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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궁금하다] “생리대 유통기한을 아시나요?” 대형마트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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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궁금하다] “생리대 유통기한을 아시나요?” 대형마트 가보니…

생리대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3년이다. 규제를 어기지 않았지만, 아슬아슬한 범위 내 제품도 시중 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한지명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생리대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3년이다. 규제를 어기지 않았지만, 아슬아슬한 범위 내 제품도 시중 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한지명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생리대도 유통기한이 있을까?”

궁금증은 우연히 발견한 생리대로부터 시작됐다. 방 청소 중 족히 5~6년은 돼 보이는 생리대을 서랍에서 발견했다. 포장지를 뜯어보니 생리대의 겉부분은 살짝 바랬지만, 물을 넣어본 결과 흡수력은 일반 생리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여자의 몸에 가장 예민한 부분에 닿는 생리대. 업체는 제조일로부터 약 3년 안에 쓰길 권장하고 있다. 제품을 개봉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태와 습도, 온도가 적정해야 함이 전제조건이다. 일반 소비자들도 생리대의 유통기한을 알고 있을까. 대형마트에서 직접 소비자들을 만났다.

◇생리대 유통기한 3년…모르는 소비자 태반


22일 서울 롯데마트 잠실점과 강변점에서 만난 시민 11명을 대상으로 생리대 유통기한을 아는지 물어봤다. 절반 이상인 7명은 “아예 몰랐다”고 답했다.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생리대를 구매하는 시민은 많지 않았다. 알아도 확인하고 사지 않는 이도 있었다.

이모씨(21)는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서 특정 브랜드만 산다. 유통기한도 따져보는 편”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손님 김모씨(36)는 “아내를 대신해 생리대를 사러 나왔다. 종류도 많은데 유통기한까지 있는지 몰랐다”고 전했다.

마트에서 판매 중인 생리대는 제조일자는 다양했다. △LG 유니참 바디피트 볼록 맞춤 울트라 중형 32개입(2016년 12월 19일 제조) △유한킴벌리 NEW 화이트 시크릿홀 울트라 날개 중형 36개입(2017년 3월 2일 제조) 등이었다.

규제를 어기지 않았지만, 아슬아슬한 범위 내의 제품도 판매됐다.

유한킴벌리사 △좋은느낌 한초랑 대형 32+16개입 '약 21개월' (2015년 6월 25일 제조, 롯데마트 잠실점) △좋은느낌 한초랑 중형 36개입 '약 14개월'(2016년 1월 5일 제조, 롯데마트 강변점) △좋은느낌 한초랑 18개입 '약 6개월'(2016년 9월 20일, 롯데마트 강변점)이었다.(2017년 3월 21일 기준)

생리대 매장 직원은 “생리대 유통기한이 3년이기 때문에 2015년도 제품이면 아직 넉넉한 편이다”며 “제조날짜가 오래된 제품들은 인기가 없어서 재고가 많이 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자칫 유통기한을 모르고 샀다가 낭패를 봤으면 어쩌나 하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소비자 김모씨(27)는 “당연히 유통기한이 있는데, 누가 오래된 생리대를 쓰고 싶겠냐. 모르고 샀으면 후회할 뻔했다”고 말했다.

◇특가 구성 생리대…제조일자 ‘꽁꽁 숨어라’


롯데마트 강변점에서 특가 혹은 할인 판매 되어 있는 시중 생리대 24종. 소비자는 일일이 1+1, 1+2 패키지로 된 상자나 비닐 내부에 있는 제조날짜를 확인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한지명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롯데마트 강변점에서 특가 혹은 할인 판매 되어 있는 시중 생리대 24종. 소비자는 일일이 1+1, 1+2 패키지로 된 상자나 비닐 내부에 있는 제조날짜를 확인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한지명 기자.
생리대의 제조번호 및 제조일자는 ‘별도표시’돼 있다. 소비자들은 생리대 겉면 6면 중에 찍혀있는 제조날짜를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낱개의 제품도 제조날짜는 표시됐다. 그러나 특가 혹은 특별기획으로 포장된 제품은 예외였다.

유한킴벌리, LG유니참, 한국 P&G 등 A마트 강변점에서 특별 포장된 24개 제품 중 단 한 개도 포장 겉면에 제조일자를 표기한 제품은 없었다.


특별할인 판매가격이기 때문에 유통기한 임박한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겉면에 제조일자를 표시하지 않은 것이다.

소비자들이 유통기한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1+1, 1+2 패키지로 된 상자나 비닐 내부에 있는 제조날짜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롯데마트 직원은 “점원들이 포장을 뜯어 생리대 제조일자를 확인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할인 상품 구매 시 쉽게 날짜를 확인하기가 애매하다. 그나마 마트 측에서 유통기한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어 다행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생리대는 선입선출로 관리 하고 있다. 유통기한도 매일 확인하는 등 법규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어 절대로 유통기한을 넘은 생리대를 판매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생리대가 특정 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다만 여성의 민감한 신체에 직접 접촉하는 제품인만큼 그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다. 유통기한 지난 제품을 모르고 썼다가, 감염질환에 노출될 수 있는 문제다. 산부인과 의사들과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생리대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성 외음부는 일반 피부와 달리 습기, 마찰에 취약하므로 화학물질 흡수가 쉽다”며 “거기에 속옷으로 인한 폐쇄된 조건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화학물질이 존재할 경우 노출이 지속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