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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수익 판가름할 세 가지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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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수익 판가름할 세 가지 변수는?

비OPEC 국가의 생산 증가, 신흥시장 수요 증가율 등에 따라 향후 정유사 실적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이미지 확대보기
비OPEC 국가의 생산 증가, 신흥시장 수요 증가율 등에 따라 향후 정유사 실적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정유 4사가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향후 수익을 판가름할 변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에도 정제마진이 오르며 최대 실적을 달성할 거라 관측되나 비OPEC 국가의 원유 생산 증가로 인한 공급 과잉, 신흥시장 수요 증가율 둔화 등으로 예상보다 저조할 거란 분석도 제기된다.

■ 비OPEC 국가 원유 생산 증가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한 비OPEC 국가들은 저유가로 원유 생산량을 줄어왔다. 하지만 OPEC이 감산에 합의한 후 유가가 반짝 상승하면서 비OPEC 국가들도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30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석유 가스 시추기는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657개에서 올해 2월 첫째 주 728개로 늘었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도 작년 3분기 이후 계속 증가해 올해 초 하루 900만 배럴에 달했다.

이에 올해 미국과 캐나다가 생산 증가를 주도해 전년 대비 30만 배럴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가운데 OPEC의 감산 연장이 불투명해지면 공급 과잉 우려도 불식되기 어렵다. 지난 26일(현지시간) OPEC은 쿠웨이트에서 비회원 국가의 참여하에 감축 연장안을 논의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실제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해 11월 30일 감산 합의를 앞두고 생산을 늘렸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70만 배럴의 초과공급을 기록했다.

한편 잇따른 투자 지연으로 인한 설비 감소는 정유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인도 릴라이언스와 사우디 페드로라빅 등에서 약 355만t 규모의 설비를 증설하기로 했으나 최근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올해 초 증설이 예정돼 있었지만 투자가 지연돼 공급과잉 부담은 일시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하지만 향후 다시 증설할 수 있다”며 섣부른 판단을 자제했다.


■ 신흥시장 수요 증가율 둔화
2017년 세계 석유 수요 증가율은 지난해 1.5%에서 1.3%로 0.2%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 세계 석유 수요 증가율은 지난해 1.5%에서 1.3%로 0.2%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의 수요 증가율 둔화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그동안 자동차 연비 개선, 발전연료 대체 등으로 선진국들의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중국과 인도가 원유 수요를 견인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원유 수요는 2016년 기준 전년 대비 150만 배럴 늘었다. 이중 중국과 인도가 각각 전년 대비 36만 배럴, 29만 배럴 증가해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

문제는 신흥 시장의 수요 증가 폭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인도 등 비OECD 국가들의 원유 수요 증가 폭은 2015년 1.4%에서 지난해 1.2%로 감소했다.

그 결과 세계 원유 수요의 증가 폭도 둔화하고 있다. 2015년 2%를 웃돌았던 세계 석유 증가율은 최근 1%대로 다시 낮아졌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도 신흥국이 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있어 향후 수요 증가 폭이 2%를 넘기란 어려울 것”이라 설명했다.

■ 저유가로 인한 재고평가손실 상승

유가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손실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국내 정유업체들은 주로 중동에서 원유를 들여와 정제해 되판다. 수송 기간이 40일 정도 걸리는데 그사이 유가가 떨어지면 원유를 비싸게 들여와 싸게 팔아야 한다. 장부상으로는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유가가 40달러선까지 하락하면서 장부상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SK이노베이션은 26억3600만원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을 기록했다.

OPEC의 감산 이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30달러 선까지 내려간다면 손실도 더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는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14년처럼 유가가 폭락하진 않기 때문에 손실이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도 “단기적으로 장부에는 손실로 기록하겠지만 그보다 정제마진(석유 제품가-원가)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수요가 늘어 정제마진이 오르면 실적도 호황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