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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연준, 보유자산 축소 방침에도 엔화 강세·달러 약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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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연준, 보유자산 축소 방침에도 엔화 강세·달러 약세 “왜?”

미 연준이 연내에 보유자산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미국의 장기금리와 달러는 약세를, 엔화는 강세를 보이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 연준이 연내에 보유자산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미국의 장기금리와 달러는 약세를, 엔화는 강세를 보이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일본 금융시장이 기대하던 대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보유자산 축소 방침이 들어 있었지만 엔화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재투자를 중단해 보유자산(재무상태표)을 축소할 경우 실질적인 긴축이 되기 때문에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달러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기대감에 부풀었던 일본 외환시장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연준이 FOMC 의사록을 발표하기 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즈호은행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해 “(재무상태표 축소는) 연준을 떠나는 옐런 의장의 선물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튿날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이 보유자산 축소 시기와 관련해 올해 후반 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일본 시장 관계자들이 예상했던 시기보다 빨리 진행돼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다”고 말을 바꿨다.

달러 대비 엔화가 여전히 강세를 보인 가장 큰 이유로는 연내 금융긴축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경계감에 주식시장에서 매도 물결이 일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보유자산 축소 방향으로 하반기 정책 변경이 타당 △장기금리가 주요 금융정책 수단 △시장의 혼란을 억제하기 위해 완만하고 예견 가능하게 진행 △축소 대상은 미국 국채와 주택담보증권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를 도입한 연준은 미국 국채와 주택담보증권 등 자산을 대거 사들였다.

2014년 3차 양적완화(QE3)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금융긴축으로 정책을 전환했지만 만기가 도래한 자산에 재투자를 거듭해 보유자산 규모는 4조5000억 달러까지 늘었다. 금융위기 이전 1조 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연준이 계획대로 재투자를 중단한다면 보유자산은 줄어들게 된다. 장기금리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보유자산이 축소되면 금리 상승 여지도 커진다.

니혼게이자이는 옐런 의장 역시 지난 1월 강연에서 이 같은 시나리오를 예상했지만 “일본은 물론 미국 금융시장까지 혼란에 빠지며 ‘미국 장기금리 하락·달러 약세·엔화 강세’라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채수익률 전 거래일 대비 0.03% 하락(가격은 상승)한 2.33%에 장을 마쳤다.

연준이 의사록을 공개한 직후 국채 매도가 잇따르며 금리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매수로 돌아서며 반전 마감했다.

엔화환율 역시 등락을 거듭하다 110엔에 초반을 찍으며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가장 크게 동요한 것은 미국 주식시장이다. JP모건 역시 “시장이 예상 밖의 움직임을 보인 이유는 ‘주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09포인트(0.2%) 하락한 2만648.15에 거래를 마쳤다.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 역시 1만8597.06을 찍으며 전일 대비 264.21포인트(1.40%) 하락 마감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