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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전 대통령, 검찰 출석… ‘8분’ 이동해 ‘8초’ 동안 단 두마디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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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전 대통령, 검찰 출석… ‘8분’ 이동해 ‘8초’ 동안 단 두마디 남겨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사진=YTN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사진=YTN 캡처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검찰에 출석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그는 특유의 ‘올림머리’와 남색 코트를 입고 검찰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6분께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출발해 8분 후인 9시 24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기대를 모았던 대국민 메시지는 겨우 8초에 불과했다.
포토라인에 선 그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말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조사에서 검찰은 ▲삼성·SK 등 대기업 특혜와 관련된 뇌물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제모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연결된 직권남용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 등 관련의혹을 모두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뇌물수수다. 박 전 대통령 측은 해당 의혹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처벌형량이 가장 무거운 만큼 뇌물죄 규명이 검찰 조사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수사팀의 ‘투톱’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 이원석 특수1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을 투입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10일 결정문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 중 상당수를 사실로 인정한 만큼 검찰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와 관계자 진술 등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일부 혐의를 인정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과의 대질심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과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취본은 박 전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로 꼽힌다.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빼곡이 적혀 있는 안 전 수석의 56권짜리 수첩은 국정농단 수사에 결정적 단서가 됐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측은 관련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모르쇠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리에 앞서 혐의의 기초 사실관계를 부정해 검찰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삼성 뇌물혐의와 관련해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최순실의 사익 추구를 지원했다는 의혹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시치미를 뗐다. 블랙리스트와 청와대 문서 유출 의혹도 ‘보고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방어막을 쳤다.

한편 경찰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4개 중대 1920명의 경찰을 투입했다. 검찰청사에도 5개 중대를 곳곳에 배치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