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대북 정책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시리아 공습에 아시아 시장이 즉각 반응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미국이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에 미사일 공습 사실을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돌면서 ‘미국과 러시아 간 대립’ 우려에 엔화 매도세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데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이 “핫라인을 통해 사전 통보했다”고 밝히면서 서서히 안정을 찾아갔지만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미·중 정상회담 중에 시리아 공격을 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5일 발표 예정인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위안화 환율을 둘러싼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공격이 대북제재 방침과 얽혀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 정권의 강경 입장’을 각인시키는 결과가 돼 ‘북한 리스크’가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안전자산’인 엔화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최근 오름세를 보이던 금가격도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가격은 전일 대비 온스당 4.8달러(0.4%) 상승한 1253.30달러에 마감됐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가격과 반대)도 3.6bp 하락한 2.33%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중동의 지정학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는 등락을 거듭했다.
1만8714.98에 장을 시작한 닛케이지수는 오전 9시 30분께 1만8782.62로 고점을 찍다가 미군의 시리아 공습 소식에 1만8528.33으로 254.29포인트나 빠지며 하락했다.
하지만 이내 안정을 찾으며 전 거래일 대비 67.57포인트(0.36%) 오른 1만8664.63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0.48% 하락했고 대만 증시 역시 전 거래일 대비 24.43포인트(0.24%) 떨어진 9873.37에 장을 마감했다.
홍콩과 호주, 뉴질랜드 역시 0.3~1%까지 하락했지만 중국과 싱가포르 증시는 안정적이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4일 연속 상승하며 전일 대비 5.61포인트(0.17%) 오른 3286.6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 6일 이후 1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