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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유통칼럼] 국민의 마음이 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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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유통칼럼] 국민의 마음이 가난하다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
가계부채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는 소식이다. 2017년은 한국은행이 2002년 가계 빚 통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로 빚이 늘어난 한 해였다고 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리인하와 맞물려 주택담보대출이 최대로 늘어나면서 가계 빚 증가 속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계부채의 위험수위는 박근혜 정부 최경횐 부총리의 주택담보대출 비율과 총부채상환 비율의 규제 완화와 관련해 부임 전후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 정책은 "부자를 위한 정책"이라면서 실질적인 주택시장 활성화 또는 경기부양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지만 "소득을 늘려 부채의 상환능력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면서 정부관계자들은 옹호했다. 결과는 여야가 소리심리 위축과 침체된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대충 넘어간 것이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집단대출, 전세대출 포함)을 중심으로 월 소득 100만원 내외의 생계형 자영업자 대출이 증가하면서 다중채무자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또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200만명을 넘으면서 시한폭탄이 되었다. 정부는 소득을 올리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생활비와 사업자금에 쓰이고 마이너스통장 등으로 인해 속수무책이다. 심지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하여 시중은행 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정부 규제를 강화하자 이자율이 높은 신용협동조합·상호금융·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으로 돌리고 어려우면 증권사·대부업체 등 기타 금융중개회사로 눈을 돌리는 식의 ‘돌려막기수법’이 횡행되고 있다. 만약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한국 경제는 또다시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지난 한국 사회는 ‘지금이 아파트를 매입할 적기’라고 선전하는 건설회사와 ‘싼 금리로 얼마든지 대출한다’는 은행에 의해서 갓 태어난 아이도 빚쟁이를 만드는 사회구조가 되었다. 한국 경제는 가계부채 증가는 물론 경제성장과 가계소득이 둔화되면서 기업과 가계의 저축률, 소득의 불균형, 빈부 격차 등 사회 통합을 위한 제반 지표가 악화일로에 있다. 따라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는 국면이다. 정부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후 금리가 오를 것에 대비한 가계부채 구조 개선책을 발표했지만 실효 측면에서는 미지수다. 가계 빚과 은행금리 정책도 갈팡질팡하고 경기마저 가닥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 대책이 약효를 발휘하려면 전·월세와 매매가 안정과 소비를 살리는 것이 대세지만 복합 처방을 제시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시기 한국 경제가 한창 성장기와 도약시기에는 정부나 기업, 심지어 개인들도 돈을 빌려서 투자를 하면서 경기 활력에도 도움이 되고 국가 경제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그러나 경기가 침체되면서 부채 증가는 경제성장과 소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의 사드(THAAD) 보복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와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요구되는 시점에 맞춰 유통업계는 ‘경기불황’과 ‘국정난맥’의 ‘소비 빙하기’를 해소할 목적으로 황금연휴기인 4월 초를 맞이하여 유통기업들이 대대적인 할인 공세에 돌입하고 있다. 그러나 불어나는 가계부채와 전직 대통령 구속과 대선이 맞물려 있는 매우 어수선한 국가 상황과 황금연휴기가 되면 외국으로 나가는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의 변화를 보면서 과연 예상대로 소비가 확실하게 살아날 지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가지도자 입장에서 가난과 빈곤은 이념과 사상을 떠나서 국가적인 불안과 공존에 부정적인 요소가 되므로 우선적으로 시정해야 할 과업이다.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으로 엄청난 부(富)를 축적하였다. 그러나 구조적인 이유로 일자리 창출과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부와 가난까지 대물림되면서 이기적 정치 논쟁으로 빠져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진정 국민 통합으로 민족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빈곤부터 퇴치해야 한다. 청년·서민에게 희망을 주고 복지를 위한 성장정책과 기부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부자의 표본인 경주 최씨들의 교훈처럼, 기업의 윤리경영과 사회적 환원이 자본시장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사회적 책임을 의무화하는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




인간이 태어나서 돈을 많이 벌고 잘사는 것은 신이 내린 축복이다. 그러나 축적된 부를 보다 좋은 곳에 쓰는 사람들이 보다 큰 축복과 아름다움을 만든다. 허위와 위선의 가면을 쓰고 정의와 평화와 반성의 구호를 외치면서도 뒤로는 혼자 잘 살아보겠다는 이기적인 자들과 집단에게는 이제 심판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찾아 온 대선국면에서 대통령을 가려 선출해야 한다. “이게 나라냐?”는 절규를 떨치고 민주주의와 튼튼한 외교·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기득권의 부패와 국민의 가난을 척결하고 국가 경제성장의 그림을 제시하여야 한다. ‘사회적 갈등’과 사교육을 없애고 국민희망과 행복한 삶을 지켜주는 자가 누구인지 잘 가려야 한다.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