억원에 달하는 삼성맨이 되는 길은 시작부터 난관이다. 하나씩 입력해야 하는 항목이 많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내심 ‘삼성이 서류전형부터 지원자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나’라고 생각했다.

삼성전자 지원서에는 현대차, LG와 마찬가지로 지원자의 사진이나 가족사항을 입력하는 항목이 없다. 전공과목 이수기록과 활동경험, 에세이 등을 평가항목으로 반영하고 직무와 무관한 스펙은 일절 반영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최근 채용의 추세인 ‘탈(脫)스펙’을 따르고 있다.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28년을 근무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삼성은 학점이 4.5점 만점에 3점만 넘으면 그 뒤로 학점을 보지 않는다’며 삼성의 인재 채용기준을 설명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삼성은 스펙보다 ‘직무 적합성’을 우선시한다. 그만큼 지원자들은 에세이에 본인이 지원한 직무와 관련된 경험을 에세이에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삼성의 인재상을 에세이에 풀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삼성의 인재상은 ▲끊임없는 열정으로 미래에 도전하는 인재 ▲창의와 혁신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재 ▲정직과 바른 행동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인재 등이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