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가는 기관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부동산 관련 공모 펀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과거만 해도 부동산투자펀드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형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상태다.
올해 첫 부동산펀드인 이지스자산운용의 서울 강남 '바른빌딩펀드'는 완판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달 내놓은 '미래에셋맵스 호주부동산 공모펀드'도 이틀 만에 완판됐다. 최소 가입액이 1000만원인데도 불구하고 모집한도 1410억원이 금방 차버린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3일 하나자산운용의 '하나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가 판매를 시작한지 1시간만에 완판됐다고 밝혔다. 전체 1564억원 가운데 이 회사가 배정받은 900억원의 한도가 모두 소진된 것이다.
최근 실물 부동산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은행 이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다 안정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 펀드는 평균적으로 5~7%대의 임대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향후 빌딩을 팔게 될 경우 매각차익을 노릴 수 있다.
투자자의 눈길이 쏠리자 증권가에서는 다수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서울 중구 마른내로 소재 ‘나인트리 프리미어호텔 명동2’에 투자하는 ‘신한BNPP 나인트리 부동산 공모펀드’를 28일까지 판매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4월 중에 뉴코아 아울렛 일산점과 평촌점,NC백화점 야탑점 등 이랜드 계열사의 판매시설을 묶어 유동화하는 이랜드 아웃렛리츠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ARA에셋매니지먼트는 경기도 판교에 있는 복합단지 알파리움 타워를 기초 자산으로 800억원 규모 부동산공모펀드를 내놓을 전망이다.
국내외 부동산 펀드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나오는 상품들은 통상 장기임대계약이 맺어진 건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하다. 최근과 같이 불확실성이 강한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중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부동산펀드의 단점은 미리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부동산펀드는 성격상 짧게는 5년에서 10년 이상인 장기 상품이다. 중도환매가 쉽지 않고 상대적으로 주식형 상품과 달리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국내가 아닌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 환율 위험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적잖은 해외 부동산 펀드는 환노출형이다. 현지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경우 수익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